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우리 천주교의 장례 풍습은 시신을 묻는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님 시대 이전부터 내려온 풍습입니다. 유다인들은 지금도 묘지를 만들어 시신을 안치하는 풍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조상들의 고유한 풍습을 답습하는 차원에서 시신을 안장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육신의 부활을 믿고 기다리는 의미때문에 이미 영혼이 떠나간 시신이라도 그 육신을 존중하여 모시고 있습니다. 종말에 부활할 것을 기다리는 부활 신앙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지요.
하지만 땅에 묻힌 육신은 부패하여 썩고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종말에 우리가 다시 부활하겠지만, 무덤에 묻힌 그 육신이 어떻게 재결합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육신이 묻힌 무덤에 영혼이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교회는 교회법으로 화장을 금하지 않고 있으며, 민족들의 문화 차이에 따라서 다소 다른 장례문화도 존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좁은 국토에 해마다 엄청난 자연이 훼손되는 장례문화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정 기간 매장 후, 납골당에 가족을 함께 모시는 것도 권장하고 있으며, 사정에 따라서는 화장하는 것 또한 금하지 않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