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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대회를 준비하며
가정 공동체(2)


김용민(안드레아)|신부 . 대구대교구 사목국 가정사목담당

4. 자녀교육

피아노 학원에 보내면 피아노를 배우고, 태권도 학원에 돈만 내면 태권도를 배울 수 있고, 주일학교에만 보내면 인성 교육이나 신앙 교육이 모두 해결되는 줄 믿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과연 누가 이 아이들을 가르칠 것인가?

 

“교육에 대한 부모의 권리와 의무는 인간 생명의 전달과 직결되는 것이므로 본질적인 것이다. 교육에 대한 부모의 권리와 의무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특유한 사랑의 관계 때문에, 타인들의 교육 역할과 비교해 볼 때, 원초적이고 최우선적이다. 따라서 이 의무는 대치되거나 양도될 수 없는 것이다.”(가정 공동체 36) 부모의 교육적 역할은 “이렇듯이 중대한 것이므로 그것이 결핍될 때 그것을 보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그리스도교 교육 선언 3)

 

덕성 교육을 위해서는 “모든 참다운 자유의 조건인 자기희생과 건전한 판단력과 자제력의 훈련이 요구된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육체적이고 본능적인 차원을 내적이고 영적인 차원에 종속시키도록”(100주년 36항) 가르쳐야 한다. 자녀 교육의 목적은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가톨릭교회 교리서 2222, 이하 교리서)이지, 제멋대로 하도록 기를 키워주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자식이 귀엽다고 마음대로 행동하기를 부추기는 것은 자식의 기를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자제력 없는 미래의 문제아를 키우는 것이다.

 

유아세례를 꼭 받아야 하나요?

“우리 아이가 유아세례를 꼭 받아야 하나요? 큰 다음에 스스로 선택하여 세례 받게 하면 안 되나요?” 가끔 신앙의 자유를 내세우는 젊은 부부들이 아이의 세례를 연기하자며 이런 주장을 하기도 한다. 신앙은 각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에 바탕을 두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신앙은 순전히 개인적인 선택 대상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교리서 153)이라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부모는 혼인 때 하느님께 한 약속으로 아이에게 이 선물을 전달할 중차대한 의무를 지고 있다.(교회법 1055조)

 

따라서 “혼인성사의 은총과 의무를 갖는 그리스도교적 가정에 있어서 자녀가 성세로 말미암아 받은 신앙에 따라 벌써 유아기부터 하느님을 알고 예배하고 이웃을 사랑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다.”(그리스도교 교육에 관한 선언 3) 자녀들은 여기서 건전한 인간사회와 교회를 처음으로 경험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자란 다음에 스스로 선택하여 신앙을 갖게 하자는 주장은 마치 자녀들 스스로 머리가 큰 다음에 자발적으로 결정하여 유치원도 보내고, 본인이 원한 후에야 초등학교에도 입학시키겠다는 태도와 다를 바 없다.

 

어떻게 하면 신앙 교육을 잘 시킬 수 있을까요?

가정에서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제대로 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하느님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신심으로 찬 가정환경을 조성하는 것”(그리스도교 교육에 관한 선언 3)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정의 구성원들이 복음과 일치하는 그리스도교적 삶을 보여줌으로써 신앙 안에서 성장하도록 서로 도울 때, 이는 가정의 구성원들이 이미 신앙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교리서 2226)이기 때문이다.

 

사실 훌륭한 구교우 가문의 가정을 돌아 볼 때 부모가 하는 신앙 교육은 자녀가 아주 어릴 때부터, 가정환경이 신앙에로 정향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자녀의 도시락에 성서 구절을 써서 함께 넣어 주는 어머니를 보았다. 부모는 이 때 “교육 직무의 이행과 생활의 증언을 통해서 자녀들에게 복음의 첫 번째 전달자가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녀들과 함께 기도하고, 함께 하느님의 말씀을 읽으며 … 부모는 자녀를 성체와 교회로 인도함으로써 육체적 생명뿐 아니라 성령의 쇄신을 통해서 십자가와 부활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의 출산자가 된다는 점에서 완전한 부모가 된다.”(가정 공동체 39)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어떤 사람은 영신적 직무를 통해서 단지 영신적 생명을 낳고 보호하는데, 이것은 신품성사의 역할이다. 다른 이들은 영신적 생명과 육체적 생명을 둘다 낳고 보호하는데, 이것은 자식을 낳고 하느님을 예배하도록 그들을 기르기 위해서 남자와 여자를 결합시키는 혼인성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리스도인 부모의 교육 임무의 중요성은 자녀들 안에 교회를 건설한다는 뜻에서 사제의 직무에 비교되며, 어떤 의미에서는 그 이상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가르침이다. 자녀들을 육체적으로만 출산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새로 태어나게 하고 성숙시킬 이 중대한 직무 앞에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연간 사교육비가 13조 원을 넘어선다고 한다. 가구당 월 평균 18만 원 이상이 학원비로 지출되고, 그 막대한 사교육비는 대부분 ‘무엇을 하며 사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다시 말해 나중에 생계나 지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삶의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 시대 부모들이 생각하는 교육의 목표이며, 이는 다분히 인격적이기 보다 기능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참다운 인간의 가치는 “무엇을 가졌느냐에 있지 않고 어떤 인간이냐에 있다.”(사목헌장 30)

 

따라서 부모는 무엇보다도 우선하여 자녀들의 올바른 인격 형성에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자녀들이 자기 인격과 인생에 대하여 건전하고 올바른 신념을 형성하며 성장하도록 보살펴야 한다.(가정 공동체 37)

·신앙 교육 : 부모는 자녀들을 하느님의 자녀로 보아야 하고, 인격을 갖춘 인격으로 존중해야 한다.(교리서 2222) 구체적으로 부모는 자녀들에게 기도를 가르치고,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소명을 발견하도록 가르칠 사명을 띠고 있다.(교리서 2226)

 

·생명 교육 : “교육 활동의 어려움, 오늘날에는 더욱 커진 어려움 중에서도, 부모는 신뢰와 용기를 갖고 인간 생명의 본질적 가치에 관하여 자녀들을 훈련 시켜야 한다.”(가정 공동체 37). 이는 또한 물질적 재산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 검소한 생활양식, 참된 정의감, 공평 등을 가르침을 의미한다.

 

·사회 교육 : 가정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덕행들을 가르치는 최초의 학교이다. 구체적으로 사회 교육은 일치와 나눔을 가르침을 뜻한다. “일치와 나눔은 사회의 넓은 지평에서 어린이들이 적극적이고 책임성 있으며 결실 있게 참여하기 위한 가장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교육이다.”(가정 공동체 37)

 

·부모의 사랑과 표양 : “부모의 교육 의무를 성격 지우는 가장 기본적 요소는 부모의 사랑이다. 부모의 사랑은 교육의 원천이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원리이기도 하며 따라서 모든 구체적 교육활동을 고무하고 지도하며, 사랑의 가장 소중한 열매인 친절, 항구함, 선함, 봉사, 공평, 자기희생으로써 교육 활동을 풍요롭게 하는 규범이다.”(가정 공동체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