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통해서 사람을 변화시키고 도움을 주는 것, 즉 감동서비스를 전하는 것”이라고 이정효(예로니모) 신부는 말한다. 그는 사제생활 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사목을 하고 있다. 1992년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님의 뜻으로 대구 가톨릭사회복지회가 탄생했다. 파리에서 교포 사목을 마치고 들어오던 해, 대주교님의 권유로 사회복지에 발을 들여놓게 된 지도 벌써 10여 년이 훌쩍 지났다. 처음에는 대주교님의 뜻을 받고 시작했지만 해가 바뀔수록 ‘이것이 나의 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진정으로 원하던 일을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고 한다.
이정효 신부는 아주 특별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들꽃마을에 있을 때,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해서 상급학교에 진학하던 때의 일이다. 부모와 일가 친척 없는 아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이 대견했기에 아직도 그 당시만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치매센터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정신이 왔다갔다하는 치매노인들의 애환을 들을 때면 수많은 사람들이 주변 환경에 의해서 울고 웃는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교구에 속한 86개의 복지시설 중 40여 개 시설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이정효 신부의 하루 일과는 회의와 사람들과의 미팅으로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하느님이 내려 주신 사명이기에 이 시간 안에서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많을수록 그에 따른 부수적인 것들도 필요한 법. 교구의 수익단체, 학교의 매점 등에서 발생하는 이윤과 밀알후원회로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사순시기 동안 각 본당에 두는 돼지저금통도 교구 사회복지회를 돕는 아주 중요한 후원금으로, 갑작스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구민사업에 큰 보탬이 된다. 이정효 신부는 “밀알후원회에 가입하셔서 다만 3천 원이라도 후원해 주시면 감사하겠고, 또 예수님의 부활을 기다리면서 자선과 선행, 자기 절제와 극기로 돼지를 살찌워 주세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희망의 보금자리가 됩니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남은 임기 동안 이정효 신부는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나타나는 노인문제와 장애인 복지 문제 그리고 가정파괴로 인한 여러 가지 가정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그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강조한다.
하느님께서 온 인류를 사랑한다는 표현의 한 방법인 사회복지사업, 그 앞에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봉사하며 사는 이정효 신부 같은 이들이 많다. 우리도 일년에 한번 진정으로 다른 이들을 위해 살 수 있는 미덕을 보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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