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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자를 위한 교리주머니 ③
미사 참례하기


이용호(가브리엘)·본지 주간

 

말씀의 전례

 

미사는 예비신자로서 참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예전 초기 교회시절에서는 예비신자 교육 기간을 약 3년 정도를 했다. 그만큼 미사의 신비를 교육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 예비신자로 교육을 받고 있는 중에는 미사의 1부에 해당하는 ‘말씀의 전례’에만 참여하고 미사의 2부 ‘성찬의 전례’에는 아예 참여시키지 않았다. 이만큼 예비신자가 미사에 참례하고 그 신비를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은  예비신자 교리 기간을 약 6개월 과정으로 한다면 주로 5개월이 지나서 성사편의 교리를 수강한 연휴에야 비로소 배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예전 초대교회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대부분의 예비신자들은 성당에 처음 나오면서 기성신자들과 함께 미사에 참례하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교리에 앞서 미사에 대한 상식을 가지기 위해서 먼저 미사에 대한 공부부터 하기로 한다. 

 

미사는 먼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눈다. 하나는 말씀의 전례이고 또 하나는 성찬의 전례이다. 말씀의 전례에는 주로 말씀인 성서 봉독(낭독하는 것을 들음)이 이루어지며 보통 평일에는 독서 1개와 복음이 낭독되며, 독서는 앉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들으며 독서 후에는 함께 응답하는 노래인 화답송을 바치고 화답송 후에 일어서서 알렐루야를 한다.

 

다음으로는 복음 말씀을 듣는다. 이때는 모두 일어서서 듣는다. 이것은 앉아서 편하게 독서 말씀을 음미하는 것과는 달리, 복음은 주로 4복음서 중 하나를 사제가 봉독하는데 복음은 예수님의 언행이기 때문에 복음말씀에 대한 예를 갖추고 존중하는 자세로 서서 듣게 된다. 마치 우리가 집안에 손님이 오시면 일어나서 손님을 맞이하듯, 복음의 말씀을 통해 오시는 주님을 영접하는 자세를 갖춘다. 말씀의 전례는 미사를 시작한다는 개회식과 미사에 참여하는 자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는 자비송을 바치고 그날 미사 집전 사제가 본기도를 한다. 이어서 독서와 화답송 그리고 알렐루야와 복음 낭독 이 있고, 강론말씀을 듣는 순으로 말씀의 전례가 진행된다. 

 

말씀을 듣고 마음에 새김

어떤 본당의 주임신부가 부임해서 매주 아침 주일미사를 지내려 하면, 초등학생인 손자와 나란히 앉아 미사의 시작과 함께 졸기 시작해서 미사가 끝나갈 때까지 거의 습관적으로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여러 차례 개별적으로 말씀을 드렸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주임신부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할아버지의 손자를 살짝 따로 불러 서 할아버지가 졸기 시작할 때마다 흔들어 깨우면 한 달에 천 원씩 주기로 합의했다. 과연 그 다음부터 할아버지는 손자가 깨우는 바람에 거의 졸지를 못했다. 약 6개월이 지난 어느 날부터 다시 할아버지가 졸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주임신부는 손자를 불러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손자가 하는 말이 “할아버지가 미사 때 안 깨우면 2천 원 주시겠다고 해서요.”라고 대답했다. 미사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면 미사 시간에 졸음이 온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의 내용을 잘 알고 참석하도록 하자.

 

미사의 1부는 말씀의 잔치다. 말씀은 말씀하시는 분에 따라서 힘이 있고 능력이 생긴다. 예를 들어보자. 유치원 아이가 “내일은 수업을 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한다면 이 말을 듣는 사람은 수업을 하고 안하고 할 수 있는 권한이나 책임이 없는 아이의 말을 신용할 수 없다. 그러나 유치원 원장 선생님이 “내일은 수업이 없습니다.”라고 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렇게 말은 어떤 능력과 힘을 가졌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미사의 1부는 말씀의 잔치이며 힘과 능력을 가지신 하느님의 아들이 말씀으로 오셨다. 그래서 그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육화는 바로 예수님의 탄생의 신비이다. 성서는 바로 말씀이신 하느님의 말씀들이 쓰여져 있고, 이 말씀을 우리가 읽고 음미하고 마음에 새기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이 시간에 우리는 말씀이신 하느님을 만난다.

 

말씀의 전례는 바로 독서와 복음을 듣고 가르침을 받고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다. 이렇게 말씀에 충실한 가르침과 그 뜻을 헤아리는 것은 말씀을 들을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두려움이나 슬픔에 가득 차 있다면 어떻게 마음의 여유가 있겠는가? 머리나 마음이 비워져 있으려면 인간적인 모든 근심, 걱정이나 불안이 비워져야 한다. 그리고 말씀의 전례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미리 말씀을 읽고 그 뜻을 새길 준비를 해야 한다.

 

성서에 대하여

미사 중에 사용하는 성서는 독서와 복음의 경우에 사용하는 성서가 다르다. 주일과 대축일의 독서는 두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중 하나씩 사용하고, 평일에는 구약과 신약 중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구약이란 예수님 탄생 이전에 기록된 성서이고, 신약은 예수님 탄생 이후에 쓰여진 것을 말한다. 복음은 주일과 평일 구분 없이 4복음서중 하나만 선택한다.

 

성서는 그 분류법에 따라서 성서의 권 수가 다르다. 특히 유대교는 구약만 인정하고 개신교는 성서의 일부(제2경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가톨릭에서는 구약성서는 크게 모세오경과 역사서, 예언서, 시서(시편)와 지혜서, 제2경전으로 나누고, 신약은 4복음서와 사도행전과 서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톨릭에서 인정하는 구약성서는 46권이다. 그리고 신약성서는 4복음서와 서간을 포함하여 27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구약성서는 모두 73권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성서의 권수를 잘 기억하기 위하여 천국 전화번호가 73국에 4627번이라고 가르치기도 했다. 성서는 원래 양피지에 쓰여져 전해 오다가 오늘날 종이(paper)의 기원이 되는 파피루스(papirus)를 대량으로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성서라는 말은 파피루스, 즉 종이를 많이 수출하던  비불로수(biblos)항구의 이름을 따서 오늘날에 ‘바이블’(bible), 즉 성서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예비신자들은 신·구약성서를 반드시 읽어야 하고 매일 일정한 분량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성서는 성서의 저자들이 영감을 받아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하느님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을 가지기 위해서 가훈이나 회사의 사명서나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매일 되새김하는 것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 속에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성서를 날마다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