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오래 전부터 호감을 가지고 있던 천주교에 대하여 알고 싶었던 차에, 마침 휴일이라 용기를 내어 묻고 물어서 겨우 성당을 찾아갔다. 마침 예식(미사)이 한참 진행 중이었다. 어렵사리 맨 뒷줄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느닷없이 주위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는 것이었다. 눈치껏 일어났다.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이번에는 모두가 앉아 버려 당혹스러운데 옆 사람들의 따가운(?) 눈빛을 의식하고서야 앉아야 하는 상황임을 알았다. 이렇게 앉고 일어서고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동안, 주위 분들이 그렇게 냉정할 수가 없었다.
예식이 끝나고 나서 성당 현관에 나왔는데, 흐리던 날씨는 꽤나 굵은 비로 바뀌어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은 얼마나 서로 협조가 잘 되든지 삼삼오오 준비해 온 우산을 나누어 쓰고 잘도 빠져나갔다. 그래서 더욱 난감해진 그에게 어떤 분이 다가와서 “우산 없으세요? 같이 쓰고 갑시다.”하며 말을 건네어 왔다.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역시 성당에는 이런 신심이 돈독하고 친절한 분이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예,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한 뒤, 이 분 정도의 친절과 신심이라면 틀림없이 성당으로 잘 이끌어 주실 것이라 믿고 “성당에 다니려면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하고 물었더니, 그 분은 깜짝 놀라며 “저도 오늘 성당에 처음 나와 봤습니다.”라고 대답했단다.
성당에 처음 나오시는 분들은 한결같이 기존 신자들의 무관심과 무뚝뚝함에 놀라고, 나중엔 그것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불친절하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던 것과 성당에 처음 나오시는 분들에게 무관심했음에 대해 기존 신자들 모두 반성해야 한다. 첫 인상은 누구에게나 오래가는 것이므로, 우리 모두 친절한 습관을 가지도록 하자.
성모상
성당 마당에 들어서면 대부분 성당에서 성모상을 보게 된다. 성당에는 개신교와는 달리 성모님이 신자들에게 큰 존경과 사랑을 받으시는 분이시고 예수님을 낳아주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 집안에 어머님처럼 가정생활에 중요부분을 차지하며 우리 신앙생활에서도 우리의 기도를 하느님께 도달하도록 기원해 주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성모상을 성당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모신다.
성수대
모든 성당에는 반드시 성수가 놓여 있다. 성당에 들어서면 이 성수를 주로 중지로 찍어 성호경을 한다. 우리 조상들은 제사를 드리기 전에 목욕재계를 하였고 이슬람교도들은 성전에 들어가 기도하기 전에 손을 씻는다. 깨끗한 상태로 제사나 기도를 하듯이 우리도 성당에 들어 가기 전에 몸과 마음의 정화를 위하여 성수를 찍어 성호경을 하게 된다. 성수는 죄의 유혹을 끊어버리고 세상의 온갖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나겠다는 정화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성수를 찍어 성호경을 하는 것은 성당에 들어 갈 때만 하고 나올 때는 하지 않는다. “주님! 이 성수로 저의 죄를 씻어 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 아멘.” 혹은 “주님! 이 성수로 세례의 은총을 새롭게 하시고 모든 악에서 보호하시어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아멘.”의 내용으로 기도하면 된다.
이제 성당에 들어가면서 성수로 성호경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예의를 충분히 갖추었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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