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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사목이야기
노인사목을 시작하며...


박상용(요한)|신부, 교구 노인사목담당

 

교구 내 모든 본당에서 다소 간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공통적인 부분이 바로 노인들이 본당 구성원들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농담처럼 하는 말이 ‘교중미사에 가면 온통 하얀색밖에 안 보인다. 미사보가 또 머리카락이 흰색이라서…’이다. 사실 누구나 충분히 공감하는 말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교회 내에서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걸친 고령화 현상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아주 중요한 사회 현상인 “고령화”에 대해 생각하고 또 교회 차원에서는 노인들에 대한 복음화의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법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인 문제에 대한 사회 구성원, 교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일 것이다.

 

이미 고령사회

일반적으로 노인 인구가 사회 구성원 전체의 7%를 차지하게 되면 ‘고령화 사회’라고 부른다. 그리고 14%에 이르게 되면 ‘고령사회’, 20%에 이르면 ‘초고령사회’라고 부르게 된다. 달리 말하자면 ‘고령화 사회’에서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 10명 이상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지만 ‘고령사회’에서는 생산 가능 인구 5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2명 이하의 생산가능인구가 1명을 부양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 중 12,7%를 차지하나 2024년에는 19%, 2034년에는 27.6%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즉 65세 이상 인구(고령인구)는 2014년 인구 중 12.7%를 차지하여 인구 8명 중 1명꼴이다. 65세 이상 인구는 1990년 219만 5천명(5.1%)에서 지속적으로 증가, 2014년 현재 638만 6천명(12.7%), 2030년 1,269만 1천명(24.3%), 2060년 1,762만 2천명(40.1%) 수준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선 후 2026년에는 20%에 접어들 전망으로 앞으로 12년쯤 후면 인구 5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초고령사회가 도래할 전망이다. 그리고 통계청 자료를 참고하면 2014년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 당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17.3명으로 생산가능인구 5.8명이 고령자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교구는?

그렇다면 우리의 직접적 관심사인 교구 내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보자. 대구대교구에서 발행한 『2013년 교세통계표』에 따르면 교구 내 전체 세례자 숫자가 477,213명이다. 그 가운데 65세 이상 신자 수는 78,057명으로 16.36%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현재 우리나라 노인(65세 이상) 비율이 12.7%라고 한다면 교회 내 고령화는 더욱 높은 셈이다. 비율로 볼 때 교회는 이미 ‘고령사회’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회 안팎으로 아직도 노인들을 위해 사목적·영성적으로 연구해야 할 분야가 넓게 널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노인의 날

 그 한 예로 올해 10월 2일(목)에 ‘노인의 날’ 행사를 처음으로 교구차원에서 가졌었다. 행사 계획은 오전 11시 교구장님과 함께 드리는 미사, 점심, 그리고 성가경연대회였다. 하지만 각 본당에서 성모당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은 오전 7시가 좀 지나서부터였다. 아직 가을이라 따가운 햇살이 내려 쬐고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일찍부터 자리를 지키고 계신 노인들이 많으셨다. 교구장님과 함께 드리는 미사부터 거의 2,000명에 가까운 노인들이 30여 개 본당에서 오셔서 성황을 이루었다. 점심은 교구에서 오신 분들에게 대접하는 의미에서 제공해드렸고 이어서 성가경연대회를 오후에 치렀다. 사실 주된 일정은 미사와 점심식사였는데, 참가자들의 열성 덕분에 마치 성가경연대회가 주 행사처럼 비쳐졌다. 길게는 2개월씩 한 번에 긴 시간 동안 연습을 하시고, 합창단복으로 맞춰 입으시고 열심히 연습한 대로 성가를 부르는 모습은 가히 가슴 찡한 감동 그 자체였다고 할 것이다. 그 연세에 무대에 서서 남들 앞에 당신들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없기 때문에 긴장하신 모습이 역력했지만 열성은 세상 어디에 내놓더라도 결코 왜소하지 않을 것이었다.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노인 사목의 목표 역시 복음화!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이날 행사 대상이 본당에서 실시하는 시니어평생(노인)대학 학생들이라고 오해하여 본의 아니게 함께 하지 못한 본당이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노인 사목의 범위와 대상은 좁게는 교구 내 모든 신자 노인들, 넓게는 교구 관할 구역 내 모든 노인으로 설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노인 사목을 단순히 편안하게 노년을 지낼 수 있도록 돕는 노인 복지 차원으로 여기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노인 사목의 목표는 분명히 사회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노인들과 그들 삶의 복음화이다. 설령 세례 받는 데까지 이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복음의 정신이 그들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실행하는 노력이 노인 사목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행사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회의 흐름과 노인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중요한 과제로서 주어져 있다. 이제 시작이다!

 

● 이번 호부터 “노인사목이야기”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은 애독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