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덕정 순교기념관. 현대인들이 신앙의 참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곳, 도심 속의 순례지, 순교자의 얼이 살아 숨쉬는 곳, 이 곳에서 쉴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구본식(안드레아) 신부를 만났다.
교우촌 새방골의 구교 집안에서 성장하며 어릴 적부터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이 바로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신념이었고, 이것이 오늘의 ‘구본식 신부’를 만들었다 한다.
1977년 12월 22일 사제서품을 받은 후, 계산, 신암성당의 보좌를 시작으로, 사목국 차장, 교구장 비서, 로마유학을 마친 후 1년 동안의 성북성당에서의 본당 사목을 거쳐 다시 특수사목직인 교구 홍보국장을 지낸 뒤, 현재 관덕정 순교기념관 관장, 영남교회사 연구소장, 교수로 사목중이시다.
학생들의 방학기간을 맞아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있지만 그것도 한때, 순교자 현양사업으로 관덕정의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며, 때로는 힘이 들지만 그 어떤 사목보다 강한 애착을 느낀다 한다.
구본식 신부는 “순교자들의 모습이야말로 현대의 신자들에게 신앙의 참 모습을 일깨어 주고, 신앙의 뿌리를 깨닫게 해 주는 중요한 유산이기 때문에 소홀히 해서도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중요한 일이며, 관덕정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좋은 요건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편리하게, 쉽게 순례할 수 있는 곳”이라며 많은 순례객들이 관덕정을 찾기를 바란다.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관덕정에서는 각종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교회사 강좌가 열리고, 제11회 순교자 현양 주일학교 학생 백일장이 열리며, 순교자 현양 후원회의 밤과 순교현장 체험 순례가 신자들을 기다린다. 구본식 신부는 “우리가 우리 나라의 역사를 배우듯이 신자들도 우리의 교회사를 공부했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 자신의 신앙과 순교정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면서 또한 “관덕정과 경상감영 옥에서 순교하신 대구의 순교자들 17분을 기리기 위해 제1대리구에 속한 본당들이 하루씩 경상감영공원에서 관덕정까지 순례를 계획하고 있어 교구 신자들이 많은 것을 배워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신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한다.
이어서 구신부는 한국 교회 뿌리의 중심에는 순교자들의 죽음으로 지켜 온 신앙과 전례가 있었기에, 우리로 하여금 이 전통을 이어받아 교회의 모든 일에 사랑과 관심을 가지도록 촉구하였다. 그리고 순교자들을 위한 기도 또한 생활 속에서 늘 잊지 않기를 당부하고 있다.
그동안 시간에 쫓겨 신앙생활을 게을리 했다면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우리 가까이 있는 성지들을 둘러보며 뜻깊은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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