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제법 쌀쌀해진 아침공기를 느끼며 정문에서부터 이어진 은행나무 길을 따라 대구가톨릭대학교 교목처(교목처장 신부:이재수 시몬)로 향하였다. 교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성당, 그 안에 교목처가 자리하고 있다. 서서히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할 즈음, 교목처에서는 오늘도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경북 하양에 자리하고 있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이 대학 교목처의 특징은 신부 2명, 수녀 2명이 ‘사랑과 봉사’라는 건학 이념을 중심으로 교수, 교직원, 학생 구분없이 학교 사목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매년 3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서 예비신자를 모집하고 있고, 신입생들의 입학 시기가 다가오면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자기 소개서를 통하여 가톨릭에 관심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진다. 자발적인 관심을 가지고 모인 예비신자들인 만큼 교리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리공부는 일주일에 한시간, 수업 시간과 맞추어 내가 원하는 시간에 교리를 배울 수 있다. 때마침 우르르 몰려오는 학생들. 중간고사 기간인지라 방금 시험을 보고는 얼른 달려왔다면서 교목처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반가운 인사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그들의 얼굴에서 진정한 신앙의 기쁨을 알아가는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교수들은 예비신자 모집에 있어 학과별로 명단을 받아서 권고하며 관리하게 되고, 이런 기회를 통하여 새로 입학한 학생들은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교수와도 한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 그 밖에도 교수와 학생들은 성서 모임을 통하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교수들 역시 직접 성서를 강의한다. 이렇게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교수들 역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모두 같은 신자라는 생각에 신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고 있다. 교직원들 또한 월례미사와 레지오를 통하여 함께 모여 기도하고 서로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활동의 주인공은 단연 학생들이다. 17개 팀의 레지오 활동을 비롯하여, 9개 팀의 빠스카 모임, 그 밖에도 미사를 정성껏 봉헌하는 복사단, 성스럽고 아름다운 오르간 반주를 해주는 반주단, 교목처에서 일어나는 소식들과 더불어 신앙 안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는 ‘주춧돌’ 기자단. 그리고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인 성가대 ‘까리따스’와 멋진 연주와 멋진 음악을 전해주는 그룹 사운드 ‘S.O.L’등등. 물론 다른 과, 다른 학번이지만 신앙 안에서 하나되는 마음으로 모인 그들이다. 그러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매일 드리는 미사 봉헌을 위해 미리 준비하고, 성가를 좀더 아름답게 연주하기 위해 연습하며, 교목처에서 일어나는 소식들을 좀더 가깝게 전달하기 위해서 오늘도 바쁘게 보내고 있다. 그들 가운데에서도 밴드와 성가대 동아리는 모든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음악’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마음껏 살려 정기적으로 작은 음악회를 마련하여 신자, 비신자 할 것 없이 모두 하나되어 즐기고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그들은 이제 입학, 졸업, 개교 기념 행사 등 학교의 주요 행사들에 있어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지난 부활절에는 교목처 앞 마당에서 밴드의 멋진 연주로 지나가는 학생들의 발걸음을 멈춘 다음 학생들이 하나하나 정성껏 꾸민 달걀을 나누어주면서 부활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해주었다.
교목처장 이재수 신부는 이러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교목처 활동을 통하여 신앙 안에서 기쁘게 생활하는 것을 배우고, 자연스레 활동으로 이어져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였다. 더불어 “이런 모습들은 그들의 본당 활동에 바탕을 제공하고 있으며, 예비신자들에게는 새로운 신앙을 돕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고 하였다. 끝으로 “‘청년 복음화의 해’인 2006년. 성서 자체가 복음이라는 생각 안에 강론이나 강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성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좀더 노력할 것.”이라고 전하였다.
지금도 학교 발전과 학교의 신자, 비신자 구분없이 모든 이들을 위하여 기도문을 작성하고, 수업 시작에 기도문을 바치며 기도 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교목처. 물론 이런 모습들에 다양한 반응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가톨릭 인식의 변화를 위하여 오늘도 교목처에서는 정성껏 기도를 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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