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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문화를 찾아서 - 대구가톨릭대학교 교목처 학생 복사단
전례 봉사는 우리가 먼저!


이은영(데레사)·본지기자

우스갯 소리로 미사 때 제대와 사제 가까이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복사, 독서자, 해설자들은 금(金)총을 받고, 성당의 좌석 가운데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은총을 받고, 뒷 편에 앉은 사람들은 그나마도 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하느님 제단 가까이에서 미사전례 봉사를 하거나, 미사시간 보다 일찍 와서 앞 자리에 앉아 미사를 봉헌하려는 이들의 마음가짐과 몸가짐이 더 정성되고 오롯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자들은 이렇게 중요하고 은총받는 일임을 알면서도 전례 봉사를 부탁하면 머쓱해 한다. 대중 앞에 나선다는 것이 우리 정서에는 아직까지 큰 용기와 자신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전례 봉사를 서로 미루기도 하고, 특별한 사람들만이 전례 봉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다.

한편 전례 봉사를 통해 신앙생활과 대학생활,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이루고 있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교목처 산하 복사단 학생들을 만나보았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교목처 산하 학생 활동 단체에는 생활성가반인 ‘까리따스(caritas)’, 밴드 ‘솔(S.O.L)’과 ‘반주단’ 그리고 선교지를 만드는 ‘주춧돌’ 기자단과 미사 전례를 담당하고 있는 ‘복사단’이 있다. 그 가운데 복사단(학생지도 : 최호철 안토니오 신부)은 예수님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면서 하느님 나라 선포에 손발이 되었던 사도들처럼 교목처 내의 모든 전례를 비롯하여 행사 홍보와 보조 등 학원 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로, 현재 3-40여명의 대학생들이 몸담고 있다.

 

눈 여겨 볼 것은 여학생들이 많다는 점. 흔히 ‘복사’라 하면 남성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대구가톨릭대학교 복사단에서는 여학생도 복사를 설 수 있다. 다만 화장을 너무 진하게 해서는 안되고 머리 또한 단정해야 하기에, 제의방에는 여학생들을 위한 머리핀과 미사보가 준비되어 있다. 주일학교 시절, 독서나 해설은 한 번씩 해보았지만 복사만큼은 여학생들에게 손에 잡히지 않는 꿈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복사단 여학생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복사단의 주활동은 신자 학생들을 위해 매학기 평일마다 봉헌되는 오전 12시 미사의 독서와 해설, 복사 등으로 미사의 모든 전례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한 학기에 한 번씩 장애인 복지 시설인 ‘루도비코 집’을 방문하여 아동들을 돌보거나 청소를 하는 등 사회 봉사에도 열심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주일학교 교육과 부모들의 보살핌으로 신앙생활을 유지하지만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신앙을 잃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특히 집을 떠나 살면서  자취나 하숙, 기숙사 생활 등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다 보면 자칫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대구가톨릭대학교 신자 학생들은 교목처의 여러 신심단체와 활동단체를 통해 대학생활 못지 않게 신앙생활도 활기차게 가꿀 수 있다. 특히 복사단을 통해 전례의 중요성도 깨닫고, 부담스럽고 막막했던 전례에 대한 두려움도 벗는다.

 

이제 3월이면 신입생을 맞는다. 신입생이나 재학생 모두 복사를 서다 보면 자리를 찾지 못해 헤매는 경우도 있고, 성찬의 전례 때는 긴장하는 바람에 종치는 때를 놓치거나 제대로 종소리를 내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서 학기 초에는 신입생들과 재학생들 모두 전례교육을 받는다.

 

이경하(노엘라) 부단장은 “복사단 활동을 하면서 신앙심이 더 깊어진 것 같고 다른 친구들보다 대학시기를 더 의미있게 보내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라며 복사단을 통해 신앙을 다시 찾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예전에 냉담하다 복사단 활동으로 신앙을 다시 찾았던 한 신입생은 복사를 서다 은총을 가득히 받고 있다는 느낌에 미사시간 내내 기쁨의 눈물을 흘려, 다른 복사 단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이처럼 습관적으로 본당에서 주일미사만 봉헌하던 친구들이 복사단 활동을 통해 미사와 전례의 중요성을 느끼고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 보기도 한다.

 

대학생활의 꽃은 동아리 활동이라고들 한다. 복사단 학생들 역시 종교와 관계없는 여러 사(私)동아리 활동을 잠깐씩 해 보았지만, 복사단과 비교했을 때 별 의미가 없었다고 한다. 여느 동아리 못지 않게 선후배간의 정도 돈독할 뿐더러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동시에 신앙도 단단해지니 보람도 크다.

 

개강미사를 비롯한 큰 미사 때는 미사전례를 서로 하려고 눈치를 살피기도 하고, M.T.를 통해 젊음의 끼를 발산하기도 하는 풋풋한 대학생들로 구성된 대구가톨릭대학교 복사단. “성전에서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복사단이 되길 희망”한다는 채정협(예로니모) 단장의 말처럼, 앞으로 복사단이 학원 내 많은 젊은이들을 하느님 사랑에로 이끄는 복음화 물결에 앞장서길 바란다. 또한 우리 교회의 젊은이들도 전례 봉사에 대한 의식의 변화와 함께 좀더 적극적으로 전례에 참여하길 기대해본다.

 

■ 복사단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cathol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