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봉헌 생활의 날) : 루카 2,22-40 (또는 루카 2,22-32)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2장 22-40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22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23 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24 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25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26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27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28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29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30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31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32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33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
34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35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36 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37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38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39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40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의 부모가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친 이유는 무엇입니까? (23절)
- 아기의 부모가 바친 제물은 무엇입니까? (24절)
- 시메온은 어떤 사람으로 묘사됩니까? (25절)
- 성령께서 시메온에게 알려 주신 말씀은 무엇입니까? (26절)
- 시메온은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어떻게 하느님을 찬미합니까? (29절-32절)
- 시메온은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아기에 대해 무엇이라고 예언합니까? (34절)
- 한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36절-37절)
- 시메온과 한나는 무엇을 기다렸습니까? (38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오늘 2월 2일은 주님 성탄 대축일로부터 40일째 되는 날입니다. 교회는 이렇게 40일 만에 주님의 성탄(聖誕)과 공현(公現)을 마감하고, 아기 예수님을 주님께 바친 것을 기념하는 주님 봉헌 축일을 지내며 모든 봉헌 생활자를 기억하며 기도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복음은 아기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봉헌되실 때의 일을 전합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장자는 하느님께 봉헌되어야 했습니다.(탈출 13,2.11-16) 그들이 하느님의 소유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루카복음은 이 봉헌 예절을 부모의 정결례(2,22ㄱ.24; 레위 12,1-8 참조) 수행과 연관지으며, 아기 예수님께서 부모에 의해서 주님께 바쳐졌음을(루카 2,22 ㄴ-23) 강조합니다. 곧 가난한 마리아와 요셉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는 행위 중에 아기 예수님도 하느님께 봉헌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부모의 역할을 부각시키고자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가장 먼저 우리들에게 아기 부모의 삶을 생각해 보게 하며,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부모인지, 또한 부모로서 얼마나 자녀들이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안내하며 봉헌하고 있는지 성찰 해 보게 합니다.
아기 예수님의 가족은 하느님의 집인 성전에서 시메온이라는 사람과 여(女)예언자 한나를 만납니다. 이들과의 만남으로 예수님께서 행하시고 겪으실 일들이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시메온은 의롭고 독실하게 이스라엘이 위로를 받을 때를 기다리는 사람이었다고 설명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로할 분이심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며, 우리도 시메온처럼 의롭고 독실하게 주님을 기다릴 수 있다면 그분의 위로가 우리에게 당도할 것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시메온이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와 예수님을 만났음은 이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일이었음을 은연 중에 드러내며, 우리 삶을 이끄시는 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맡기도록 안내합니다. 이 시메온의 찬미가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주시는 구원자, 주님의 그리스도로 세상에 선포되며, 특별히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영혼이 칼에 꿰찔릴 것이라는 인고의 예언이 전해집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아기의 이야기를 전하는 한나의 이야기로 성전에서의 만남이 마감됩니다.
오늘 아기 예수님의 봉헌식은 사람들에게 위로(25절)와 구원(30-31절)을, 이스라엘에게는 영광(32절)을, 그리고 예루살렘에게는 속량(38절)을 선포하며, 다른 민족들을 위로와 구원으로 초대하는 계시(32절)가 됩니다. 이 봉헌 예절이 하느님의 법을 따르려는 그 부모의 행동으로 이루어졌음을 기억합시다. 우리가 그 부모들의 모범을 기억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의 자녀들도 세상 속에서 위로와 하느님의 영광을 전하는 삶에 보다 가깝게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신 성모님처럼 우리도 삶 안에서 하느님께 봉헌하고 이웃들에게 나눌 것에는 무엇이 있을지 묵상해 보며 실천하도록 합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210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2월 9일 연중 제5주일 : 마태오 5,13-16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태오복음 5장 13-16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15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16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은 제자들인 우리들을 어떤 존재로 비유하십니까? (13절, 14절)
- 소금이 쓸모없어지면 어떻게 됩니까? (13절)
- 등불을 등경 위에 놓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15절)
-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무엇입니까?(16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산상설교를 시작하신 예수님께서 행복에 관한 아홉 가지 가르침을 주신 후(마태 5,3-12), 주변에 모인 제자들에게 계속해서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라.’는 가르침을 오늘 복음을 통해 주십니다.
