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수녀원이 시작된 1915년 이래 백백합보육원을 거쳐 입양된 수많은 해외입양인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친가족을 찾기 위해 모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입양인들이 감동적인 친가족상봉을 하였습니다. 매번 상봉이 이루어지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기도해 주신 <빛> 잡지 형제자매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아직도 상봉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미국 입양인 커밀 하워드(Camile Howard, 한국이름 : 강성자) 씨는 해외로 입양된 지 40여 년 만에 자신의 친부모와 가족을 찾기 위해 양모와 함께 백백합보육원을 방문했다.
보육원 기록에 의하면 하워드 씨는 1975년 6월 24일 저녁 9시 30분경 대구시 중구 삼덕동 1가 7번지 대문 앞에서 발견되었다. 생후 일주일 정도 된 기아로 발견된 바로 그날 저녁 삼덕파출소를 통해서 백백합보육원에 맡겨졌다. ‘강성자’라는 이름은 보육원에서 지어 주었고 생년월일인 1975년 6월 15일도 추정에 의한 것이다. 이듬해 여름 하워드 씨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솔트레이크시티의 한 유복한 가정으로 입양되었다. 양부모의 극진한 사랑과 보살핌 덕분에 좋은 교육을 받고 잘 자란 하워드 씨는 건축업을 하는 남편과 결혼하여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자녀들을 키우면서 친부모를 꼭 찾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워드 씨는 여느 입양인들과 마찬가지로 아기 때 머물었던 백백합보육원(현재 백합어린이집)의 홍방(0세-6개월 아기방)에 들어가 당시 보육원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첩을 한 장 한 장 들여다보면서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어린 시절 엄마가 나를 버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양부모님은 엄마가 저를 버리신 것이 아니라 너무 사랑하셨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으셨던 것이라고 늘 이해시키곤 하셨어요. 이제 저는 17살, 11살 된 두 딸의 엄마가 되었고, 아이들을 낳아 기르다 보니 저를 포기한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쉽게 자식을 포기하는 어머니는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님이 어떤 분이신지, 저와 닮았는지, 지금 살아 계시는지 알고 싶고 저와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엄마,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하워드 씨와 함께 삼덕파출소(현 삼덕지구대) 경찰관들의 협조를 얻어 처음 발견된 장소를 찾아가 보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전의 주택가는 흔적도 없고 많은 상가가 들어선 번화한 거리가 되어 있었다. 두렵고 불안한 마음으로 오가는 사람의 눈을 피해 어느 집 문 앞에 갓난아기를 내려놓고 종종 걸음으로 도망치듯 떠난 한 여인의 발자국은 수많은 사람의 발길에 묻혀 사라지고 말았지만 두 모녀의 마음에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 한으로 남아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비록 그녀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어머니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한국 땅 어딘가에 꼭 살아 계실 것만 같은 친어머니를 언젠가 꼭 만나 뵐 수 있기를 믿고 희망한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하워드 씨에 대해 아시는 분은 아래 연락처로 연락해 주시고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주변에 널리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백백합보육원 입양인 지원 : 053-659-3333
김 데레사 수녀 : spct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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