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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주머니
제구(祭具)를 축성(祝聖)하는 이유는?


이용호 (가브리엘)·본지 주간

전례 때 사용하는 물건이나 도구 중에서 특별히 성작과 성합의 경우는 성체와 성혈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것과 별도로 구별해서 사용한다. 물론 예수님 시대에 음식을 담았던 서민들의 생활 식기류는 값비싼 금속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음식을 담는 그릇을 전례에도 그냥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음식을 담아 먹던 그릇을 전례 때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바로 거룩한 전례를 통하여 빵과 포도주가 축성되고 주님의 살과 피, 즉 성체와 성혈로 변화되기 때문에 전례에 사용하는 도구들은 선별해서 전례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이다.

요즈음 지방이나 지역에 따라 제구로 사용하는 것 중에 목기(나무)류나 도자기, 토기류를 간혹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전례용은 그 용도를 전례용으로 제한하여 일상적인 음식이나 주류를 먹고 마실 때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제구들을 축성하는 것은 거룩한 예배나 전례 때에만 사용하도록 선별하고 구별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일상 안에서 전례와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들 중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십자가나 묵주 등을 사용하기 전에 축성을 받는다. 또 개인 자동차나 가게나 집도 사용하는 사람이 용도대로 잘 선용할 수 있도록 축성을 받는다.

 

특정한 건물(성전, 가게, 집 등)이나 물건(성상, 성화, 묵주, 십자가 등)들도 선별하고 축성하는데, 교회는 이런 축성을 통하여 우리가 성사에 준(準)하는 성사로서 성사생활을 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준성사는 7성사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성사생활에 큰 도움을 주는 성사로 묵주나 십자가의 방사(放赦)나 집, 차, 건물들의 축성(祝聖) 등이 여기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