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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소공동체를 찾아서 - 하양성당
우방3차아파트의 즐거운 복음나누기


김명숙(사비나) 본지 편집실장

3월의 꽃샘잎샘 추위에도 샛노란 산수유 꽃망울 톡톡 터지는 이른 봄날 저녁, 하양성당(주임:곽재진 베드로 신부) 우방3차아파트 소공동체 모임을 찾아갔다. 반장 혼자의 힘으로 모임을 이끌어 간다기보다 반원들 스스로 한마음이 되어 서로 돕고 챙기는 모습이 더 익숙하고 편안함으로 와 닿는 우방3차아파트 소공동체.

사실 우방3차아파트 소공동체는 진즉에 반모임을 해오던 반원들이 복음나누기를 위해 새로 만든 소공동체 모임이다. 평소 열심히 반모임에 참석해오던 정영배(시몬)·지영주(마리스텔라) 부부는 이전 본당에서의 복음나누기 경험을 되살려, 복음말씀을 좀더 깊이 읽고 묵상하자는 뜻을 반원들에게 내비쳤다. 반원들 역시 내심 생각은 하고 있었던 터라 흔쾌히 그 뜻을 받아들여 따로 2주에 한번, 수요일 저녁 9시로 모임을 정해두고 복음나누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지도 벌써 1년. 물론 월 1회 반모임 외에 2주 걸러 한번씩 소공동체 모임을 갖는 데 대한 부담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모임이 잘 이루어지는 이유로 반원들은 “복음나누기를 하면서 자기의 생활을 반성하고 서로에게 잘 해주려고 하고 또 남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행동으로 옮기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아서.”라고 털어놓는다. 모임에 참석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구역협의회 류시준(라파엘) 회장은 “주임신부님께서도 복음나누기를 장려하고, 또 저희들도 본당 공동체를 위해 조금이나마 누룩의 역할을 하자는 뜻으로 이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처음 복음나누기를 시작할 즈음에는 성경구절을 선택하여 읽고 묵상하는 부분에서 반원들이 비교적 힘들어했단다. 문제는 너무 긴 성경구절들을 선택하여 묵상하려다 보니 실제 자기 체험과의 연결이 쉽지 않았던 것. 이에 최정란(베로니카) 반장은 교구 소공동체 교육에서 배운 것을 모임에 접목시켜 반원들에게 짧은 성경 구절이나 낱말을 선택하여 묵상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해보았다. 결과는 만족할 만했다. 반원들의 어려움은 줄고 복음나누기는 한결 수월해져 즐거움이 더해갔다.

 

그 후로 반원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자연스러워지자 그예 친밀감까지 생겨 이제는 가족 같은 분위기로 모임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최정란 반장은 “짧은 구절을 간단하게 여러 번 읽다 보면 묵상거리를 찾는 것도 더 쉽고 더 강렬하게 전달된다.”고 귀띔해준다. 신자 부부인 경우에는 부부가 나란히 참석하는가 하면, 아직 복음나누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반원들은 견학 겸해서 함께 참석하고 있다. 마침 인근 반에서 왔다는 류 리디아 자매는 “복음나누기를 통하여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어 정답다.” 말로 소박한 기쁨을 드러냈다.    

 

“가정은 작은 교회”라는 본당 주임신부의 사목지침을 따라 소공동체 모임에 깊은 열의를 보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병자를 방문하고 기도하는 일도 더 잦아졌다는 우방3차아파트 소공동체 반원들. 개개인의 사는 모양새도 다양한 40-50대의 반원 10여 명이 정해진 시간에 언제나 그 자리에 모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선선히 끄집어낸다. 시간이 갈수록 반원들에게 소공동체 모임이 기다려지고 값지게 다가오는 건, 복음나누기를 통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좋은 모습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반원들 모두는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