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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
글 편재영 데레사|김천평화성당 |
101살 아버지는 마른논에서
77살 아들은 진논에서 벼를 벤다
아들이 나르는 볏단을
차곡차곡 경운기에 쌓아올린 아버지
밧줄을 꼭 잡고
꼭대기에 동그마니 앉은 아버지
방한모에 도깨비바늘이 빽빽하다
아버지가 논바닥으로 떨어질라
조심조심하며
흔들거리는 경운기를 몰고
아들은 집으로 간다
아버지는 아들 같고
아들은 아버지 같다
아버지는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월사금을 내지 못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짓는 게 안쓰럽다
눈물이 맺힌다
아버지가 곁에 있어
든든한 아들
대대로 내려 온 가난이 싫었다
내 대에서 벗어나야겠다
결심하고
코로나 시대도 열심히 일했다
아버지와 아들
건강하고 부자가 되었다
손 모아 기도드렸다
하느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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