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자신을 지탱해주는 한 가지씩의 기쁨은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사랑하는 이의 존재는 더욱 그러할 텐데, 포클라레 회원들에게 하느님의 존재는 바로 그와도 같다. 그들에게 가장 큰 기쁨은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 곧 복음을 통한 하느님과의 만남이다.
포클라레 운동의 기원
대구. 남구 대명동에 자리잡은 포클라레 대구 여자본부를 찾았다. 대구 여자본부에는 현재 오스트리아인 1명을 포함하여 5명의 포클라레 회원들이 복음을 실천하며, 복음 안에서 하나되는 일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포클라레(Focolare)’는 이탈리아어로 ‘벽난로’라는 뜻으로, 이 운동의 초창기 때 주위 사람들이 창시자 끼아라 루빅(Chiara Lubich, 1920∼)과 그의 동료들의 삶을 보면서 느끼게 된 사랑의 따스함을 표현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이 운동을 ‘포클라레’라고 부르게 되었다는데, 교회의 공식명칭은 ‘마리아 사업회’이다. 전 세계 182개국에 널리 퍼져 있는 450여 만 명의 포클라레 회원 대부분은 가톨릭 신자들이지만, 종파와 종족, 세대를 초월하여 포클라레의 영성을 따라 살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든지 회원이 될 수 있다. 이렇듯 포클라레 영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불어 살게 하는 강한 공동체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포클라레 운동이 처음 시작 된 것은 1943년으로, 이탈리아 북부 트렌토(Trento)에서 태어난 창시자 끼아라 루빅에 의해서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23세의 여대생이던 끼아라 루빅은 전쟁의 암울함 속에서도 영원한 이상을 갈구하며, 몇몇 친구들과 함께 그룹을 만들어 그리스도의 복음에서 삶의 희망을 찾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일치’와 ‘사랑’의 영성을 중요시 여기는 포클라레 운동은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을 실생활에서 실천으로 옮기면서 사람들이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데 있다.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매일의 생활 안에서 말씀을 실천하는 포클라레 회원들. 보다 구체적으로 그들은 매월 발행하는 ‘생활말씀’을 통해 그 말씀을 실천에 옮기며 살고자 노력하는 이들이다.
우리 나라에 포클라레가 도입된 것은 1969년 여자 포클라레 공동체를 시작으로, 1974년 남자 포클라레 공동체가 들어오면서부터이며, 현재는 서울과 대구 지역의 일곱 곳에서 남녀 공동체가 활동 중이다.
일치의 영성
포클라레 회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을 개별적으로 사랑해 주시는 하느님께로 향하는 믿음과 체험을 통해 하나로 맺어져, 특별히 복음을 철저하게 살고자 하며 성서를 묵상하면서 실천에 옮기려 노력한다.
1971년 포클라레 회원이 되어 현재 봉헌의 삶을 살고 있는 대구대표 장혜숙(리체) 회원은 “기쁨의 삶을 살려고 합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의 고통을 통하여 우리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었듯이 매일매일 기쁜 복음의 삶을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복음 안에서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라고 자신의 삶을 얘기해준다. 마침 오스트리아가 고향인 나디 에께르(Nadi Egger) 회원이 직장에서 돌아왔다.
나디 회원은 “서로서로 사랑하면서 사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라며 능숙한 한국말로 거들어준다. 이들 공동체의 국제통용어는 이탈리아어라고 하는데, 나디 회원의 한국어 실력이 뛰어나서 충분히 대화가 가능했다. 잠시 후 이탈리아어 수업을 마친 이영숙(크리스) 회원이 활짝 웃는 얼굴로 합석했다. 그 역시 “생활 말씀을 읽고 복음을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또 다른 이에게로 그 삶이 옮겨가는 것 같아 기쁩니다.”라며 포클라레 공동체의 삶이 무척 기쁘다고 귀띔해 준다.
곁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이미경(수세) 회원은 “유아세례를 받고 오랜 세월 가톨릭 신자로 살아오면서도 언제나 마음 한켠이 허전했는데, 포클라레 회원이 되어 복음을 산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면서 가톨릭 신자라는 게 얼마나 기쁜지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 하느님께서 항상 나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라고 전해준다.
회원들은 한결같이 일치와 복음의 삶에 대해 얘기한다. 포클라레 회원들은 세계 각국을 다니며 노동과 봉헌의 삶을 살고 있으며, 각 국의 문화와 환경이 다른 곳에서도 서로 잘 적응하며 살아간다. 봉헌의 삶을 살고자 원하는 포클라레 회원들은 이탈리아 피렌체 근교의 인치사(Incisa)에서 2-3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일정기간 수련을 거친다. 그런 다음 세계 곳곳에서 사랑과 일치 나아가 복음의 삶을 봉헌한다.
봉헌된 회원들의 포클라레 공동체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임이 젠(gen)이다. ‘젠’은 제너레이션(generation, 세대)의 약자로, 4젠(4세-초3), 3젠(초4-고3), 2젠(고3 졸업자-미혼), 기혼자 젠으로 구별하여 월모임과 연중모임을 갖는다. 이러한 연중모임은 1년 혹은 2년에 한번씩 개최하는 전국 모임 ‘마리아 폴리(Maria Poli, 마리아의 도시)’로 이어져, 남녀노소 회원들은 서로의 일치와 유대를 깊이 깨달으며, 포클라레 운동의 홍보에도 한몫을 한다.
새로운 날들의 시작
포클라레 회원들은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들은 기쁘게 살아간다. 주님의 복음 말씀 안에 살면서, 복음을 실천에 옮기면서 그 사랑이 이웃에게로 번져가기를 바라는 포클라레 회원들. 내 안에 머무는 사랑이 아니라 강물처럼 흘러들어 모든 이의 가슴에 스며들도록, 그 사랑이 스며들어 모든 이가 그리스도 안에 하나되도록 그들은 매일매일 새로 깨어나는 삶을 추구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그들은 주님의 말씀, 곧 복음에서 건져 올린다.
* 포클라레
대구여자본부 : (053) 651-2739
대구남자본부 : (053) 621-4822
홈페이지 http://www.focola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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