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요셉복지재단 이용인인 중증장애인 11명이 캐나다 캘거리 성안나성당의 교포 가정 초대로 캐나다 홈스테이에 도전한 소중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이런 경험이 비장애인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겠지만 우리 중증장애인들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로 직원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했습니다.
저희를 초대해 주신 마리아 자매님 가족이 캘거리에 도착해 긴장하고 있는 제짝인 이용인과 저를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그 순간 긴장이 풀리며 낯선 이국땅이 아닌 마치 한국에 있는 것처럼 편안해졌습니다. 마리아 자매님과 다니엘 형제님이 앞으로의 일정과 식사 등에 대해 안내하면서도 제짝인 이용인을 중심으로 천천히 질문하고 대답을 들으며 결정하는 것을 보고 그동안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들을 깨닫게 되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우리 모두는 서로 돕기 위해 태어났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성안나성당 신자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선입견과 편견이 없는 삶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마치 ‘틀린 사람’이 아닌 그저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임을 행동으로 말하는 듯 했습니다.

제짝인 이용인은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 사랑이 가득한 가족들의 집에서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조금씩 변화됐습니다. 평소 묻는 말에 “응”, “아니”로만 대답하던 모습에서 점차 밝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변하며 “이거 맛있다.”, “또 오고 싶다.” 등의 문장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성호경을 긋는 연습도 하고 “이제 할거야.”라며 계속 연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을 보며 카리타스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도움이 더 필요한 이용인들에게 자연스레 관심과 눈길이 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의 관심이 다른 곳을 향했을 때 제짝은 그사이 본인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했음을 오롯이 함께하자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카리타스를 실천하고 사랑이 충만한 사람들에 의해 변화하는 모습은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살면서 받은 크고 작은 호의들이 생각나며 저도 좀 더 친절하고 다정하게 나누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혼자서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온 것 갈지만 항상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었음을 느끼고 저도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안나성당 신자 분들, 특히 마리아 자매님과 다니엘 형제님, 봄, 동건, 동민, 연아, 그리고 우리 성요셉 가족 분들과 카리타스 안에서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캐나다 홈스테이는 중증장애 이용인들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었습니다. 출발 전부터 많은 걱정과 불안이 있었고 여행 중에도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있었지만 중증장애인에게도 더 넓은 세상을 볼 권리와 즐길 권리가 있다고 과감하게 도전해 주신 성요셉복지재단 상임이사 신부님과 성안나성당 주임신부님 및 신자 분들의 사랑실천 덕분에 우리 이용인들의 첫 장거리 해외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지난 여름은 우리 성요셉 이용인들과 직원들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주님의 평화가 함께하길 기도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안나의 집 김하종(빈첸시오) 신부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사랑은 …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므로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사랑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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