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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단체소개 - 한국조폐공사 성우회
주님과 함께 하는 일터


김명숙 (사비나)·본지 편집실장

현대인들에게 직장은 때로는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공간으로 와닿는 곳이다. 따라서 직장 공동체는 다른 어떤 소공동체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공유하기 마련일 터. 평신도로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고 실천함으로써 직장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는 교구 내 평신도사도직 단체(총 82개), 그 가운데 이번 호 교회단체소개에서는 한국조폐공사 경산조폐창 성우회(지도신부 : 김성태 엠마누엘, 회장 : 조경환 루치오)를 찾아가 보았다.

성우회(聖友會) 

올해로 창립 25주년 ‘은경(銀鏡)의 해’를 맞이하는 한국조폐공사 경산조폐창 ‘성우회’는 1978년 12월 17일, 17명의 회원들이 모여 창립총회를 거친 후 교구장의 인준을 받아 정식 출범하였다. 현재 경산조폐창에 근무하는 직원은 1,000여 명 정도로, 그 중 가톨릭 신자 수는 150여 명이며, 성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자 수는 45명이라고 한다.

 

이들 성우회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마다 지정된 장소에 모여서 함께 주일복음을 읽고, 성서의 의미를 되새기고 묵상하면서 복음나누기 7단계에 맞추어 생활나누기를 한다.

 

먼저 삼종기도를 시작으로, 그 날 복음을 읽고 난 뒤 서로의 신앙체험과 생활나누기를 통해 친교를 나눈다. 이어서 다음 주 실천사항들을 정하고, 성우회의 소식과 길·흉사를 공지한 후 마침기도로 끝맺는다.

 

근무시간 중에 시간을 쪼개어 모임을 갖기 때문에 비록 30분이라는 시간밖에는 할애할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또 모임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함께 나눔으로써 직장공동체 사도직에 작은 밑거름 역할을 한다는 것에 무엇보다 큰 의미를 두고 있다.

 

10년째 거르지 않고 수요모임을 이끌어오고 있는 ‘성우회’ 회원들. 지금은 어느 정도 틀이 잡혀 진행에도 큰 무리가 없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서로 어색하고 서먹한 데다, 모임장소 또한 여의치 않아서 매주 모임 때마다 회원들의 빈 사무실을 찾아 옮겨다니는 등 많은 불편을 겪었다고 회고한다.

 

또한 직장에서 평신도사도직 활동을 하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느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가장 어려웠던 일은 회사 내 노사갈등으로 회원들끼리의 반목이 깊어졌을 때라고 한다.

 

갈등의 골이 깊게 패였을 때는 혹여 성우회가 없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잖아 있었지만, 회원들 서로간의 노력과 그리스도의 보살핌 안에서 무사히 위기를 넘기고 잘 극복했다는 성우회 회원들.

지난 4월부터 성우회 회원들은 가톨릭 신자들 뿐만 아니라 회사 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람을 돌려, 성우회 회원들과 뜻을 같이 하는 이들로부터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아 ‘천사의 집’을 후원해오고 있다. 

 

현재 성우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경환 루치오 회장은 “경산조폐창과 옥천조폐창이 통합되면서 성우회 회원 수가 증가하여 이전보다 더 많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함으로써 비활동 회원들의 참여도 적극 유도하고 싶고, 직장 내 냉담자들을 찾아가 권면하여 성우회에 가입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라며, 경산과 옥천이라는 거리상의 문제로 성우회원 가족들이 함께 피정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단다.

 

성우회 조기성 야고보 총무는 “직장에서의 사도직 활동은 신자로서 당연한 일일 뿐만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더불어 일하는 직장 사람들에게 가톨릭을 전파하고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고, 나아가 신입직원들 가운데 신자들을 파악하여 우리 성우회 회원으로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지요.”라며 포부를 밝혔다.

 

성우회 회원들은 직장 내에서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직원들에게 하느님을 알리고 그들을 초대하는 일에도 역점을 두고, 신규 회원의 확보, 회원들의 결속을 위한 가족 체육대회, 수요모임의 활성화, 냉담자들의 회두와 권면, 지속적인 불우시설의 방문과 봉사활동, 피정을 통한 신앙의 재충전을 위해 오늘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직장 안에서 같은 신앙을 가진 이들이 모여, 함께 기도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복음을 실천하는 일은 건조한 직장생활을 살 맛 나게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직장 내 복음화는 어느 특정인의 몫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의무로 와 닿는다.

 

처음 시작은 미미했지만, 25년 세월의 격랑 속에 ‘성우회’는 이제 튼실한 뿌리를 내려 직장사도직 단체로서의 역할을 굳건히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