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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열린 성 이야기
부모들을 위한 성 이야기


장경화(루시아). 대구대교구 사목국 가정사목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를 어떻게 기르고 있는가는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착한 아이,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 부모의 기준에 적절히 대응해 주는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라지만, 하느님께서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건전한 인간으로 자랄 수 있는 잠재 능력을 주셨으며 어머니가 어떠한 방법으로 기르든 간에 하나의 인간으로 자란다.

어머니가 아이를 교육시킨다고 간섭하거나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는 혼자서 잘 자랄 수 있는 자율성을 지니고 태어나며, 이것은 아이가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무한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모들에게는 아이가 자신의 자율성을 어떻게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몫이 된다.

 

사람의 능력은 그 사람 자신의 힘에 의해서 동원되고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어떤 사람에 의해서만 동원되고 개발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능력은 양육자에 의해 개발되며 아이에게 미치는 어머니의 절대성은 아이가 성장하는 모든 단계에서 그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부모들은 자신의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뚜렷한 이념도 없으면서, 자식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기만 하면 세상만사 능통한 것처럼 자식의 행동을 간섭하고 장래를 점지해 주려는 잘못된 생각과 생활 방식을 가지고  양육하고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는 아이의 생활 속 모든 것을 관리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동성의 부모를 동일시함에 따라 부모의 가치, 태도, 이상을 내재화시키는데, 2세가 되면 의복이나 해부학적 차이의 다른 점을 통해 여성과 남성의 다른 점을 알게 되고, 3-4세가 되면 정상 아동에 있어 성 정체감이 발달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의 견지에서 보면 여자 혹은 남자로서 자신을 지각하는 성 동일감의 적용을 충분히 깨닫기 전에 아이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성 정체감이 확립된다. 그것은 대부분 부모가 “여자는…”, “남자는…”, “내 딸이다.”, “내 아들이다.”라는 말을 했을 때 성립되기 시작하며, 언어적이거나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은 아이의 적절한 성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성 역할의 표준은 다양한 행동, 태도 그리고 역할을 구별하는 것에 기인하는데, 2세 때부터 이런 분위기에 노출된 아이들은 부모가 그들을 대신해서 옷, 장난감, 행동 등을 선택하며 부모의 성 표준에 합당되는 것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반영이 되어 버린다.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인간으로서 그리고 특별한 경우에는 성적 존재로서 그들에 대해 발달된 감정은 많은 요소로부터 끌어낸 가치, 태도, 신체와의 경험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데, 아동이 그들 신체에 관해서 배우는 많은 방법 중에 가장 중요한 방법은 탐색전인 성적유희를 통해서다. 그런데 아이들의 수줍음이나 죄악감이 있을 때 부모들은 자신의 방법대로 성적행동을 제한을 하거나 그런 상황들로부터 격리시키는데, 사실 아동들은 자기 존중감이나 자기 조절하는 것을 발달시키고 성적행동이 부끄럽거나 죄가 아니라고 격려를 받아야 한다.

 

부모들이 자녀를 양육할 때 반드시 여자는 부드럽고, 조용하고, 복종적이며 인내심과 사려 깊은 아이여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남자는 반드시 지배적이고, 강하고, 공격적이며 성취감과 독립적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가 적절한 성 역할을 적용해야 하는 시기에 성에 대한 편협한 지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성 의식이나 태도는 사람마다 여러 가지 형태의 행동으로 드러나므로, 성적 대상의 선택이나 성 행동 목표설정에 있어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드러내어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타인에게 성적 피해를 주는 것을 성 행동 장애라고 한다. 이러한 성 행동 장애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매우 보수적이고 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부모로부터 성을 억압당하고 죄의식을 뿌리 내린 경우, 이성과의 교제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열등감에 젖어 관음증 환자로 드러날 수 있다. 관음증이란 다른 사람들의 성적 장면을 보고 자신의 성적 긴장감을 해소하는 병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정을 받지 못하고 자라거나 잔인한 성격의 부모로부터 불신을 받고 억압된 분노가 있는 사람에게서 성적 가학증이 나타나는데, 성 파트너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자신의 공격 본능을 표현함으로써 쾌감을 얻는 병이다. 반면 어려서 성적인 장난을 치다가 들켜 엄한 벌을 받았거나 수치심을 갖게 되어 성을 벌과 연결시킨 부정적 경험을 겪었던 사람은 마치 피학적인 성행위를 쾌락적인 것처럼 묘사하여, 모욕을 받거나 매를 맞고 묶인 채 고통을 받음으로써 성적 흥분이나 환상을 즐기는데 이를 성적 피학증 환자라 한다.

 

부모로부터 비난과 놀림, 비교를 당하며 성장한 아이는 비겁하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남성다움을 과시하려는 행위로 자기를 방어할 능력이 없는 대상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몰두하고 있는 성적인 내용을 말하거나 상대편 성에 관한 이야기를 유도하여 자신의 성적흥분을 해소하려고 하는데, 이런 환자를 음란 전화증이라 한다. 또 지나치게 깔끔하거나 완벽한 성격의 소유자인 부모에게 양육된 사람에게 소아기호증 같은 행동이 나타나는데, 여성을 더럽게 보거나 여성경멸자 중에서 노출증과 관음증 같은 성행동 장애자가 나타난다.

 

부모가 사춘기 자녀의 성 의식이 싹트는 것에 위협을 느끼고 청소년 현실을 무시하거나 적대적이 되어 처벌의 태도로 다루는 것은 성정체감뿐만 아니라 가치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왜냐하면 인간의 정직성과 성실성 같은 도덕적 기준의 발달은 성적 동일감 역할과 결합하여 드러나기 때문이며, 또 내면화된 가치관은 부모와 함께 사는 동안 드러나기보다 대부분 혼인과 함께 자신이 꾸려나가는 가정 안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