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시 맞이 하는 2002년을 앞두고 대주교님을 찾아 뵈었다.
<빛> 애독자들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와 더불어 교구장님의 새해 사목계획을 들어 본다.
현재 교구내 본당을 중심으로 소공동체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소공동체 활성화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또 신자들은 이 운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겠습니까?
신자는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들이며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키면서 남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신자로서 사는 한 소공동체를 자연스럽게 이루어야 합니다. 신자가 살고 있고 남을 사랑하고 있고 또 다른 신자가 살고 있고 남을 사랑하고 있고, 그리스도를 믿고 같은 신앙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사랑의 유대를 가지고 있고 그 사랑이 연결되어 있으면 소공동체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그러면 그것을 왜 그렇게 떠들썩하게 하느냐, 그것은 사랑의 유대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신자들의 삶은 공동체를 이루어서 사는 것이고, 소공동체 운동은 그것을 강조하는 운동입니다.
함께 모여서 일치의 삶을 사는 모습을 보면 기쁩니다. 본인들도 기쁘고 남이 볼 때도 기쁘고 부러움을 삽니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기교회의 모습처럼 서로 기뻐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런 살아있는 교회를 이루기 위해서 소공동체 운동을 펼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전망 역시 밝다고 생각합니다. 핵가족 시대에는 더더욱 함께 살아가는 모습들이 부족하므로 더불어 살아가는 소공동체 운동의 모습은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
내년에는 어린이 신앙대회 및 평신도 사도직 단체를 위한 대회를 개최한다고 들었습니다. 두 대회의 의의는 무엇인지, 대회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바라는 사항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요?
교구가 90년이 되고 앞으로 100년을 바라보고 사는데,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하는 일이 어린이가 잘 살아야 하는 일입니다. 신앙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어린이가 되어야 이 다음 100년 후에도 교회가 활발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됩니다. 어린이가 잘 살려면 어린이 교육이 우선 바뀌어야 하는데 심각한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린이가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모든 사람들이 합심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련한 행사가 바로 ‘어린이 신앙대회’입니다.
어린이 신앙대회에 참여하려면 먼저 가톨릭 기초 기도문(12단)을 다 외워야 합니다. 물론 저도 외우고 있는데 잘 안 외워져요. 옛날에 외운 기도문하고 달리 말마디가 다 바뀌었어요. 어릴 때 외운 기도문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살아가면서 급할 때 기도할 줄 아는 어린이가 되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평신도 사도직 단체를 위한 대회 이야긴데, 소공동체 운동을 하는데 있어 지역중심에 전혀 들어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남자 직장인들입니다. 이들은 지역공동체나 반모임에 따로 참석할 수 없으므로, 직장 안에서 사도직 단체를 이루어서 활동을 해야 하는, 또다른 형태의 소공동체입니다. 오래전부터 사도직 단체는 많이 있어 왔지만, 복음을 사는 만족할만한 형태의 모임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직장 사도직 단체를 활성화 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 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입니다.
내년에 교구내 여성위원회를 발족한다고 들었습니다. 여성위원회의 발족이 향후 여성들의 교회활동에 어떤 영향력을 가지게 될런지요?
본당에는 사목평의회가 있고 평신도 사도직 단체협의회가 있습니다. 그런데 평신도 사도직 단체 안에 남성 단체도 있고, 여성 단체도 있고, 혼성 단체도 있습니다. 평신도 사도직 단체라 하면 평협에 속하면 되지, 여성연합이라고 따로 떼어낼 필요가 없지요. 또 본당내 여성 단체에 소속된 여성들이 여러 가지 본당 일들을 관심있게 잘 하지만, 본당의 일을 하는 것과 여성 문제를 말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즉 여성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말이지요. 그러므로 여성 위원회가 생김으로써 교회 단체 안에서 자기들 스스로의 문제를 다룰 수도 있고, 나아가 함께 사는 우리 사회의 여성 문제도 교회에서 다룰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일을 할 사람은 누구인가, 본당에 있는 여성 전체 대표팀이라야 됩니다. 그래서 여성위원회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주교회의 사목위원회 안에도 여성소위원회가 있고 정부에도 여성부가 있습니다. 이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새해를 맞아 저희 <빛> 애독자들에게 따뜻한 말씀을 들려주셨으면 하는데요.
빛이 되십시오. 밝게 사십시오.
바쁘신 일정 중에도 시간을 허락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깊이 있는 말씀 고맙습니다. 주교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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