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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양금희(안젤라)
주님 안에서 하루를 돌아보는 삶


정리|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12월호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빛〉 잡지 500호 기념으로 경상북도청을 찾아 양금희(안젤라) 경상북도 경제부지사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가톨릭은 삶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제 삶의 모티브가 되는 신앙입니다. 〈빛〉 잡지에서 찾아 주셔서 영광이고, 특히 ‘500호’ 기념호에 인터뷰하게 된 것은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격려의 선물인 것 같습니다.

 

어떤 계기로 신앙을 갖게 되셨나요?

가끔 ‘내가 신앙인이 된 이유가 뭘까?’ 하고 생각해 보는데 ‘성당’에 대한 기억 중 하나가 떠오릅니다. 이모가 항상 저를 데리고 미사에 참례하셨는데 그때 보았던 미사 장면이 지금도 또렷하게 떠오르는 걸 보면 제 삶에 가톨릭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대모가 되어 준 친구는 평소에도 여러 가지로 배울 점이 많은데 모태신앙으로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모습이 그 친구를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교직생활을 하셨는데 그때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아직도 그 학생의 이름이 기억납니다. 결석이 잦아서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매일 학급일지를 써서 제게 확인받으라고 했습니다. 그 핑계로 매일 대화하면서 차츰 변화되던 그 학생이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교직생활을 하다가 결혼 후 두 아들을 낳고 시어머니의 도움으로 양육하던 중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10년 정도 경력단절이 됐습니다. 당시 심적으로 무척 힘들어하던 제게 신앙은 큰 힘이 됐습니다. 성당에서 많은 분과 교류하고 레지오 단장으로 봉사하면서 그 시기를 무사히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경력단절의 시기 동안 두 아들을 훌륭한 사회구성원으로 키워 내셨습니다. 어떤 어머니이신가요?

부모란 한없이 사랑을 주지만 과하면 오히려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습니다. 두 아들 루카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키웠던 때를 회상해 보면 그때 아이들과 제가 느꼈던 감정에 분명 다른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두 아들의 성장 과정에 제가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방해가 되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득 ‘하느님이 우리 인간에게 주시는 사랑과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사랑이 일치하는가?’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2019년에 정치생활을 시작하셨는데 어떤 활동이 가장 기억에 으시나요?

우리나라는 마약 관련 외에는 위장, 잠입 수사가 불가능한데 요즘 사회적으로 큰 문제인 딥페이크(deepfake)는 디지털 특성상 증거를 삭제해 버리면 복구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크 웹(dark web)에 접촉해 성범죄 관련 증거를 직접 수집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 경찰의 신분 위장 및 잠입 수사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동청소년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입법시켰습니다. 이제는 경찰이 신분 위장 및 잠입 수사로 체득한 증거를 법원 재판에 제출할 수 있습니다. 그 법이 제게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활동입니다.

 

지난 6월 3일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로 취임하시던 날, 취임식 대신 기업현장을 방문하셨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요즘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경제인 만큼 가장 큰 복지는 바로 ‘일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업활동을 도와 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무엇을 지원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및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십니다. 1100억 원 정도의 예산을 들인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는데 특히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계시나요?

이철우 경북도지사님께서 올해 2월에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신 후 이에 대한 100대 과제를 만들어 추진하고 계십니다. 그중 특히 ’아동 돌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회시스템 안에서 자체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돌봄의 제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몽골과 탄소배출권 사업을 진행하고 계시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계시나요? ('탄소배출권’이란 국가나 기업에서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양에서 그 이상을 배출하면 다른 곳에서 탄소배출권을 사와야 하고 그 이하를 배출하면 다른 곳으로 탄소배출권을 팔 수 있는 것으로 기업에 이윤도 남기면서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인 문제로 신재생에너지라 불리는 풍력이나 태양광을 전체적인 에너지원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몽골과 탄소배출권 사업은 우리나라 기업이 몽골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거기서 생산되는 태양광을 통해 생성된 탄소배출권을 경상북도나 기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단 직접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방 정부의 역할은 정책을 시행해서 정책의 수혜자나 소비자가 그 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입니다.

하루를 어떻게 마무리하시나요?

솔직히 고백하면 정치를 시작하면서 매일매일 오늘 한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는 않았는지, 오늘 한 행위가 정말 모두 선의였는지 되돌아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굉장히 많이 흔들리고, 초심을 잃게 되고, 열정도 식어 버립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제가 흔들리지 않고 제 나름의 길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지금 ‘정치인’이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정치인이 갖고 있는 권한이 온전히 타인을 위해 쓰일 때 드디어 좋은 사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제 마음의 바탕이, 정치하는 근원이 하느님의 뜻과 교회의 뜻에 일치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마다 자신이 가진 것 중에 남보다 나은 것이 분명 하나씩 있다고 생각하므로 그것을 서로 나누며 살아간다면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