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용서와 화해의 해’로 지낸 대구대교구는 2020년을 ‘치유의 해(성체를 공경하며 성령의 은혜로 충만한 삶)’로 살아가게 됐다.
2015년 개원한 통합의료진흥원 전인병원(원장 : 손기철 베드로 다미아노 신부)에서는 신자와 비신자 구분없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과 가족들, 그리고 몸과 마음이 아파 위로받고 아픔을 나누고 싶은 이들이 모여 ‘치유와 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갖고 있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 11시 8층 강당에서 열리는 기도회는 체험을 나누는 기도회에 이어 미사가 봉헌되고 파견예식 전 사제의 안수가 행해진다.
2018년 7월부터 열린 기도회는 4층 기도실에서 환자들이 모여 복음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육체적인 고통의 아픔을 겪은 사제들이 자신의 체험을 들려주고 하느님 안에서 느낀 것을 나누는 기도회로 발전했다. 원목실 담당 이영승(아우구스티노) 신부는 “당시 입원하고 계신 신부님들께 말씀을 드려 작게 시작하면서 나중에는 외부에도 알려지게 되었고 올 초부터는 포스터 제작을 하는 등 기도회를 적극적으로 알리게 됐다.”면서 “신부님들이 병마와 싸워 이겨낸 일, 인생 이야기 등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위로 받고 미사를 봉헌하면서 신부님은 신자들을 위해, 신자들은 신부님을 위해 치유와 회복을 기도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영승 신부는 “아프거나 아팠던 신부님들을 보면서 자신만의 고통에 빠져있던 이들이 다른 아픈 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보았다.”며 “어느새 서로가 치유와 회복이 되는 기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인병원에서는 치유와 회복을 위한 기도회뿐만 아니라 그 연장선으로 ‘다함께 행복을 나누고 이야기도 꽃피우는 마당(이하, 다행이당)’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목실 바로 옆 도서실, ‘읽는 약방’을 통해 누구나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로이 빌려볼 수 있으며 또한 책을 읽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술치료가 되는 색칠 교실, 모두의 요가교실, 하모니카 연주회, 머리감기, 빙고게임, 이야기가 꽃피는 찻집, 묵주기도, 함께 만드는 다육이교실, 무료 영화 상영 등이 있다. 이영승 신부는 “전인병원이 치유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모든 이가 함께 치유와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다행이당 프로그램은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직원 모두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치료를 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는 뉴욕 갈바리병원에서 실제로 시행되는 프로그램에서 따왔고, 전인병원도 갈바리병원처럼 환자를 위한 병원이 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하느님 안에서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함께한 많은 이들이 기도회를 통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치유를 받고 회복되었다. 이영승 신부는 “육체적인 병을 극복하려면 마음 건강이 가장 중요한데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지해 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된다.”며 “누구나 치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영승 신부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 즉 외로움을 덜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되고 회복된다.”며 전인병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기도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치유의 해’를 맞아 각종 질병이나 사고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 노환과 질병의 아픔을 겪는 소외된 어르신들, 나름대로 아프고 힘든 정신적인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이들이 예수님 사랑 안에서 위로 받고 치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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