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함과 넉넉함이 있는 9월에 삼덕성당에서 젊은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풍성한 밤이 시작되었다. 이름 하여 ‘작은 음악회.’ 분기별로 개최되는 이 작은 음악회가 벌써 5회를 맞이하였다. 젊다는 것은 생동한다는 것이다. 우리네 가슴속에 있는 끼를 발산하고 그 발산에 사랑이 담겨있다면, 그것이 바로 청년 그리스도의 모상일 것이다.
작은 음악회는 제목처럼 참 작은 음악회이다. 네 팀이 각자 30분 정도의 작은 콘서트를 하면서 2시간 동안의 전체 공연으로 이루어지는 이 음악회는 삼덕성당의 행사도, 1대리구의 행사도 아닌 성가와 율동을 즐길 줄 아는 모든 이들의 잔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규모나 관객 수를 본다면 분명 작은 음악회인데, 공연이 진행되면서 하나 되어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모습은 결코 작지만은 않다. 마음껏 성가를 부르고 어색하지만 율동도 따라 하면서 멋진 공연을 다함께 만들어 가는 그런 음악회가 바로 작은 음악회이다.
생활성가의 보급과 발굴이라는 취지로 시작한 ‘대구대교구 청년 창작 생활성가 경연대회’(이하 청생경)를 준비하면서, 창작을 통한 경연대회이기에 생활성가의 발굴이라는 측면은 많은 열매를 맺었지만 보급이라는 측면에서는 너무도 앙상하기 그지없는 나뭇가지인 셈이다. 이렇게 매년 열리는 청생경에 참가하는 팀은 15팀 정도인데, 이들 중 예선심사를 통과한 8팀이 본선무대에서 경합하게 된다. 경연 대회이기에 경쟁은 어쩔 수 없지만 행사를 하기 전에는 일일 피정을 통한 참가자들 간의 친목도 도모하고 있다. 게다가 각기 다른 색깔의 생활성가를 준비해온 팀들을 보고 있으면 참 감사하는 마음까지 든다.
물론 창작이라는 활동이 얼마나 어려운 활동인가는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대회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창작된 생활성가가 많이 불려지고, 우리의 정감이 담뿍 담겨져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기를 항상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정작 청생경 때 한번 들은 성가는 직접 찾아가지 않는 한 들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운이 좋아 정기공연이라도 하는 팀이 있다면 들을 수 있겠지만 공연문화의 갈증은 그리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정기공연이라도 하려면 그 준비 또한 녹록하지가 않다. 직장인으로서 또는 학생으로서 본연의 생활을 마치고 저녁도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부랴부랴 공연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만만치 않은 예산 충당 또한 벅찬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정기공연을 준비하고 나면 ‘많이 와줄까?’하는 생각에 또 한번 고민을 하게 된다. 인지도가 있는 팀이든 없는 팀이든 똑같은 고민을 하게 되는 정기공연은 분명 공연하는 팀들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성당 청년들이 공연하는 곳에 티켓을 구입해서 관람하러 간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에, 생활성가의 보급이라는 측면은 쉽게 풀리지 않는 매듭인 셈이다.
이런 고민들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나의 대안으로 떠 오른 것이 바로 ‘작은 음악회’였다. 각 팀들은 연주를 준비하고 작은 음악회를 위해 모인 준비위원들은 공연행사를 준비해 2시간 동안의 공연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생활성가를 듣고 싶은 이들에게도 부르고 싶은 이들에게도 분명 축복이다. 공연을 하는 팀들은 이런 자리가 있어 마음껏 공연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 하고, 또 준비위원들은 드러나지 않는 이들이지만 공연장에서 느껴지는 흐뭇함에 매료되어 그것에 감사해 하며 늦은 밤까지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다. 공연을 관람하러 오신 분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생활성가를 함께 따라 부르며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님을 찬미하고 사랑을 외치며 감사함을 느낀다.
이렇듯 준비하는 자와 즐기는 자 모두가 감사함을 느낄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축복이 아니겠는가. 작지만 소담스런 무대가 있는 작은 음악회와 같은 행사가 더욱더 많이 생겨나길 바라면서, 묵묵히 준비해주는 준비위원들과 생활성가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주님의 평화가 항상 충만하기를 기도드린다. 예전에 자동차 광고에 등장했던 글귀를 인용해보며 작은 음악회의 끝없는 질주를 소망한다. “작은 음악, 큰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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