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것이 좋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이 슬로건을 우리는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이 말에 공감하면서도 어느새 우리의 입맛과 차림새에는 국적불명의 것이 많다. 우리의 것이 무엇인지 구분조차 잘 되지 않는 요즈음, 풍물로 전통문화를 지키고 보급하는 젊은이들이 있어 만나 보았다.
옛부터 우리는 흥이 있는 민족이다. 즐거운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한 자리에 모여 풀어내는 ‘어우러짐’, 흥겨운 한 마당에서의 ‘신명’이 풍물의 아름다움이다. 이러한 어우러짐과 신명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기 위하여 결성된 대구 가톨릭 청년 풍물패 ‘부활’은 1999년, 뜻이 맞는 5명의 청년들이 결성하여 지금껏 활동하며 풍물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부활’은 일년에 한 번있는 정기공연을 비롯해 연주회나 행사에 초청되어 공연하기도 하고, 사회복지시설에 강습 봉사도 나간다. 가톨릭 안에서 전통문화로 젊음을 발산하고 신명을 나누는 ‘부활’의 단원들은 “많은 젊은이들이 우리의 정체성도 없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매월 다른 지향과 다양한 전례로 시도되는 대구 가톨릭 청년단체 협의회 월미사. 특히 지난 4월 월미사는 풍물패 ‘부활’의 반주로 국악미사를 봉헌하였다. 처음 시도된 이날 국악미사에서는 ‘밀양아리랑’, ‘아리랑’, ‘닐리리야’등 우리에게 친숙한 민요의 가사들을 각색하여 성가곡으로 꾸며보았다. 파이프 오르간 대신 꽹과리, 징, 장구, 북이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뽑아냈다. 처음으로 청년 월미사에서 국악미사가 시도된 터라 놀라움과 거부감도 있었지만 우리의 전통소리로 봉헌한 미사라 더 소중하고 의미있다 하겠다. 앞으로 계속 국악미사를 봉헌하다 보면 전통음악이 고리타분하다는 고정관념은 깨질 것이라고 국악미사에 참석한 청년들은 전했다.
‘부활’ 단원들 가운데는 정식으로 국악을 배운 사람도 있지만 처음으로 우리 악기를 만져본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모르는 것은 배우고 아는 것은 가르쳐 주면서 서로에게 힘과 의지가 되어 왔다. 특히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에서 느끼는 보람은 크다. ‘부활’의 연주에 흥겨워하며 어깨를 들썩이던 어르신들은 고맙다며 악기에 성금을 조금씩 끼워 주기도 한단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효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개인들이 가진 달란트에 자부심도 느끼게 된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공연 때마다 정성이 가득 담긴 몸짓으로 신명과 흥을 돋우는 풍물패 ‘부활’. 여러 이유로 공식적인 활동이 적어져 걱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부활’이라는 이름답게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 국악으로 가톨릭 청년 문화에 이바지 하기를 바란다. 생활속의 국악, 미사 전례 안의 국악이 보편화되어 파이프 오르간보다 풍물 소리가 더 익숙해지고, 들썩이는 어깨춤이 찬미와 찬양으로 이어질 먼 훗날까지 ‘부활’이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봉사할 수 있고, 흥을 나누어 줄 수 있어 기쁘다.”는 단장 김효진(요셉) 씨의 말에서 우리의 것을 사랑하고 지키려는 고운 마음이 묻어난다. 이런 젊은이들이 있어 이 땅에서 우리 교회가 더 깊이 뿌리내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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