소금의 비유는 마르코복음 9장 50절과 루카복음 14장 34-35절에서도 전해지지만 오늘 마태오복음에서는 제자들을 빛으로 비유하는 것이 추가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단순한 소금과 단순한 빛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세상의’라는 말씀을 추가하며 ‘세상의’ 소금과 ‘세상의’ 빛이라고 선포하시며 ‘세상 속에서’ 그 역할을 하며 사는 것이 당신의 참 제자임을 강조하십니다.
인간의 삶에 필수품인 소금. 하지만 그것이 그냥 홀로 존재할 때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소금은 그것이 어느 곳에 첨가될 때 제 몫을 할 수 있으며 비로소 소금의 의미가 생성됩니다. 그래서 ‘너희는 소금이다.’라고 하지 않으시고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하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제자라는 소금은 세상 속에 녹아들 때 그 의미가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한 제자들을 세상의 빛이라고 하시며 그 빛이 ‘착한 행실’이라고 부연하십니다. 착한 행실, 곧 ‘착하다’는 것은 그 정의에 있어서 많은 것을 포함하는 말입니다. ‘착하다’는 말이 착해서 당하기만 하고 산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포함하고 있으며 ‘정의로움’과 ‘올곧음’도 담고 있는 말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 “착한 행실”(5,16)이라는 그리스말은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여인의 행동을 예수님께서 칭찬하실 때 한 번 더 사용되었는데 “좋은 일”(26,10)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여인의 이 좋은 일, 곧 착한 행실에는 용기와 희생이 필요했습니다. 여인이 지녔던 용기와 희생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우리의 착한 행실이 빛이 되어 세상을 비출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쓸모를 따지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합니다. 모든 것을 안아 주실 것 같은 예수님을 생각하면 모질게 보이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 예수님께서는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13절)라고 하시며 제자들에게 ‘제자의 맛’이 무엇인지 성찰해보게 합니다. … 제 맛을 찾기보다는 제 멋을 찾아 사는 것이 돋보이는 시대에 제 멋을 쫓다가 제 맛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우리들이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제자들은 내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해야 합니다. 내 인기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는 제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나는 그런 제자인지 돌아보는 한 주간을 만들어 봅시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 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나의 인생에서 어두움 가운데 빛이 되어준 사람이 있는지, 혹은 내가 작은 빛이 되어주려고 노력했던 경험이 있는지 묵상해보고 나누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421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2월 16일 연중 제6주일 : 마태오 5,17-37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태오복음 5장 17-37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2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1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23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25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26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27 ‘간음해서는 안 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8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29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30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31 ‘자기 아내를 버리는 자는 그 여자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3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버림받은 여자와 혼인하는 자도 간음하는 것이다.
33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네가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려라.’ 하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또 들었다.
3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하느님의 옥좌이기 때문이다.
35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그분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위대하신 임금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36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네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37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예언서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십니까? (17절-18절)
- 하늘나라에서 작은 사람과 큰 사람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19절)
- 예수님께서는 옛 율법 가운데 어떤 것들을 예로 들고 계십니까? (21절, 27절, 31절, 33절)
- 각각의 옛 율법에 대한 예수님의 요구는 무엇입니까? (22-24절, 25-26절, 28-30절, 34-37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지난 주일 복음에 이어서 마태오가 전하는 산상 설교의 후반부가 선포됩니다. 이곳에서 예수님께서 율법의 완성자요 참된 해석자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유다인들에게 토라/율법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으로 하느님만이 손을 대실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곳에서 십계명 두 가지와 율법 가운데 몇 가지를 새롭게 고쳐 해석해 주시며 당신 자신께서 그와 같은 권위를 지닌 분이심을, 곧 하느님과 같은 분이심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말씀의 틀은 “… 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라는 것입니다.(5,21-22. 27-28. 31-32. 33-34참조) 이 말씀을 통해 옛 가르침은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더욱 합당하게 재해석되고 완성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옛 가르침인 유다교의 외연을 넘어서는 새 이스라엘인 당신 교회(16,18 참조)로서 하느님의 가르침에 보다 명확하고 근본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끄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가르침의 근원적인 이유를 생각하게 하시며 이렇게 당부하시는 듯합니다. ‘화를 내지 마라. 그 화가 사람을 죽이지 못하도록 먼저 화해하여라.(하느님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음욕을 품고 여성을 바라보지 마라. 성(性)은 그 사람 전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내를 버리지 마라. 사람은 물건이 아니며 사람이 사람 위에 있지 않다. 아내든 남편이든 똑같은 하느님의 자녀이다./ 하느님을 이용하려 맹세하지 말고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여라.’
