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가르쳐야 할 성 이야기는 남학생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러므로 부모의 막연한 경험보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또래간에 주고받는 잘못된 정보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솔직한 격려와 개별적 교육이 필요하다. 사춘기의 신체 변화는 나이보다 몸무게 영향을 받는데, 약 45kg 정도가 되면 우리 나라 초등학교 4학년 정도의 여자아이들은 초경 경험을 한다.
반면 심리적으로는 중 1·2학년 정도에서 변화가 일어나므로 장기간 세심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잘못된 정보나 막연한 경험은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아가 성교육은 성인들의 개인적 안전과 그 안전을 손상시키지 않은 채 자기와 타인의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성인 자신의 능력으로 통합되어야 하므로 바람직한 모델이 필요하다. 또한 남성됨과 여성됨을 더 깊이 자각하고 이성을 통해 인격적 성숙을 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교육은 정결 교육인데, 이러한 교육은 부부의 정결한 삶에서 배어 나오는 것이라야 한다.
사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호르몬의 변화로 가슴 조직의 발달과 미래 임신을 대비하여 둔부가 넓어지고 가슴은 태어날 아기를 위해 유선이 발달되며, 감정은 특별한 이유 없이 작은 말마디에도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또 우울감을 느끼다가 당돌해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감정 변화를 스스로 인지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성장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부모들이 이해시키고 적절한 대화를 통해 도움을 주어야 한다.
어린 딸에게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으로 이성간의 예의와 위생을 가르치면서 누군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댈 때는 싫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하도록 가르친다. 심지어 아빠마저 중요한 곳에 손을 댈 때도 분명하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왜냐하면 내 몸은 소중하고 그런 만큼 함부로 만지게 하거나 보여줘서도 안 되며, 스스로 보호하고 사랑해야 할 내 몸을 “나” 아닌 누군가가 함부로 할 때는 싫다는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빚어진 신체적·정신적 상처는 오랫동안 이성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로 남아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경 전후에 있는 딸아이에게 생리주기와 생식력을 관련지어 하느님께서 여성의 몸에 새로운 생명이 성장되고 탄생할 수 있도록 섭리하신 목적을 가르쳐준다. 또 여성의 주기는 자연과 같은 원리로 변화가 일어나고, 각 주기에 반응하여 변화하는 감정들은 호르몬의 영향이므로 힘들지만 균형 잡힌 식단과 건강한 사고로 서서히 적응해 갈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초경을 경험하고 생리가 서서히 규칙적인 리듬으로 자리잡아 갈 때 즈음, 주기마다 발생하는 배란의 의미와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불임기와 가임기의 증상을 스스로 관찰하도록 가르친다. 불임 시기에 몸으로 알려 주는 메시지와 가임 시기에 변화하는 음부의 점액 관찰을 기록하는 의미들은 미래 새로운 생명을 받아들이고 책임져야 하는 일련의 과정과 관련지어 자연스럽게 적응하도록 엄마가 함께 관심을 가져준다면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될 것이라 믿는다.
고3 수험생 딸아이의 생리통이 심해지고 잦은 월경량 변화를 걱정하는 학부모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 원인인즉 모의고사를 치를 때마다 생각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자, 짜증이 잦아지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식욕까지 떨어져 학습장애가 심각해졌다고 했다. 거기에다 불규칙적인 생리로 산부인과 치료를 받는 상황이라 심리적 부담과 함께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다.
생리가 불규칙해지는 원인은 개인마다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스트레스가 제일 큰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다이어트, 장시간의 긴장, 영양불균형, 항생제 복용, 흡연, 약물오남용, 신체에 무리를 주는 운동 역시 주기 변화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생기주기의 변화는 원인을 찾아서 그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먼저이며, 병원치료나 약물복용 같은 처방은 일시적인 해결이 될 뿐 근본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
여성의 주기는 누구에게나 변화 가능성이 있으며, 변화하는 주기는 결코 병이 아니라 단지 주기 중 어떤 패턴이 길어지거나 짧아지는 현상일 뿐이지 문제 주기란 없다. 특히 불임시기에 건조한 유형을 가진 여학생들이 가임기에 분비되는 끈적거리고 투명한, 즉 콧속 점액이나 계란흰자처럼 늘어나는 점액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생식력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병원치료를 받으면서도 부모에게 알리지 못해 혼자서 고민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점액 분비는 가임기 생식력에 대한 자궁경부의 반응으로, 젊고 건강할수록 분비량이 많아지고 점액 양상이 다양해진다. 따라서 사춘기에 접어들면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생식력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생활로 받아들인다면, 일생 동안 생식력 조절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또 스스로의 건강을 사전에 체크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결혼과 관련지어, 혼인성사의 의미와 혼인 유지를 위한 교회의 가르침을 이해시키면서 나아가 교회가 반대하는 피임과 낙태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언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결한 삶은 인간의 진정한 성숙을 개발시킴과 동시에 육체의 ‘혼인의 의미’를 존중하고 육성하게 하는 미덕이므로, 부모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식별하면서 성의 의미가 최상 형태의 자기 봉헌이라 할 수 있는 동정 또는 독신에 대한 교육에도 신중히 접근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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