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군종사목과 후원회 이야기
“선교의 황금 어장, 군인 선교를 위해 복음의 씨앗을 뿌리자!”


글 박상범 시몬 | 대구대교구 군종후원회장, 대명성당

 

주님의 평화! 군인들의 복음화를 위해 열성적으로 일하고 계시는 군종사제들과 수도자들, 그분들의 든든한 버팀목인 우리 교구 약 1만여 명의 군종후원회원 여러분, 그리고 군인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모든 교우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예수님께서는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라는 말씀으로 공생활을 시작하셨고,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는 말씀을 남기시고 하늘에 오르셨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공생활을 시작하셨고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으로 마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삶 전체가 이처럼 ‘선교’였기에 예수님 몸의 여러 지체 중 하나인 군종후원회도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주님께서 하시는 일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대구대교구 군종후원회

각 교구마다 결성되어 있는 군종후원회는 회원들이 보내 주신 후원금으로 운영됩니다. 후원금은 우리 교구에서 군종 교구로 파견되어 전국 각지의 군부대에서 사목 중인 13명의 사제와 교구 내에 위치한 여덟 곳의 군부대 성당(2군사령부: 무열대성당, 50사단: 강철성당, K2비행장: 광성대성당, 3사관학교: 바실리오성당, 포항 해병대: 충무대성당, 요람성당, 방공포병학교: 은하수성당, 예천 비행장: 예성대성당)으로 보내집니다. 이것으로 군부대 성당의 시설 유지.보수, 사목에 필요한 물품 구입, 병사들의 식사나 간식 제공, 병사 세례 경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구대교구에서 군종교구로 보내는 군 사목 지원 분담금도 군종후원회비에서 지불하고, 주님 부활 대축일과 주님 성탄 대축일에 약 1,000여 명의 우리 교구 신자 병사들에게 선물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10월 6일 제52회 군인주일에는 대구대교구 소속 13명의 군종사제가 교구 내 13개 본당(고성, 대덕, 만촌1동, 성바울로, 성요셉, 옥산, 욱수, 태전, 현풍, 안강, 연일, 황성, 형곡)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군인 선교에 관심과 도움을 청했습니다. 50여 명의 군종후원회 봉사자들도 사제들과 함께 군사목 후원을 호소했습니다. 그 결과 1,000여 명에 달하는 교우들이 찬조, 월납, 평생회원 등의 형태로 정성과 사랑을 보내주셨습니다. 군종사제들은 이렇게 도움을 주시는 후원회원들을 위해, 또 군인들을 위해 매월 미사를 봉헌하고 계십니다.(군종후원회 월례미사: 첫째 주 월요일 오전 11시 경주 성동성당, 둘째 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주교좌 범어대성당, 둘째 주 월요일 오전 11시 구미 신평성당, 셋째 주 월요일 오전 11시 포항 죽도성당, 넷째 주 월요일 오전 11시 주교좌 계산성당) 그리고 매월 셋째 주 월요일에는 군종후원회 월례회가 열려 본부 봉사자들과 각 본당 군종후원회 대표들이 모여 군 선교 지원을 위해 토의합니다. 이 밖에도 지로용지 발송, 군종후원회 연보 발송, 부활·성탄 선물 발송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군인 세례자를 위한 대부 서기 운동

우리나라 20대 남자들은 군에 입대해서 난생 처음으로 혹독한 인생 체험을 하게 됩니다. 생활습관의 급격한 변화,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란 힘에 부칠 때 종교에 입문하거나 절대자 하느님을 찾게 되는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신병 훈련 기간 중에 세례를 받는 병사가 많습니다. 그래서 군대를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합니다. 군에 입대하면 병 기본 훈련을 5주간(육군의 경우) 받게 됩니다. 그 기간 동안 주일마다 종교행사 활동으로 성당에 다섯 번 올 수 있는데 입교하는 병사들은 통상 교리를 세 번 배우고 넷째 주일에 세례를 받습니다. 이렇게 교리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세례를 받다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냉담하는 병사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군종교구가 선교의 황금어장이지만 또한 냉담자 생산 공장이기도 한 것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2015년에 군종후원회장으로 봉사하라는 명을 받고 이 문제에 대해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하고 고민했습니다. 그때 마침 신병훈련소가 있는 50사단 강철성당에서 훈련병들의 세례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세례식에 참례해 보니 대부 설 사람이 부족했습니다. 보통 해당 부대의 장병 신자나 훈련병 중에서 이미 견진을 받은 병사가 대부를 서 주고 있는데 무더기로 여러 명의 대부가 되다보니 인간적인 유대도 희박한데다가 훈련을 마치면 자대로 뿔뿔이 흩어져 다시 만나기도 어려운 대부-대자 관계가 양산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소속된 레지오 쁘레시디움 단원들에게 청해서 세례 받는 병사들을 위해 ‘대부 서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대부 서기가 여러 번 거듭되다보니 점점 대자의 수가 많아져 나중에는 관리하기가 어려워져서 꾸리아 단장님에게 건의하여 다른 쁘레시디움 단원들의 도움도 받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날에는 14명의 본당 교우들이 대부를 서기 위해 주일에 군부대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대부 서기 운동의 규모가 점점 커져서 지금은 교구 세나뚜스와 산하 꼬미시움을 통한 활동지시에 포함되어 세례 받는 병사의 주소지 본당에서 대부 서기를 하는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경산 남천에 있는 제2야전수송학교 세례식에는 경산성당 꼬미시움과 중방성당 꾸리아에서 27명의 레지오 단원이 참석하여 36명 병사의 대부가 되어 준 적도 있습니다. 현재 군부대 인근에 위치한 중방성당에는 ‘상시 대부단’이 구성되어 10여 명의 교우가 봉사하고 계십니다.

