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저는 현재 제1군단 성요셉(1군단)성당에서 사목하고 있는 한승호 베드로 신부입니다. 이렇게 <빛> 잡지를 통해서 군종신부와 수도자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2013년 12월 27일에 사제로 서품되어 구미 원평성당과 대구 월성성당 보좌를 마치고 2017년 4월 26일에 군종교구로 파견되어 군종신부로 지낸 지 3년이 되어갑니다.
여러분은 ‘군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드시나요? 사람마다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데, ‘군종’이란 장병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군의 정신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된 군대 조직의 한 병과입니다. 현재는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이렇게 네 개 종파의 성직자들이 군대에 파견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군종신부들은 서품을 받기 전에는 병사로, 서품 후에는 장교로 군대에 두 번 입대하게 됩니다. 물론 저 역시 병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지 10년이 되던 해에 군종신부가 되기 위해 충북 괴산에 있는 학생군사학교에 입대해서 군종장교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2017년 6월 30일에 각 교구에서 파견된 19명의 신부님과 함께 군종장교로 임관하였습니다.
임관 후 저의 첫 임지는 가평에 있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소속 군종교구 맹호성당(2017. 7. 7~2019. 7. 4)입니다. 첫 본당에 대한 설렘과 떨리는 마음으로 차에 짐을 가득 싣고 대구를 떠났습니다. 한적한 시골 동네에 있는 맹호성당은 13가구의 군인가족과 90여 명의 병사, 그리고 20명 정도의 일반 신자가 나오는, 생각보다 많은 신자들과 병사들이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본당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현재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제1군단 소속 군종교구 성요셉(1군단)성당(2019. 7. 4~현재)에서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현 본당은 22가구의 군인가족과 70여 명의 병사가 주일 미사에 참례합니다. 1981년에 군인극장을 개조해 증축한 성당은 시설이 노후화되어 올해 새로운 부지에 새 성전 건축을 시작합니다. 특별히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어느덧 3년 정도 군종신부로 살아가다보니 군종신부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본당에서는 주임신부로서 사목을 하면서 사무장과 수녀님의 역할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대에는 힘들고 어려울 때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간부들과 병사들, 또한 훈련 때 위문을 기다리는 이들까지 사제를 찾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평상시 부대 운영에 있어서 사생관 교육 및 인성 교육이 군종장교들의 몫이기 때문에 군종신부를 비롯한 군종장교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군종신부가 되기 전에는 이러한 것들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막상 군대에 와서 군종신부로 살아보니 법사, 목사들과는 달리 군종신부 혼자서 다수의 부대와 부대원들을 상대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군 생활을 하면서 어떤 병사들은 군종신부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전역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법사와 목사들은 규모가 작은 부대에도 파견되어 있어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군에서는 사제가 그만큼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런 다양한 활동 속에서 군종신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후원과 관심 덕분에 성탄과 부활, 그리고 훈련기간에 다양한 위문 활동을 할 수 있었고, 병사들과 성당을 찾는 이들에게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군에서는 장병 한사람 한사람에게 주어지는 임무와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예전보다 짧아진 군 생활기간 동안 전장에서 필요한 군인으로 만들기 위해 그만큼 강한 체력과 임무숙지, 행동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힘든 부분도 많습니다. 군종신부는 그런 이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 주고 함께하는 동반자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군종교구 안에서도 대구대교구 신부들은 사제로서, 그리고 군종장교로서 잘 사는 신부라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모두가 부족하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대구대교구의 지원을 믿고 그만큼 기쁘고 떳떳하게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벌써 2월이 되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을 때쯤에는 제가 있는 본당의 새 성전 건립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올 한 해 새 성전 건립과 함께 군종사제로서 바쁘게 살아갈 것 같습니다.
언제나 저희 군종신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도움주시는 후원회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 글을 통해 군 사목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작은 정성이 군종신부들과 장병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군사목을 통해 많은 젊은이들이 주님을 찾고 위로를 얻으며 기쁨을 누릴 수 있길 기도하며 함께하는 군종신부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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