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님들이 아기를 키울 때 배는 항시 따뜻하게 감싸고 머리는 시원하게 해서 키우라고 합니다. 동의보감 소아 문에 보면 아이를 기르는 열 가지 방법(養子十法)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등과 배, 비위와 발은 따뜻하게 하고 머리와 가슴은 시원하게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열은 무조건 상부로 올라가려는 열 자체의 성질이 있습니다. 때문에 항상 위는 차게 하고 아래는 따뜻하게 하는 것을 섭생의 원칙으로 삼는 것입니다. 인체가 상부에선 열이 나고 하부는 차가워져 있는 상태를 상열하한(上熱下寒)이라고 합니다. 이때 인체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상부에선 두통, 건망증, 짜증, 안구의 건조, 코막힘, 입마름, 목의 가래, 어깨 결림, 가슴 답답함, 불안함 등이 나타나고, 인체의 하부에선 복통, 설사, 생리통, 여성냉증, 요통, 무릎시림, 다리저림, 하지무력, 요실금 등의 증세가 나타납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런 증상들을 예방하기 위한 몇 가지 요법과 운동을 소개할까 합니다.
* 손쉽고 효과적인 각탕 요법(脚湯療法)부터 소개하겠습니다.
① 물통에 40도(일반적으로 따뜻하게 느낄 온도)의 물을 발목이 잠길 정도로 준비하고 의자에 앉아 발을 담근다.(앉기 힘든 분들은 누워도 무방)
② 담요로 얼굴만 내놓고 전신을 감싼다.(긴 옷만 입어도 가능)
③ 5분에 1도씩 올리도록 끓인 물을 담은 주전자 등을 이용해 조절한다.
④ 20분 정도면 땀이 나는데 땀이 나지 않는 분은 생강차를 준비해두고 마신다.
⑤ 16도 정도의 냉수에 다리를 옮겨 담그고 땀을 닦은 후 누워서 쉰다.
⑥ 소금물 약간과 비타민 C를 함유한 음료를 마셔주면 금상첨화.
이러한 각탕 요법은 상열하한 증상이 있는 분 이외에도 감기, 고혈압, 중풍, 불면, 노이로제, 피로회복에도 좋은 효과가 있으니 꼭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평소에 할 수 있는 호흡요법에 대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하루에 30분 정도 해주시면 좋은 효과가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5분, 10분이라도 하기 힘들겠지만 조금만 단련되면 남녀노소 누구라도 가능합니다. 지금 바로 시작해 보세요.
① 하지는 양반다리를 합니다. (가능하신 분들은 가부좌 자세로 앉습니다.)
② 허리를 똑바로 펴는데, 배를 약간 내민다는 느낌으로 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허리를 너무 꼿꼿하게 유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에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③ 턱은 가슴 쪽으로 가볍게 당겨 주세요.
④ 손은 손바닥이 보이도록 해서 양다리 위에 올립니다. 아니면 손바닥이 보이는 모양으로 양손을 포개어도 무방합니다.
위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호흡을 하는데,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깊게 내쉬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만 해도 충분합니다. 익숙해지면 숨을 쉴 때 가슴은 가만히 두고 배를 움직여 호흡을 합니다. 이 동작을 반복하면 상부에 몰려진 열이 자연스럽게 하부로 내려가면서 전신의 기혈 순환이 원활해지고 상열하한(上熱下寒) 증상이 차츰차츰 사라집니다. T.V.를 보거나 책상에 앉아 있을 때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동작입니다. 기도나 묵상을 할 때도 이 자세로 하면 좋습니다.
‘이간제번(以簡除煩-간단한 것으로 번잡함을 제거함)’이란 말처럼 이 간단한 동작만으로 상당히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방법과 같이해주면 좋은 요법을 하나 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① 배꼽아래 5cm 정도 아래에 있는 관원혈을 두 손을 주먹 쥔 상태로 가볍게 두들겨 주는 방법.
② 항문 괄약근을 조여 주고 풀어 주고를 천천히 반복하는 방법.
이 방법들도 처음부터 무리하게 많이 하는 것보다 차츰차츰 늘여 가는 요령으로 하면 더욱 좋습니다.
다음은 운동을 통한 방법입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시고 심장질환이나 당뇨, 고혈압, 디스크 등과 같은 증상이 없으신 분들께는 1주일에 한번, 왕복 4시간 정도의 산행(등산)을 권합니다. 왕복 4시간이라 함은 자신의 몸 컨디션에 맞게 천천히 쉬어가면서 산을 오르는 시간과 가벼운 식사, 동행하는 분들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다 합친 시간이므로 개인에 따라 잘 조절하면 무리가 되지 않을 겁니다. 또 처음부터 가파르고 험한 곳을 선택할 필요는 없으며, 낮고 평탄한 곳을 정하되 산에서 머무는 시간은 가능하면 4시간 정도가 좋겠습니다. 4시간 산행의 효능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4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기초대사율이 상승해서 일주일 정도는 좋은 컨디션이 유지됩니다.
② 산을 오르내리면서 골반이 번갈아 움직여집니다. 이 반복운동이 천추, 요추, 흉추, 경추를 바로 잡아주는 작용을 합니다. 이 척추가 바로 잡아지면 상체, 하체에 고른 기혈 순행이 이루어지게 되어 오장육부 기능이 강화됩니다.
③ 골격에 자극을 줌으로써 골다공증도 예방됩니다.
④ 체내 노폐물이 땀과 호흡을 통해 배출되고 맑은 공기를 마시게 됨으로 몸이 깨끗하게 정화가 됩니다.
⑤ 자연 경관을 보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느낌으로서 정서적 안정을 줍니다.
그리고 연세가 많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분들은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회 이상 평시보다 조금 빨리 걷는 운동을 권해 드립니다. 이러한 운동들은 상열하한 증세에 보다 효과적인 예방 방법이지만, 절대 무리하지 않기를 당부 드립니다.
* 그동안 ‘정인 건강 비법’을 통해 유익한 도움을 주신 정영목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이번 호부터는 황성연 선생님께서 집필해 주시겠습니다. 애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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