 

요즘은 군대 분위기가 바뀌어 훈련병이면 필수로 참가해야 했던 주일 종교행사가 선택 사항이 됐고, 병사들은 일과 후 잔업 등에 동원되지 않게 되어 외출, 휴대폰 사용 등으로 자유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이러한 변화로 훈련병 세례자가 줄고 신앙생활을 소홀하게 되는 간접적인 원인이 되어 참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훈련소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는 젊은이들이 그 어느 곳보다 많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들이 잘 응답하여 신앙의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끈기 있게 봉사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세례 받고 전역한 어린 양 찾기 운동

지난 6년간 군대에서 세례 받은 남자 신자는 약 11만 명입니다. 우리 교구의 교세가 전국의 약 10% 정도이므로 지난 6년간 군종교구에서 우리 교구로 약 11,000명이 전입을 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 해에 약 1,800명의 대구대교구 지역 젊은이가 군에서 세례를 받고 전역합니다. 반면 한 해에 우리 교구 본당에서 세례를 받는 20대 젊은이의 수는 평균 200명이 안 됩니다. 이것은 전역한 신자들의 파악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한 일인지 알 수 있는 통계입니다.

 

군대에서 세례를 받고 전역하면 교적이 그 병사의 주소지 본당으로 전달됩니다. 2019년 교구장님의 사목지침인 ‘용서와 화해의 해’ 활동 사항 가운데 ‘냉담 교우 회두와 선교’가 있었습니다. 회두와 선교에 매진하는 한 해를 보내면서 전역 신자들의 관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세례를 받고 전역하는 병사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어려움을 마주하게 됩니다. ①전역 후 집으로 돌아갔을 때 해당 주소지 본당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 ②전역 직후 복학, 취업 준비, 결혼 준비 등으로 성당에 나올 시간이 부족하다. ③교리공부 기간이 짧아 교리에 대해 잘 모르니 신앙생활이 재미없다. ④본당에서 인도해 주는 노력이 부족하다.(본당에 나오라고 권면하거나 인도하는 사람이 없다. / 본당에 나가보면 대체로 사고무친, 고립무원이다. /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데 가봐야 친구가 없다. / 본당에 나오더라도 청년회와 연계해 주는 장치가 없다.)

교구장 대주교님 이하 여러 신부님들과 수도자들, 교우들이 심혈을 기울여 노력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더욱 다방면으로 시도해 보고 애를 써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소견으로는 ①군부대 성당에서 넘어오는 전역자의 교적을 특별 관리하여 신상을 파악하고 ②주임신부님과 보좌신부님, 전교수녀님, 선교위원장, 청년회장 등 유관한 소임을 맡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들과 접촉하여 본당으로 인도하는 활동이 꼭 필요합니다. ③같은 연령대의 교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친구가 되어 주고 청년회 등에 가입하도록 권면해야 하고 ④부족한 교리를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청년 신자들은 장차 우리 교구를 이어받을 사람이므로 우리 교구의 미래를 위해 군대에서 세례 받은 젊은이들을 인도하고 돌보는 일에 더 많은 교우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전역한 ‘어린 양 찾기’ 운동이 활성화되어 본당마다 까까머리가 막 자란 젊은이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교우들께 마침 인사 대신으로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군인들과 군사목에 애쓰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기도의 힘이 아니면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물질적으로도 도와주시기를 청합니다. 교구 군종후원회에 연락 주시거나 본당 군종후원회 봉사자에게 말씀하시면 번거롭지 않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어린 조카나 손주에게 짜장면 한 그릇 사 준다고 생각하시면 충분히 도움을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라를 위해 고생하고 있는 군인들을 사랑해 주시고 고향에 돌아온 전역 병사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시고 따뜻이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모든 교우들의 가정을 당신의 평화 안에 지켜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