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책과 씨름하고 피로와 싸우고 온갖 달콤한 유혹으로부터 버텨야만 하는 어린 학생들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한결같은 소망은 정신집중이 잘 되고 암기력이 좋아지며, 피로하지도 않고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게 하는 비결을 찾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비결은 결코 멀리 있지 않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삶의 이치 속에 숨어 있을 따름입니다. 조금만 더 알아두면 학생과 부모 모두 편안한 학기가 될 수 있습니다.
1) 두한족열(頭寒足熱)
정신집중을 하고 오랜 시간 공부를 하면 머리쪽으로 많은 혈액의 공급과 함께 열 기운도 몰리게 됩니다.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흔히 머리가 띵하게 아프고 뒷골이 당기거나 머릿속이 지끈지끈하게 골치아픈 증상, 눈이 침침하고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입이 마르는 느낌, 하품이 나며 귀가 멍한 느낌 등의 열증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뇌기능에 과부하가 걸렸다는 신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비록 오랜 시간 앉아서 열심히 책을 보더라도 효과적인 능률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바로 뇌세포 기능 활성화에 필요한 청량한 기운과 맑은 혈액 및 산소가 부족한 탓입니다.
옛부터 선현들은 두한족열(頭寒足熱), 즉 손발과 배는 따뜻하게, 머리는 차게 하여야 두뇌가 좋아지고 건강해진다고 했습니다. 곧 적당한 휴식·맑은 공기의 흡입·충분한 영양흡수와 상열하한증(上熱下寒症)을 없애는 처방이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방법들로 뇌세포 기능을 활발하게 하여야 합니다.
2) 각탕법
42℃ 정도의 뜨거운 물을 찜통이나 욕조에 받아놓고 무릎 아래 장딴지까지 잠기도록 하여 30분에서 1시간 정도 발을 담궈 찜질을 합니다. 그러면 하지근육 이완과 함께 발과 종아리의 혈관이 확장되며 정맥순환이 잘 되어 심장의 부담을 덜어주게 되고, 전신의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피로회복과 더불어 머리를 맑게 할 수가 있습니다. 동시에 뒷목 부위에 냉찜질과 온찜질을 교대로 해주면 후두부 근육긴장을 풀어주며, 뇌혈류량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어 뇌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3) 식생활
규칙적이며 편식없는 고른 영양섭취를 충분히 하도록 하고, 특히 아침식사는 거르지 말고 꼭 먹도록 합니다.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뇌기능에 필요한 포도당이 함유된 맑은 혈액생성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혈액순환에 필요한 에너지(氣) 생산 또한 지연되는 까닭에 오전 내내 비정상적인 생체리듬 속에 노곤하거나 멍한 상태로 비효율적인 공부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침대용식으로 유기·친환경 농법으로 생산된 생식(生食)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야식은 허기만 면할 정도로 가볍게 먹는 것이 좋고, 기름진 음식이나 라면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은 오히려 두뇌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4) 지압
주먹을 살짝 쥐어 셋째, 넷째 손가락 끝이 손바닥과 맞닿는 부분인 ‘노궁’이라는 혈자리를 찾아서 엄지나 볼펜 등으로 꾹꾹 눌러주거나, 뒷목 양쪽의 움푹 들어간 ‘풍지’란 곳을 둘째, 셋째 손가락으로 지압을 해주면 좋습니다. 또한 손바닥으로 측두부를 교대로 툭툭 치거나 주먹을 쥐고 뒷머리부위를 가볍게 두드려 주어도 머리를 맑게 할 수 있으며, 손가락 끝을 세워서 머리두피 전체를 콕콕 두드려 주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가운데 손가락 끝과 엄지발가락의 아래바닥 부위를 고루 지압을 해주어도 좋은 청뇌 효과를 볼 수가 있습니다.
5) 운동
운동은 대량의 산소흡입과 혈액순환 촉진으로 청뇌 효과와 더불어 기억력 증진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심한 운동은 피로물질을 축적시켜 건망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어깨나 목에 울혈이 있으면 주변 근육이 굳어지기 때문에 목과 어깨·팔 운동으로 뭉쳐져 있는 경혈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두뇌피로를 풀고 효과적인 집중력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맨손체조·명상·음악감상·요가·복식호흡(단전호흡) 등의 보다 적절한 이완요법이 필요하며,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항상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도록 합니다.
6) 자세
학생들은 장시간 의자에 앉아 생활하게 되므로 목과 척추에 무리를 주어 만성피로로 발전하게 됩니다. 척추자세는 신체건강뿐 아니라 두뇌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자세가 바르고 등줄기가 곧을수록 두뇌활동은 더 좋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자세가 나빠서 등이나 목이 비뚤어져 있으면, 혈행이 나빠지고 허혈증상으로 하품을 자주 하게 되고 정신집중이 잘 되지 않게 됩니다. 만일 공부를 하다가 하품이 자주 나온다면 뒷머리 지압을 하고 등줄기를 똑바로 편 다음 기지개를 펴도록 하여 산소 흡입량을 늘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의자는 자기체형에 맞는 것을 사용하도록 하고 양무릎 사이를 주먹 하나만큼 벌리고서 벨트로 양무릎을 묶어서 고정시켜주면 골반이 안정되며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피로를 줄일 수 있습니다.
7) 약제
머릿속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뇌기능을 촉진시키는 데는 ‘청뇌탕(淸腦湯)’, 비위가 허약하며 신경이 민감한 경우에는 ‘귀비탕’, 불안초조와 가슴 두근거림이 많고 불면증이 있으면 ‘온담탕’, 뇌를 건강하게(健腦) 하고 지혜를 도우며 심신을 함께 보하는 데는 ‘천왕보심단’, 체력보강을 하면서 뇌기능 개선으로 정신을 맑게 하는 ‘경옥고’ 등을 상용하기도 합니다.
뇌수를 보하고 지혜를 더해주는 약으로는 호두와 잣·검은 참깨·들깨·마(산약)·영지 등이 있으며, 원지·석창포·백복신은 심기(心氣)를 보하고 정신을 편안하게 하며 뜻을 굳건히 하고 기억력을 좋게하는 효력이 있으며, 눈의 피로와 머리의 풍열을 내려주는 데는 결명자·구기자·국화꽃·모려(전복껍질) 등을 쓰고, 꿀과 대추는 오장을 편하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약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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