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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일케 말해”
21세기 청소년이데아


노솔지 (남산여고1학년)

<21세기 청소년 이데아>는 새천년기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문화를 엿보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입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조하여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로 역사 속에 길이 빛날 커다란 업적을 이룩했다. 그러나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그들만의 언어’가 새로이 창조되었다. 90년대 초 PC통신 인구가 크게 늘면서, TV나 라디오 등 대중매체 속에서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언어에 청소년이 노출되면서 ‘특유한 언어’를 주고 받기 시작했다. 9월호 청소년 이데아에서는 청소년들이 주로 어떠한 언어를 사용하는지, 문제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며,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전하는 대중매체의 방향, 개선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은 그들만의 즐거운 생활

산업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면서 빠르게 변해 가는 시대의 흐름 만큼이나 청소년들이 쓰는 언어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대다수 기성 세대들은 이런 변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우리말의 고유한 문법 체계를 파괴하고, 기성세대와의 대화를 단절시키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우리들이 어떤 이유와 생각으로 은어나 속어를 사용하고 표현하는가를 청소년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어른들은 드물 것이다.

 

채팅의 경우,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타자를 치는 속도가 말을 하는 속도에 따라 가야 한다. 또,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친밀감을 높이고, 다음 이야기를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말들을 생략하고 핵심이 되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또한 마음에 드는 연예인을 쉽게 모방하는 청소년들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연예인들의 말을 흉내냄으로써 은어나 속어가 거침없이 청소년들에게 전달·흡수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서는 핸드폰을 이용해 문자를 주고받기도 하는데, 이때 글자수가 한정되어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산되었다. 이제는 은어나 속어를 모르고서는 의사소통에 장애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채팅 용어에는 ‘안냐세염(안녕하세요)’, ‘방가(반가워요)’, ‘어솨여(어서 오세요)’, ‘즐팅(즐겁게 채팅)’등이 있고, 은어나 속어의 예로는 ‘고딩/중딩(고등학생/중학생)’, ‘존나, 열라, 대따(매우)’, ‘쪽팔린다(창피하다)’, ‘깔(이성친구)’, ‘생까다(모른 척 하다)’, ‘간판(외모를 대표한다는 의미로 얼굴을 지칭)’을 들 수 있다. 청소년 상담 전문기관인 ‘청소년 대화의 광장’이 발표한 청소년의 언어 세계에 관한 보고서 내용에서도 볼 수 있듯 청소년들이 낱말을 축약해서 사용하다 보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은어나 속어는 더 빨리 신체부위, 감정 등에 걸쳐 두루 퍼지게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기존 문법의 틀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우리 고유의 규범과 질서를 파괴한다며 비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조금이나마 우리들의 언어 습관을 이해해보려는 어른들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시대가 변하면서 쉽게 생겨나고 전달되어지는 게 유행어의 속성인 만큼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은 그들만의 일종의 즐거움이며, 효과적 전달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부모님 가이드 - 자녀가 대화 중 은어나 속어 또는 욕을 할 때 이렇게 해 보세요>

1. 부모님은 절대 화를 내면 안 됩니다. 화를 내게 되면 아이들은 더 숨기게 되고 비밀을 만들죠.

2. 아이와 대화중 말을 자르거나 끊는 것 없이 끝까지 듣고 난 후, 호기심이 동한 것처럼 묻습니다. “대화 중에 ‘존나’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뜻이 뭔지 아니?”하면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 수 있으며 더불어 아이들의 심리상태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3. 아이가 대화 중 심한 욕을 할 때 부모님은 자신의 경험과 어릴 적 이야기를 해주며 이해시킵니다. 아이들마다 성격과 사고방식이 틀리기 때문에 비난하기보다는 왜 안 되는지의 이유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부연설명을 해줍니다. 또한 부모님들은 자녀의 친구관계를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친구가 적다거나 마음에 분노나 적대적인 감정이 많아서 자신도 모르게 은연 중에 언어로 표현하거나 폭력이라는 형태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으로 치유될 수 있습니다.

4. 청소년 상담기관 (053-629-1318, 02-573-6664)을 이용합니다. 부모님과의 대화가 소용이 없을 때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해결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