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2020년 교구장 사목교서
새로운 서약, 새로운 희망


글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새로운 서약, 새로운 희망

- 치유의 해, 성체를 공경하며 성령의 은혜로 충만한 삶을 살아갑시다! -

 

교구민 여러분과 함께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새로운 한 해를 기쁨으로 맞이하며 인사드립니다.

 

성모당이 봉헌된 지 100주년이 되는 2018년을 맞아 우리는 초대교구장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의 마음으로 돌아가 본당과 가정과 단체 및 개인별로 기본에 충실한 신앙을 약속하고, 3년간 이러한 원의와 희망으로 교구의 쇄신과 발전, 성소자 발굴과 사제양성, 하느님의 사랑과 복음의 기쁨이 충만한 본당과 가정 만들기 위하여 특별히 기도하며 노력해 왔습니다.

 

먼저 지난 2018년은 “회개하라! 회개하라! 회개하라!”고 하신 루르드 성모님의 말씀에 따라 ‘회개의 해’ 보내며, 우리 모두가 회개할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뜻에 어긋난 삶에서 하느님을 향한 삶으로 나아가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9년은 “죄인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하여라.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무릎을 꿇고 땅에 입을 맞추어라.” 하신 루르드 성모님의 말씀에 따라 ‘용서와 화해의 해’ 보냈습니다. ‘용서와 화해’라는 주제에 따른 실천사항은 우리 자신의 죄를 비롯하여 하느님과 교회를 떠난 교우들의 죄에 대한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냉담교우 회두운동’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10월 특별전교의 달 선포에 따른 ‘선교운동’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1월 9일에 열렸던 특별전교의 달 폐막미사 및 교구선교대회에서 이에 대한 마무리봉헌과 시상이 있었고 적지 않은 결실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이어서 올해 2020년은 ‘치유의 해’ 보내고자 합니다. 루르드 성모님께서는 “샘물을 마셔라”고 하심으로써 사람들이 루르드의 샘물을 마시고 치유의 기적을 얻도록 하셨습니다. 저는 먼저 지난 몇 년간 있었던 일련의 일들에 대해서 교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교구민들께 용서를 구합니다. 아울러 우리 교구민들이 대내외적으로 입은 상처에 대해 성모님께서 치유의 은혜를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 가톨릭 신자로서의 자긍심을 회복하기 위하여 한 마음으로 노력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저는 분단된 남북한의 현실과 이념적인 대립, 그리고 끊임없는 여야의 정쟁과 이웃나라들과의 갈등 등으로 상처받은 우리 국민들의 마음도 하느님께서 치유의 손길로 어루만져 주시길 기도합니다. “주님께서는 영혼을 들어 높이시고 눈을 밝혀 주시며 치유와 생명과 복을 내려 주신다.”(집회 34,20)는 말씀대로, 참된 치유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1)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은혜를 신뢰하며 하느님께서 우리 교구민들의 모든 아픔을 낫게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주님, 저희가 모신 성체를 깨끗한 마음으로 받들게 하시고 현세의 이 선물이 영원한 생명의 약이 되게 하소서.” 이 미사통상문의 기도처럼, 우리 모두가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 받으며, 기본에 충실한 신앙생활로 하느님의 사랑과 복음의 기쁨이 충만한 본당과 단체와 가정을 만들어 나갑시다. 우선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모든 교구민들은 자주 성경을 읽고, 매일 1단 이상의 묵주기도를 바치며, 생활 중에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주변의 쓰레기 줍기와 같은 희생봉사에 힘쓰며,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의 가정기도, 평일미사참례, 성체조배에 힘쓰기를 권합니다.

 

또한 우리 주위에는 각종 질병이나 사고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분들, 노환과 질병의 아픔을 겪는 소외된 어르신들, 나름대로 아프고 힘든 정신적인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이들도 많습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아픔과 결코 무관할 수 없는 우리들은 자신이 입은 치유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그들을 형제적 사랑으로 돌보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지향으로 각 본당에서는 주변의 병원이나 요양시설, 어르신들을 위한 주간보호센터 등과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 대한 병자영성체와 방문에 정성을 다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각 대리구(혹은 각 지역)는 연중 적당한 날에 성체대회나 성체행렬, 치유의 성령대회, 합동병자성사 등의 행사를 거행하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혜와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우리의 상처를 치유 받고 가톨릭 신자로서의 긍지를 되찾는 축복의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윤일 요한과 한국의 모든 성인과 복자들이여,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9년 12월 1일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