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천주교대구대교구 사회복지 신년교례회가 1월 11일(토) 오후 3시부터 거행된 이날,‘올해의 카리타스인’ 상을 수상한 김유태(베드로, 매호성당) 수상자. 20년 넘게 사회복지분야에서 활동하면서 교구본당사회복지협의회(이하 교구본당협) 회장을 역임한 김유태 전임회장을 만나 봉사활동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직장관계로 가족과 떨어져 타 지역에서 주말부부로 살던 김유태 전임회장은 자신보다 먼저 세례를 받은 아내와 두 딸과 함께 비신자로 매주 미사에 참례하며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그 뒤 예비신자 교리반에 등록을 하고 1991년 두산성당에서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가정을 이뤘다. 이후 조용히 신앙생활을 해오던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2000년도부터 매호성당 인근에서 외식사업을 하게 되면서 교적도 매호성당으로 옮기게 됐고 매호성당 사회복지회의 권유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본당의 사회복지회로부터 본당 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반찬봉사를 해 줄 수 있겠냐는 제의를 받고 망설임없이 수락하고는 15가구에서 많게는 20가구의 밥과 반찬을 매주 한 번씩 전달했다는 김유태 전임회장은 “당시 직원 40여 명이 일하는 대형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밥과 반찬이 늘 준비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 후 그는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복지법인 청소년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루도비꼬집 원생과 직원, 아동보육시설 성림원 원생과 직원 등 매월 한 차례씩 50여 명을 식당으로 초대하여 2007년 식당을 그만둘 무렵까지 5~6년 동안 불고기파티를 열어주는 등 기회가 닿는 대로 아낌없는 나눔을 실천했다. 또 식당을 운영하는 동안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서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 온 그에게 잊히지 않는 만남이 하나 있다고 했다. 식당을 개업하고 한두 해 지났을 무렵의 어느 겨울이었고 그날 따라 살을 에는 듯 몹시 추운 날이라고 기억하는 김유태 전임회장은 남루한 차림의 할머니 한 분이 식당 문 앞에서 서성대는 걸 봤다고 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나가보니 그 할머니는 “젊은 양반, 나 밥 한 그릇하고 된장국 좀 주지 않겠나? 너무 배가 고파서….” 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래서 얼른 식당으로 모시고는 따뜻한 밥과 국, 불고기를 맛있게 대접해드리고는 할머니가 떠나신 뒤에 직원들에게 “내가 있든 없든 언제든지 그 할머니가 오시면 따뜻한 밥과 맛있는 불고기를 잘 차려드려라.”고 당부까지 했다. “그 후로도 할머니는 간간이 오셔서 식사를 하고 가시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만남이었고 저에게는 천사와도 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기억했다. 계속해서 그는 “사람은 누구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정받기를 원하고 그 존엄성을 존중해줄 때 지적장애인이든 고아든 홀몸어르신이든 소외계층이든 그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다.”며 “가난하다고 해서 존엄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했다.
사회에서는 수성구의원으로 사회복지회 위원 2년, 위원장으로 2년간 활동하기도 한 그는 무엇보다 지난 20여 년 동안 교회공동체를 위해 적극적으로 복지활동에 앞장서면서 매호성당 사회복지위원장직을 14년간 수행하며 어려운 이웃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상황을 대변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본당사회복지활동에 부정적인 신자들에게는 이웃의 아픔을 돌아볼 수 있게끔 직접 모시고 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도와드릴 수 있도록 동참시키기도 했다.
또 2대리구 본당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역임하면서는 2대리구 내 시내지역 본당과 시외지역 본당 연계사업인 “시외지역 본당물품지원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역별 의견을 모으고 본당 간 동참을 유도하여 실시할 수 있게 했다. 특히 2대리구 시내 본당의 명절 선물세트 등을 모아 시외지역 본당에 전달함으로써 재정적으로 열악한 시외지역 본당의 사회복지활성화에 기여해왔는데 이 활동은 현재까지 2대리구 특화사업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교구 본당협의회 회장직을 4년(2016.1~2019.12)동안 역임하면서 대리구와 교구간의 소통을 위해 노력했고 교구가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며 활동해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카리타스인 상을 수상한 김유태 전임회장은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상황에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일에 관심을 갖고 다가갔을 뿐”이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제 교구 본당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내려놓고 조금 더 자유롭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김유태 전임회장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 비장애인의 벽을 허물고 장애인을 장애인이 아닌 한 인격체로 따뜻하게 대해줄 때 비로소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매순간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어려운 이들과 함께함으로써 봉사가 이제는 삶의 한 부분이 된 김유태 교구본당협 전임회장의 또 다른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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