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아름다워라. 가난한 내 맘에 한없이 샘솟는 정결한 사랑....”으로 시작되는 ‘태양의 찬가’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지은 시에 곡을 붙인 노래이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때문에 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하고 동물을 사랑하여 이 세상 모든 피조물에게도 사람과 같이 인격을 부여하여 그 스스로 친히 형제·자매로 부른 성인. 복음을 살기 위해 청빈과 겸손의 덕을 좇아 한평생 주님 앞에 가장 낮은 자세로 살았던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따라 살아가려는 이들의 신심단체가 바로 재속프란치스코회(지도신부 : 김인규 토비아, 회장 : 정한성 요셉)이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프란치스코회로 불리는 남자수도회인 1회와 글라라봉쇄수녀회로 불리는 여자수도회인 2회 그리고 세상 안에서 완덕을 닦으려는 교구 사제와 평신도들을 위한 3회인 형제·자매회, 즉 재속프란치스코회를 설립하였다. 따라서 1, 2, 3회 모두 서로 유기적인 관계 안에서 친교를 이루면서도 각각 독립적인 위치에서 완덕을 향해 나아간다.
프란치스코회
프란치스코회는 1209년 4월 16일 교황 인노첸시오 3세에 의하여 승인된 <작은 형제의 수도회>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 의해 창립된 탁발수도회이다. 거룩한 복음에 따른 청빈정신을 주창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널리 전파하고 있는 프란치스코회는 현재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카푸친 형제회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들 수도회 모두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따라 청빈과 겸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재속프란치스코회
재속프란치스코회는 재속(在俗)의 신분을 바꾸지 않으면서 부르심을 받은 상황, 즉 가정과 직장, 사회 안에서 완덕의 길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이 실현하고자 하는 모든 이상은 형제회 공동체, 형제회 생활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형제회 공동체의 생활에서 가장 밑바탕이 되는 덕성이 바로 복음에 따른 ‘형제애’와 ‘작음’이다. 형제애는 사랑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사랑에서 비롯되는 성인의 영성으로, ‘작음’ 역시 주님의 육화(肉化)의 신비와 성체께 대한 사랑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성인은 형제회의 명칭 앞에 ‘작은’이라는 형용사를 덧붙여, 작은형제회로 불려지기를 원했으며 형제들이 진정으로 더 작은 자가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성인이 이렇듯 ‘작음’의 의미를 강조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작음’의 가장 완전한 모델로서, 프란치스칸들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그 발자취를 따르는 이들이다. 따라서 작음의 덕성 안에는 사랑을 포함한 가난, 순종, 겸손, 자기비움, 희생 등의 온갖 덕이 모두 담겨져 있다.
형제라는 말이 너무 좋아서 재속프란치스코회를 따라나선 길이 어느새 20년이 훌쩍 지났다는 정한성(요셉) 회장. 그는 “항상 부끄럽고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끝까지 갈 수 있겠나?’하는 마음도 있지만, ‘예’라고 대답했으니 좋아도 가고, 싫어도 가고, 아파도 가고, 힘들어도 가야 하는 길입니다. 이 길을 따라서 산다면 프란치스코 성인을 닮게 되고, 하느님께로 향하는 지름길이 되는 거지요.”라며 프란치스칸으로서의 삶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복음의 삶을 살되, 항상 겸손과 순명으로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본받으며 이웃에게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삶을 사는 데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언제나 겸손과 사랑으로 묵묵히 그리고 조용하게 기도와 사랑을 실천하며, 교회에 순명하는 삶, 그것이 바로 그들이 추구하는 삶이라 하겠다.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현재 재속프란치스코회의 회원 수는 전국 약 10,000여 명으로, 그중 영남지구의 경우는 1,000여 명 정도. 입회 자격으로는 견진성사를 받은 가톨릭 신자 남녀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교육 과정은 지원기 1년, 입회기 1년, 유기서약 2년, 종신서약 순으로 이루어진다. 4년 동안의 교육이 끝나면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으로 인준받아 프란치스칸으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재속프란치스코회는 월례회와 정기적인 구역모임으로 나뉘어지는데, 대구지역 월례회의 경우 매월 첫째 주일에는 ‘안토니오형제회’, ‘엘리사벳형제회’, ‘루도비코형제회’, 둘째 주일에는 ‘레오형제회’, ‘루케시오형제회’, 첫째 주일 지난 월요일에는 ‘프란치스코회’가 정기모임을 갖는다. 월례회에서는 재속회원 각 개인들이 속한 반에서 프란치스코 영성을 배운다. 또 각 구역별, 본당별로 2-3개 구역으로 나누어 모임을 갖는 구역모임에서는 재속프란치스코회 지침서에 준한 대로 기도모임과 복음말씀 나누기로 모임을 이끌어 간다.
하느님 안에서의 작은 자
공동체나 형제회 생활에서 자신을 낮추고 꼴찌의 자리를 먼저 차지하는 ‘작음’의 덕성은 참으로 필요한 덕목이다. 작음의 덕성없이 형제애가 흐르는 공동체 생활이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형제회 생활에서는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고, 희생하고, 자기의 뜻을 먼저 포기하며 아픔과 고통을 감수해야 할 때가 많다. 이렇게 ‘작은 자’가 되지 못하면 형제회는 복음이 요구하는 공동체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고, 프란치스코 성인의 참된 제자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아시시의 유복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으면서도 철저히 청빈의 삶을 살았던 프란치스코 성인. 어느 날 성인이 산보하던 중 나병환자를 가슴에 안았을 때, 그 역겨웠던 냄새가 성인에게는 그 순간 꿀과도 같이 달콤하게 느껴졌다는 일화가 있다.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을 향한 성인의 낮아지고 낮아지는 작은 모습은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살아야 할 몫이며,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들이 지향하는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작은 모습, 그 작은 모습을 따라 살아가려고 불리움 받은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들, 그들은 복음의 삶을 통해 더욱 작아지고 가난해짐으로써 하느님 안에서 진정 자유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영남지구 재속프란치스코회
·대구 안토니오회 : 서철석 토마스 053-634-1792
·대구 엘리사벳회 : 박상자 헬레나 053-755-9632
·대구 루도비코회 : 최윤흥 토마스 053-357-6280
·대구 레오회 : 원정교 안젤라 053-752-7035
·대구 루케치오회 : 정해식 암브로시오 053-632-9203
·대구 프란치스코회 : 윤길자 아녜스 053-636-8893
·구미 베네딕도회 : 허영자 데레사 054-452-6062
·포항 프란치스코회 : 권정숙 글라라 054-247-5984
·경주 글라라회 : 정희영 글로틸다 054-775-9534
·문경 루케치오회 : 남무희 요셉 054-571-8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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