산상 설교를 전하는 오늘 복음은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으로 살아가는 우리 천주교 신자들이 꼭 기억해야 할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구약의 인간적인 가르침들을 넘어 그분의 뜻에 보다 분명하게 순종하는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5,45 참조)로서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48절)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이 새로운 가르침을 기억하고 살면서 하느님 앞에서 안다는 율법학자들과 잘났다는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넘어서는 큰 사람이 되어봅시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 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는 계명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게 됩니다. 교회가 전해주는 계명을 삶에서 실천하며 느낀 행복을 함께 나누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64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2월 23일 연중 제7주일 : 마태오 5,38-48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태오복음 5장 38-48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8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39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40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41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42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43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4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45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46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47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옛 율법의 어떤 부분을 말씀하고 계십니까? (38절)
- 예수님께서는 오른뺨을 치는 이에게, 재판에 걸어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는 자에게, 달라는 자와 꾸려는 자에게 어떻게 하라고 하십니까? (39절-42절)
- 예수님께서는 원수와 박해하는 자들을 어떻게 대하라고 하십니까? (44절)
- 아버지께서는 당신 자녀들에게 무엇을 주십니까? (45절)
-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까? (48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오늘 복음도 지난 주일 복음에 이어 계속되는 복음입니다. 예수님께는 당신 자신을 율법의 완성자요 참된 해석자로 계시하기 위해 “…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5,38-39. 43-44)라는 형식의 말씀을 계속해서 사용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으로 구약의 가르침을 새롭게 완성하는 신약의 가르침을 선포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이 가르침들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하늘의 아버지께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라.’는 말씀을 담고 있습니다.
구약에서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9,2)고 모세를 통해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루카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마태오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5,48)고 가르치십니다. 구약의 거룩한 사람이 신약에서는 자비롭고 완전한 사람으로 다시 설명되지만 하느님을 닮게 만들어진 사람(창세 1,26-27)이 하느님을 닮아서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모두 같은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완전한 사람은 우선적으로 - 선인과 악인, 의인과 죄인, 그리고 좋아하는 이와 싫어하는 이로 사람을 구분하고 나누어 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 원수까지 사랑하고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서까지도 기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마태 5,44-45 참조)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인간적인 눈을 넘어서 하느님의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눈으로, 모든 사람들을 자녀로 바라보는 그분의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도 하느님처럼 완전해지는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자신들이 하느님의 자녀임을 모르는 불쌍한 이들임을 안타까워하며 그들을 바라볼 때 우리는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완전한 사람이 되는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대상에 한계를 긋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그어 놓은 한계를 지적하며 그것을 수정하고자 하십니다. 부족한 우리들이 덜 아프고 더 편하기 위해서 그어 놓은 그 한계를 극복하며 나아갑시다. 십자가에서 세상을 용서하신(루카 23,34) 당신의 사랑을 우리도 깨달아 행할 수 있기를 바라시며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마태 5,45) … 우리가 당신을 닮아 완전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을 기억하며 한 주간을 살아갑시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 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미움이나 증오로 대했던 사람을 새롭게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경험을 나누어 보고, 지금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다함께 주모경을 세 번 바칩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461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 니다.
* 그동안 ‘말씀길잡이’에서 유익한 복음 묵상을 써 주신 황하철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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