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의 영혼을 돌보는 일은 그들이 처한 특수한 생활 조건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겠다. 최근 들어 군 생활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이 시대의 젊은 남자들에게 군대는 여전히 겪어야 할 과정이고, 건너야 할 강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조금이나마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듯, 정책적으로도 군 복무 기간의 단축과 더불어 친구나 친척과의 병영생활까지 허용함으로써 보다 나은 군 생활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외적으로 드러난 이런 일련의 제도 이면에는 여전히 군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에게 자리하고 있는 것 또한 오늘의 현실이다.
대구대교구 군종후원회(지도신부 : 김두찬 세자요한, 회장 : 박경호 비오)는 군대 사목을 돕는 선교 후원 단체로, 군 성당과 교육관의 건립은 물론 군 성당의 비품 등 군 선교에 필요한 모든 분야에 걸쳐 힘닿는 대로 아낌없는 후원을 하는 일반 신자들의 단체이다.
대구대교구에 군종후원회가 처음 결성된 것은 1972년 5월 29일, 계산동성당 성우계원들과 1대 회장 황기석(골롬바노) 형제를 주축으로, 당시 보좌주교이신 이문희(바울로) 대주교를 초대 지도사제로 추대하면서 비롯되었다. 그 후 대구대교구 군종후원회는 여러 차례의 후원회 조직 개편과 후원회 사무실을 옮겨가면서 현재까지 군 선교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6년 4월 21일자로 <군인 사목에 관한 교황 헌장(Spirituali Militum Curae)>을 반포하여, 군인 사목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보여 주었다. 이 헌장은 교회로 하여금 군인 사목의 새로운 장을 열게 하였으며, 더욱 체계적이고 적합한 군 사목을 촉구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어 군 사목의 열기를 한층 북돋워 주고 있다.
군대를 일컬어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하는데, 군대만큼 선교하기에 좋은 최적의 조건을 지닌 곳도 드물다는 평이다. 먼저 선교의 측면에서 볼 때 교회의 군 사목은 가까운 미래에 교회 내 중추역할을 하게 될 청년기 젊은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바탕으로, 용이하고도 긍정적인 선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군대는 군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모습을 통해 성숙한 삶에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군종 신부들은 군인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면서 인내와 용기를 가지고 군 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영적인 버팀목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 교육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고3이 되면 수능시험 준비로 많은 수의 수험생들은 냉담 아닌 냉담한 신앙생활을 하다가 1-2년의 대학생활을 거쳐 군대에 입영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한다. 따라서 일시적인 냉담 상태에 있는 젊은이들은 물론 비신자들까지도 하느님께로 불러들일 수 있는 곳이 바로 군대이기 때문에, 군 사목의 중요성이 특별히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그들이 군대에서의 신앙을 잘 키워서 다시 사회로 돌아올 때, 장차 우리 교회의 중추역할을 하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군종후원회 회원들은 이러한 우리 나라의 군 현실을 감안하여, 신자 군인들의 군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영적·물질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매년 부활·성탄 때에는 교구 내 신자 가정의 군인 자녀들에게 위문품을 보내어 군인들에게 작은 기쁨을 선물해 준다. 아울러 후원회원들은 매년 두 차례의 피정과 함께 회원들 스스로의 영성을 위해 월 미사와 월례회에 참석하고 있으며, 세상을 떠난 회원들을 위한 연 미사도 매월 한 차례씩 봉헌하고 있다.
또 지난 4월부터는 ‘군 입대 예정자들과 그 가족을 위한 미사’를 신설하여, 매월 마지막 수요일 오전 11시 군종후원회 사무실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데, 특별히 이 미사에서는 군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로 하여금 군대에 대한 불안함을 없애도록 도와주는 한편, 장차 겪게 될 군 생활 동안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 한다.
군종후원회 박경호(비오) 회장은 “군종후원회가 올해로 31주년을 맞게 됩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발전해 왔듯이,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특히 젊은 회원들의 가입을 적극 권유하고 싶고, 본당 신부님들의 관심 또한 계속해서 부탁드립니다.”라며, 회원 배가운동을 위한 본당 홍보활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란다.
현재 군종후원회 지도신부의 직책을 맡아 군 선교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김두찬(세자요한) 신부는 “특별히 마련된 군 입대 예정자들과 그들 가족을 위한 월 미사에 해당 신자들이 좀더 많이 참석했으면 좋겠고, 1등병과 2등병을 대상으로 매월 ‘가톨릭 신문’과 ‘빛’ 잡지를 보내고 있는데, 이런 활동들이 본당차원에서 이루어진다면 본당에서의 청년회 활동도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오는 9월-10월쯤에는 군종후원회원들을 위한 음악피정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으며, 11월 위령 성월에는 세상을 떠난 회원들을 위한 위령 미사를 성모당에서 봉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는데 문득 ‘군인을 위한 기도’가 떠 오른다.
“평화의 주님, 오늘도 조국을 지키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을 굽어보시어 어려움을 이겨내는 굳건한 힘과 용기를 주소서. … 또한 군종 사제들은 굳건한 믿음과 열정으로 군인들을 보살피게 하시고 저희는 열심히 기도하고 후원하여 군의 복음화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 <군인을 위한 기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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