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공해도 많고 음식문화도 서구화되어 예전엔 별로 문제되지 않았던 질병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 중 하나가 ‘아토피’란 피부 알레르기 현상인데요, 피가 나도록 북북 긁어도 시원치 않아 하는 어린 자녀들 옆에서 애태우시는 어머니들을 볼 때면 늘 안타까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가 흔히 태열이라고 하는 아토피 피부염의 올바른 관리법에 대해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아토피는 ‘이상한, 기이한’이란 의미의 이름대로 그 원인을 잘 알 수 없는 피부 알레르기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유전적인 경향이 있긴 합니다만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또 꼭 어린이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른에게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이 병의 가장 전형적인 특징은 너무나 가렵다는 겁니다.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심합니다. 그래서 피부과에 가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금새 가려움이나 발작 등이 없어지지만, 습관적으로 이용하다가 스테로이드에 중독되면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지하면 갑자기 폭발적으로 재발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가능한 사용을 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은 아토피를 일으키는 요인들로 가능한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 화학물질, 세정제, 비누, 꽉 조이는 옷, 양모, 실크, 더운 것, 찬 것, 태양열
2. 음식 알레르겐 : 닭·돼지고기, 계란, 땅콩, 우유, 두유, 밀가루, 생선 등(단백질류)
3. 환경 알레르겐 : 집먼지, 집먼지진드기, 동물들의 털·비듬, 꽃가루 등
4.아토피성 피부염에 동반되는 정서적 불안, 스트레스, 긴장, 좌절, 분노의 감정
또한 발작적으로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아래의 응급처치를 시도해보고 약의 사용은 줄입시다.
1. 얼음요법 :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경제적인 방법입니다. 특히 가려움이 극에 달했을 때 얼음찜질을 해주면 그 부위가 둔감해지면서 즉시 가려움이 해결됩니다.
2. 드라이기 요법 :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을 가려운 부위에 쐬이는 방법으로 빠른 효과가 있습니다. 너무 가깝게 하거나 뜨겁게 오래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조심합니다.
3. 뜨거운 병 요법 : 유리병에 물을 넣고 70~80℃ 정도로 데워서 가려운 부위에 마사지 하듯 굴리면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얼음요법과는 정반대의 방법이나 가려운 피부를 일단 둔감시킨다는 점에서 원리는 같습니다. 물 온도는 좀 뜨거울 정도로 하도록 합니다.
4. 사우나요법 : 습식 사우나에서 15~30분 정도 땀을 흘리고 나면 가려움은 즉시 없어지고 매우 시원해집니다. 사우나에 들어가기 전 충분한 물을 마셔야 합니다. 몸 속의 독소와 함께 노폐물이 다 빠져나가므로 매우 효과적이어서 서양에서 상당히 권하고 있는 요법 중 하나입니다. 단, 사람에 따라 더 심해질 수도 있으므로 신중을 기합니다.
5. 황련, 고삼, 백반 같은 한약재를 달여 식힌 물을 피부에 발라줘도 좋습니다.
아토피 환자가 계신 가정에서는 다음과 같이 생활하시면 좋습니다.
옷 입는 요령
새 옷은 옷에 묻어 있는 화학성분을 없애기 위해 빨아 입고, 표백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합성섬유는 피하고 땀을 잘 흡수하도록 면으로 된 옷을 입으며, 빨래 후에는 옷에 세제가 남아 있지 않도록 잘 헹굽니다. 또 타이즈, 스타킹과 같이 꼭 끼는 옷을 피하고 헐렁한 옷을 입습니다.
