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언제나 군종사목을 위해 관심과 격려와 위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현재 구미 신평성당 주임신부이며 대구 군종후원회를 담당하고 있는 이수승(베드로) 신부입니다. 2005년 영천에 있는 육군 3사관학교에서 임관을 해서 2009년 경남 사천에 있는 공군 제3훈련 비행단에서 전역한 저는 청주에 있는 제17전투 비행단에서 2년, 공군 제3훈련 비행단에서 2년, 총 4년 동안 군종신부로 사목하면서 많은 지휘관과 간부, 그리고 병사와 군인 가족들을 만나 그곳에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에 있는 힘을 다했습니다.
그 분들을 만날 때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서로 한 마음이 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항상 우리들을 부르고 계십니다. ‘나를 따라 오너라.’ 하신 주님의 부르심에 우리는 ‘예.’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한 배를 탄 선원입니다. 배에는 처음 탄 선원이 있는가 하면 이미 타고 있던 선원도 있을 텐데 그들이 살아온 삶은 저마다 모두 다를 것입니다. 배에 먼저 오른 이는 나중에 오른 이를 내 형제로 맞이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어야 하고 후자는 전자의 말을 잘 듣고 따라와야 합니다. 단 여기에는 서로 간의 인격적인 만남과 사랑, 그리고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양성 속의 일치’가 이루어져 우리의 궁극적인 공동선을 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군종사목을 하면서 제가 두 번째로 사목했던 공군 제3훈련 비행단에서의 기억이 자주 떠오릅니다. 그곳은 정식 조종사가 되기 위해 중등교육을 받는 곳으로 누구나 꼭 거쳐야 할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초등교육은 청주에서, 고등교육은 예천이나 광주에서 받습니다.) 학생 조종사들은 많은 아픔과 상처를 견뎌내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받는다고 모두 조종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행훈련에서 두 번 이상 체크되어 탈락되면 그동안 조종사가 되겠다고 간직해 온 큰 포부를 접고 어쩔 수 없이 일반특기로 전환해야 합니다. 훈련 중에 종종 일반특기로 전환하는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서로 간의 사랑과 격려와 위로가 그들의 아픔을 달래주곤 합니다.
그리고 군종사목에는 그들을 마치 자신의 아들 딸처럼 생각하며 보살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군종후원회가 있습니다. 후원회원들의 따뜻한 마음과 대화,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성숙하게 해 줍니다. 당시 수요일마다 학생 조종사들을 위한 저녁미사를 봉헌하면서 저는 예수님의 크신 사랑과 일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까지 분명 힘든 과정이지만, 하느님과 옆에서 응원하고 격려해 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그들은 최종 목표인 조종사의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 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그들을 잘 지켜봐 주시고 보살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올 한 해도 군종사목을 하고 있는 군종담당 신부님들과 장병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리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서로 한 마음이 되십시오.”
* 이번 호부터 ‘군종사목과 후원회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많은 애독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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