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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자를 위한 교리주머니 ⑤
미사는 신앙인의 양식


이용호(가브리엘) 본지 주간

새로운 계약

미사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재현하고 있으며 미사를 통하여 새로운 계약이 체결된다. 이 예식을 통하여 구약시대 모세를 통하여 십계명을 받아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지만, 그들은 하느님께 불충하였으며 구세주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제는 예수님을 통하여 전 인류와 새로운 계약을 맺으시고 인류를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셨다. 그래서 미사의 성찬 전례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신비의 재현이다. 그러나 미사는 단순히 예수님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거나 기념하는 차원을 넘어서 오늘도 여전히 우리 가운데 살아 계신 예수님을 만나는 체험이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우리가 하느님의 진정한 자녀가 되면 하느님을 모시고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게 된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상속을 받게 되어 하느님의 생명의 나라를 차지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계약의 내용이다.   

 

예비신자들이 미사에 참여하더라도 아직 공적으로 신앙을 고백한 것도 아니고 신앙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성체를 모심(축성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심)의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예비신자가 아직 가톨릭 신앙을 공적으로 믿고 고백하여 세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영성체(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는 것)의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세례성사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섬기며 우리는 그의 자녀로서 천상의 영원한 삶을 보증 받아,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야 하는 자녀 됨의 의무를 갖게 된다. 따라서 세례를 받기 전 예비신자들에게는 빵과 포도주의 축성 이후의 거룩한 변화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차후에 성사론에서 더 깊이 있게 공부할 기회가 있겠다.

 

미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미사에 참례할 때는 제사나 잔치에 참여하는 것처럼 예복을 차려 입어야 한다. 반바지나 노출이 심한 옷은 피하고 아이들과 함께 참여할 때는 아이들이 주위를 소란하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성가책과 성서, 기도서를 갖추어서 안내에 따라 참여하도록 한다. 잔치에 선물을 준비하듯, 제사에 제물을 준비하듯 미사예물도 미리 준비한다. 외적 준비도 중요하지만 내적으로도 마음을 안정시켜 음주하지 않은 상태로 참여하도록 한다. 말씀의 전례에 잘 참석하기 위하여 그 날 미사의 성서말씀을 미리 읽고 미사에 참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당과 공소

이제부터 성당에서 사용하는 용어들 몇 가지를 공부해 보도록 하자. 성당이라는 말은 보통 ‘교회(Ecclesia, 엑글레시아)’라는 말에서 나온다. ‘엑글레시아’라는 말을 보통 교회로 번역하면 일반적으로 개신교를 일컫는 말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뜻이다. 한편 엑글레시아를 성당이라는 말로 번역하면 가톨릭을 쉽게 상징하는 말이라고 이해할 수는 있으나, 너무 외형으로 드러나는 건물이나 집으로 인식하기 쉽다. 교회는 하느님의 집이고 거룩한 장소이지만, 동시에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는 곳이며 기도하러 오는 하느님의 백성들이 서로 만나고 친교를 나누는 장소의 의미가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당이라는 말은 외적인 의미 못지 않게 내적인 의미를 포함하여 하느님 백성들의 예배와 사귐과 친교를 포함하고 있다. 

 

성당이라는 말이 외형으로 드러나는 집이라는 의미를 뛰어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상주하는 사제가 있을 때 성당이라고 하고, 일정한 시간이나 잠시 방문하지만 상주하지 않을 때를 공소라고 한다. 여기서 공소는 신자 공동체가 모여 기도하는 장소는 있으나, 상주하는 사제가 없이 비어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