피부관리 요령
겨울이나 봄에는 건조한 공기에 의해 피부가 건조해져서 가려움증과 피부병이 심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이 계절에는 더욱 피부관리에 깊은 관심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집안의 습도를 적당히 유지시켜 주어야 합니다. 여름에는 땀이 나면 피부에 자극이 가해져서 가려움이 심해지므로 땀이 나면 곧바로 씻어줍니다. 알콜을 함유하는 로션제는 피부의 수분을 증발시키므로 함부로 발라서는 안됩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사람에겐 단순포진, 사마귀, 물사마귀 등의 바이러스 감염과 곰팡이, 세균 감염인 농가진이 잘 생깁니다. 또한 벌레에 물려도 잘 덧나고 과민반응이 잘 나타나서 벌레에 잘 탄다고 합니다. 따라서 피부병이 생겨도 빨리 치료해주어야 합니다. 수시로 손을 닦는 것은 좋지 않으며 자주 보습제를 발라줍니다.
목욕 요령
목욕은 피부가 건조하거나 증상이 심할 때는 하루에 두 번 정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욕물은 절대 뜨거워서는 안되고 미지근한 물에서 약 20분 간 합니다. 비누는 지방제거능력이 아주 적은 중성비누, 저자극성 비누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염증부위는 피해서 비누칠을 합니다. 목욕방법도 때를 미는 것은 금물이고 땀을 제거하는 정도의 가벼운 샤워가 좋습니다.
급성기일 때 물에 들어가면 통증이 심하므로 욕조에 소금을 한 컵 넣은 후 목욕을 하면 훨씬 좋습니다. 목욕 뒤 부드러운 면수건으로 가볍게 톡톡 두드려 닦아내야 합니다. 목욕이 끝난 후 3분 이내 물기가 마르기 전에 각종 연고나 윤활제,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환경관리 요령
집안의 온도와 습도를 항상 적정하게 유지시킵니다(온도 20℃, 습도 50~60%). 집먼지나 진드기, 화학물질, 애완동물 등의 유발인자를 없애야 합니다. 집안을 깨끗이 해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먼지진드기의 서식처인 카펫, 인형, 털이불, 커튼 등을 치우고 침대보다는 온돌에 자는 것이 좋습니다. 온도변화가 매우 심한(너무 차거나 너무 더운)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과거에 증상을 악화시켰던 요소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합니다.
정서관리 요령
정서적 불안, 스트레스, 좌절, 분노의 감정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주위 사람들은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도록 노력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사람들은 그로 인해 심적 갈등을 느끼게 되어 사회생활과 학교생활에도 지장을 받고 매우 예민한 성격을 갖게 되므로 정신적인 안정이 필요합니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가 긁을 때 긁지 말라고 나무라기보다 따뜻한 한 마디가 아이의 가려움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아이의 피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흉하다, 심해졌다 등) 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그런 평가에 예민하고 상처받기 쉽습니다. 가족들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따뜻한 사랑을 느낄 때 정신적으로 큰 안정과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집니다.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줍니다. 희망은 아토피 피부염을 극복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큰 힘이 됩니다.
음식관리 요령
어떤 음식물이 영향을 미치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원인이 되는 음식물을 정확히 찾아내어 해당음식을 먹이지 말아야 합니다. 2주 정도는 ‘의심식품’을 먹이지 않고 그 다음 ‘의심식품’을 먹이고 1주 정도 관찰한 후 반응이 나타나면 아이 식단에서 빼고 열량과 영양이 비슷한 ‘대체식품’을 먹입니다(예 : 우유 알레르기인 경우, 두유로 대체).
생후 2개월부터 시작하는 태열이 있거나 아토피 피부염을 앓은 경력이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생후 2년까지 계란, 우유, 콩, 밀가루 등을 조심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분유보다는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식도 다른 아이보다 1~2개월쯤 미루는 것이 현명하고 위의 음식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생후 3년 이후에는 음식과 아토피 피부염과는 관계가 없으므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도록 해야 합니다.
간혹 보호자 마음대로 음식물을 제한해 영양실조에 빠지거나 성장이 안 되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소아기는 성장하는 시기라는 점을 잊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음식의 선택을 결정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