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든가 피가 탁하다거나 몸에 어혈이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합니다. 이는 혈액성분이 맑지 못하고 노폐물이 많이 섞여 있다거나 혈관내벽이 깨끗하지 못하며 혈액찌꺼기 등이 엉켜 붙어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혈액이 정상적인 생리상태에서 벗어나 병리적인 상태가 된 것을 통칭하여 어혈(瘀血)이라 하며, 소위 나쁜 피·탁한 피·죽은 피라 일컫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어혈이 쌓여 체내대사 산물인 활성산소와 악액질 등과 혼합축적 되면 혈액 중의 지질과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으로 연결이 됩니다.
우리 몸의 피는 심장의 작용으로 몸 속 구석구석을 순환하면서 각 기관조직과 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주고 또 조직의 신진대사에서 생긴 탄산가스와 노폐물을 수거하여 신장이나 폐를 통해 몸밖으로 배출하는 역할과 함께, 각종 신체정보와 기(氣) 에너지가 내재되어 함께 운행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피가 다니는 길이 혈관이고 그 흐름이 혈류입니다. 피가 맑고 혈관이 깨끗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히 잘 되어야 건강한 것임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일 것입니다. 특히 중년 이후의 여성 건강에 있어서의 혈액순환 문제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 피가 탁해지는 원인
비만하고 습이 많거나 냉한 체질에서 쉽게 발생하며, 외상이나 타박상, 찬 기운이나 습한 기운에 많이 노출되어 생깁니다. 또한 열성질환으로 인한 세균독소에 의해서도 생기고, 여성의 생리불순 및 분만 후의 탁한 피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여 생기는 등 남성에게서보다 여성에게 많습니다. 또한 술을 상습적으로 과음하거나 달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거나 간장과 담낭의 기능 장애로 몸속의 수분과 습기가 쌓여 담(痰)이 생기고, 혈(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여 어혈(瘀血)이 생긴 원인이기도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인체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신장(腎臟)의 양기와 음기가 부족해져 비장의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경락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탓입니다. 그 외에도 공기나 수질, 토양 등의 환경오염, 먹거리 오염, 스트레스, 흡연, 과로 등의 많은 요소가 관계됩니다.
○ 임상증상
피가 탁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신진대사 기능저하와 면역기능 약화로 만성피로나 잦은 감기몸살, 손발저림, 전신근육통, 관절불리의 원인이 되며, 어혈이 심해지면 두통, 현기증, 이명(귀울림), 심계(가슴 두근거림)현상과 또 헛배가 부르고 입이 잘 마르며, 상체는 열이 많아지고 하체는 찬 기운이 많아지는 상열하한(上熱下寒), 통증자리가 대개 일정하며 낮보다는 밤에 심해집니다.(晝輕夜重) 피부나 손톱, 입술, 잇몸 점막에 암적색 멍자국이 잘 생기며, 손바닥에는 붉은 반점이, 피부에는 푸른 혈관이 드러나고 거칠어지기도 합니다. 여성의 경우 월경불순·자궁출혈·생리통·근종이나 낭종·불임증·산후풍 등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 관찰기준
혈액과 혈관이 노화된 경우는 뚱뚱하며 육식을 즐기고 야채는 잘 안 먹으며, 자극적인 음식과 단것, 술을 아주 좋아하며 언제나 과식하는 경우. 운동이 부족해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차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수면 부족에다 담배를 피우는 경우. 경구피임약을 복용, 몸에 멍이 잘 들고 다리가 잘 붓고 발목이 굵으며, 무릎과 팔꿈치·손등과 눈꺼풀에 노란색의 좁쌀발진이 생기는 경우. 이미 고혈압,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 혈증, 동맥경화증, 당뇨병, 통풍이라고 진단 받거나 주의 지적을 받은 사람은 좀더 적극적인 관리와 대책이 요구됩니다.
○ 치법과 대책
보통 파혈(破血), 행혈(行血), 보혈(補血)의 치법을 거치는데, 나쁜 피를 맑게 정화하며 순환이 잘 되게 하고 면역력을 증강하는 것입니다. 혈관을 확장시키고 조직을 따뜻하게 이완시켜 어혈을 흡수하고 걸러 배출시키는 활혈(活血)·온열(溫熱)약물, 혈류 속도를 촉진시키는 행기(行氣)약물, 소화력을 증대시키는 약물과 신장·비장기능을 보강하는 처방으로 구성합니다.
아울러 신선한 공기호흡과 깨끗한 물을 통한 산소공급도 필수적이며, 지속적인 걷기운동과 손발·장딴지 마사지 등을 통하여 혈관을 부드럽게 하고 혈류를 용이하게 하며 심장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하며, 스트레스 관리와 휴식을 통한 긴장이완법도 좋은 방법입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는 좀더 적극적인 치료법으로 간 해독요법과 효소절식(단식)요법을 실시합니다.
○ 피를 맑게 하는 식이요법
기름진 지방질의 육류, 고콜레스테롤 음식, 포화지방산 함유 음식, 기름에 튀긴 음식, 설탕과 과당을 제한하고, 인스탄트 음식과 청량음료·염분을 줄이되, 곡류, 콩류, 채소류, 해조류, 버섯류는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녹차 :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이 혈액을 맑게 하며,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고혈압, 혈당수치의 상승을 막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하며, 살균·항암작용을 합니다.
·등푸른 생선 : 육류에는 동맥경화의 원인인 포화지방산이 많지만 등푸른 생선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혈액을 맑게 하고 혈전을 녹여 혈관을 깨끗이 하는데, 회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마 : 점액성분(알긴산)에는 혈압과 콜레스테롤, 혈당을 감소시키는 성분이 많으며 혈전예방을 하며, 다시마 성분은 물에 잘 녹으니 물에 담궜다 먹거나 국, 찌개로 먹으면 좋습니다.
·콩 : 콩 레시틴은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깨끗한 혈관을 유지, 콩 사포닌은 항산화작용, 콩 시소플라본은 콜레스테롤 억제, 콩 단백은 심장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참깨 : 세사미놀이란 성분에 항산화작용이 있어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주고, 고지혈증 약에 버금가는 효과로 간기능을 도와주므로, 예로부터 체력회복과 자양강장에 으뜸 양약입니다.
·양파 : 하루 1/4의 양파를 먹으면 당뇨병에 아주 좋으며, 항산화작용과 혈전용해작용,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억제, 당뇨에는 날것이 좋고 동맥경화 고혈압에는 익혀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식초 : 구연산, 아미노산, 칼륨 등으로 노폐물을 제거하여 피를 맑게 하고, 혈액을 약알칼리성으로 개선하여 건강체로 만들고, 항산화작용과 혈당 혈압조절로 젊은 혈액으로 만들어 줍니다.
·녹황색 야채 : 카로틴, 비타민, 미네랄, 식물성섬유의 영양소 등의 다양한 성분으로 항산화작용, 콜레스테롤 억제, 혈압강하, 혈관과 혈액을 젊게 하는 동서고금의 불변의 상비약입니다.
피를 맑게 하고 혈관을 깨끗이 하여 건강을 구하고자 한다면, 마음의 맑음을 위해서도 그만큼 정성을 들여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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