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얼굴 이목구비의 중심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폐로 들어가는 공기를 맑게 걸러내어 분비물을 배출해내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며 냄새를 맡고 소리를 내는 작용을 합니다. 이러한 코의 활동은 생명이 지속되는 한 계속되는데, 제 아무리 예쁘고 높은 콧대라도 알레르기 비염에 걸리면 큰 코 다치게 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폐 기능이 약하고 수분대사가 떨어지는 태음인 체질이나 손발과 배가 차고 마른 냉성 체질 여성에게 많은데, 최근에는 초·중학생들의 약 40% 정도가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있다고 보고되는 바, 적합한 대책이 조속히 강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 원인 : 콧속으로 흡입된 이물질, 즉 꽃가루·집 먼지·진드기·동물의 털·곰팡이균·자극적 연기나 냄새, 찬 기운 등으로 인해 콧속 점막이 면역학적 과민반응을 일으키며 재채기가 연속되고 맑은 콧물이 흐르거나 코가 막히거나 심한 가려움증으로 눈과 코를 문지르게 되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물질이 흡입된다고 누구나 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타고난 원래 체질이 냉한 기운이 많은 사람이나 면역기능과 연관되는 폐의 기가 약하다거나 후천적 에너지를 섭취하는 비장의 기가 약한 경우, 또는 생명력을 생성시키는 신장의 양기가 허약하여 항병력이 떨어진 사람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나 과로 등으로 자율신경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때 발생되는 특이현상입니다. 이는 부모의 유전적인 소인(素人)이나 주거환경의 변화 혹은 대기오염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 증상 : 발작적인 재채기·맑은 콧물·코 막힘 등을 주 증상으로 하며, 눈이나 콧속·입천장·피부 등이 가려울 때도 있고, 때로 앞머리가 띵하거나 뒷골이 당기며·권태감·후각감소 등의 증상이 있으며 환절기의 기온 차이에 적응력이 떨어질 때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알레르기 비염이 조기 치료되지 않고 만성화가 되면 코 점막이 비후되며, 늘 코가 흐르고 막혀있게 되어 뇌세포로의 원활한 산소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지며, 나아가 기억력이 둔화되어 학업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사춘기의 과민한 시기에 겪게 되는 코 스트레스는 자칫 신경질적인 성격, 자신감 상실, 소극적 성격과도 연관됩니다. 또한 평소 입을 잘 벌리는 습관이 장기화되면서 간혹 얼굴발육이 상하로 길어지거나 치아의 부정교합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 처방 :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코에 국한되는 치료가 아니라, 폐·비·신기능 조절과 더불어 환경·자세·습관·체력·음식·스트레스관리 등의 종합적인 대책이 병원과 가정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관리가 되어야 하는 인내를 요구하는 질환입니다. 흔히들 손쉬운 주사나 알약, 침 몇 대나 한약 몇 제(劑)로 간단히 낫기를 희망하는 분들이 많으나, 알레르기 질환이라는 것은 ‘종합적인 관리요법’이 필요한 총체적 질환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치료기간은 초기나 경증 환자들은 2-3개월 정도, 중증이나 만성의 경우는 6개월 이상 장기치료와 더불어 관리를 하여야 합니다.
구체적인 처방은 체형이나 원인·증상·환경 등에 따라 세분화되지만, 대략 호흡기나 소화기의 기능이 약하여 식은땀이 나고 기운이 없으며 비염 증상이 있으면 건비보폐(建脾補肺)의 치료법을 쓰고, 겸하여 변비증과 얼굴이 붉어지고 입이 마르다면 청열보기(淸熱補氣) 약물을 가미합니다. 또한 외표면역기능인 위기(衛氣)가 허약하여 차가운 사기가 안으로 침입한 경우에는 온폐산한(溫肺散寒)의 치료법을 쓰며, 근원적인 생명에너지를 생성시키는 신기능이 약해지면 수(水)와 화(火)를 조절하는 기능이 떨어져 폐기능이 약화되며 비염이 유발되는데, 신양허에는 보폐온신(補肺溫腎), 신음허에는 자양신음(滋養腎陰)의 치료법을 씁니다. 이외에도 신체는 건장하나 외부적인 감염에 의하여 비염이 발생되었다면 맵고 따스한 온성 약물로 해표발산(解表發散)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기타 : 아로마 향기요법으로 유칼립투스·티트리·박하유 등을 적절히 배합하여 정유 향기를 흡입하거나 희석하여 콧속에 분무하기도 하며, 나노은 용액·파동수·한약 증류엑기스를 스프레이로 분무하는 방법, 방향 한약재를 콧속에 삽입하거나 약초분말을 코 안으로 분사하여 코 점막을 자극·강화시키고 점막 내 부종을 제거하고 농을 배출시켜 치료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한 코·기관지·폐와 연관되는 상부 경추와 상부 흉추 부위의 추나요법적 치료 및 관리도 근본치료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 외에 한약 엑기스 추출물을 침경혈 자리에 직접 주입하는 약침요법, 목 앞 양쪽에 있는 흉쇄유돌근을 이용한 붙이는 테이핑 첩대요법이나 경근 마사지도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 예방 : 정신적인 피로와 육체적 과로를 가급적 줄이고, 체온 조절을 알맞게 하고 실내습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 유발인자가 확인된다면 이를 피하는 회피요법이 선행되어야 하며 몸의 기운, 즉 양기의 기능을 강화하여 면역기능을 상승시켜야 합니다. 비염 증세가 상습적으로 만성화가 되면 평소 실내공기의 질적인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온도·습도조절과 먼지나 진드기가 없도록 청결히 하고 공기정화기를 설치하는 것도 좋으며, 봄철 외출 시에는 소나무 송홧가루나 삼나무 꽃가루를 주의하고 매연 등의 대기오염에도 주의를 하여야 합니다.
한약 복용 기간에는 찬 음식을 절대적으로 삼가고 코나 목·발이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만성이면 평소에도 찬 것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폐의 기능과 대장의 기운은 상통하는 고로 하복부를 따뜻이 하여 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며 배변을 수월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콧병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에 원기, 즉 병을 이겨내는 면역력·저항력이 충실해야 하므로, 고른 식사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환절기가 오기 전에 한번씩 원기를 보충할 수 있는 보폐보기(補肺補氣) 약제를 복용하여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 가정요법 : 증상이 심하다면 물론 전문병원을 찾아야겠지만 가벼운 경우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호박씨나 호박 말린 가루를 1일 3스푼씩 복용하거나, 무에 생강을 조금 넣고 강판에 갈아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면 좋고, 영지버섯이나 산조인과 약간의 감초를 넣고 달여서 마시면 항알레르기 성분이 있어서 좋습니다. 아울러 어성초나 삼백초를 달여서 수시로 마시면 효과가 있으며, 참느릅나무 뿌리 껍질(유근피), 뽕나무 뿌리 껍질(상백피), 목련꽃 봉오리(신이화), 질경이(차전자)를 차로 달여서 1일 3-5회 마셔도 코·기관지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코가 많이 막힐 때는 아주까리의 껍질을 벗긴 후 찧어, 솜에 싸서 콧속에 5분씩 넣어두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묽은 죽염소금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코 세척을 하여 소통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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