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창한 주말 오후. 모두 퇴근한 조용한 2대리구청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새어나온다. ‘대구 가톨릭 대학생 연합회(지도신부 : 김경훈 프란치스코)’ 회원들이다. 가톨릭 동아리를 중심으로 매주 한번씩 모여 회의를 가지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 대학들은 현재 경북대, 경일대, 계명대, 대구대, 대구교대, 대구한의대, 영남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회장을 맡게 된 박종화(안토니오) 씨. 그는 “대가연(대구 가톨릭 대학생 연합회)이 결성된 것은 꽤 오래 전인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은 여러 학교들이 함께였지만 여러 과정을 거쳐서 현재는 지금의 7개 학교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연다. 지난 해 9월, 2대리구 청년 담당으로 부임 후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경훈(프란치스코) 신부는 “대가연은 하나의 독립체이기보다는 ‘함께하는’ 단체입니다. 각 학교의 가톨릭 동아리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하느님 안에서 좀더 풍요로워지기 위해서 서로 이야기도 나누며 정보도 공유하는 ‘더불어 살아가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두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있었지만 그들마다 그 방법들은 매우 다양하였다. 대구대학교 가톨릭 학생회 ‘쌍투스’ 회장인 윤성민(요한 비안네) 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매일 기도를 실시하고 있어요. 하느님 안에서 그 말씀을 가장 마음속 깊이 새기는 길은 ‘기도’ 뿐이라고 생각해요. 교리와 생활성가, 레크리에이션, 생활 나누기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기도가 벌써 31년째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어요.”라고 이야기 한다. 매일매일 이어지는 기도회가 때로는 귀찮을 법도 하지만 결국에는 신앙을 좀더 자연스레 가까이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영남대학교 가톨릭 동아리 회장인 이승호(세례자 요한) 씨는 “1955년에 시작된 우리 ‘아뉴스’는 복음 생활나누기, 성가, 교리, 한 주 반성의 매일매일 다른 주제를 통하여 기도를 하고 있어요.”라고 하며,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던 계명대학교 ‘한티’ 회장인 심훈석(베네딕토) 씨는 “우리는 매주 월요일에만 기도를 하고 있어요. 생활 나누기, 복음 나누기, 에끌레시아를 통하여 기도를 해오던 시간이 벌써 40년이 다 되어 가네요.”라고 한다.
취재가 시작되면서 줄곧 엷은 미소를 머금은 채 다소곳이 앉아있던 대구교육대 유한별(글라라) 씨는 “저희는 매주 수요일에 모여서 성경, 말씀 나누기를 통하여 한주를 반성하며 기도를 하고 있어요. 또한 한 달에 한 번씩은 수녀원에서 떼제 기도를 바치기도 한답니다.”라며 덧붙여 동아리 내에 활동 중인 파스카 팀에 대하여도 슬쩍 자랑을 비춘다.
행사들 가운데 개강미사나 신입생 연수와 같은 연합 행사는 동아리를 중심으로 학교마다 각자 이루어지지만 ‘도보 성지순례’ 는 모든 학교들이 한데 어우러져 함께 하는 행사인 만큼 가장 큰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성지 순례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어느 때보다 제주도에 갔었던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다는 박종화(안토니오) 씨. “제주도로 간다고 했더니 얼마나 신청자가 많았던지 약 100여 명이 함께 했었어요. 미리 제주도 내의 연합과 연계하여 그들과 함께 제주도 내 곳곳의 성지를 둘러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지요.”라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해마다 좋은 추억으로 자리매김하는 ‘도보 성지순례’. 이렇게 좋은 행사를 올해부터는 좀더 폭넓게 실시할 예정이란다. 이제껏 참여 자격을 동아리 회원들로만 국한시켜 왔지만 올해부터는 각 본당의 ‘대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자유롭게 참여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는 그들. 동아리 안에서 점차 나아가 ‘대학생’이라는 젊음의 울타리 안에서 누구든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고 한다. 이런 그들의 포부 앞에 작은 아쉬움이 하나 있다면 본당의 소속 활동으로 인하여 동아리 활동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현실이다.
‘본당 활동을 하는데 굳이 동아리 활동까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윤성민(요한 비안네) 씨는 “저와 같이 본당 활동이 불가능한 타지방 학생들은 신앙 생활의 부족한 면을 동아리를 통하여 채워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모든 이들이 신앙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쉼터 같은 존재가 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으며, 박종화(안토니오) 회장은 “본당과 동아리가 조금씩만 배려하면 모두에게 좋을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는 주로 본당에 많이 치중하는 편.”이라며 “하느님 안에서 본당과 동아리가 함께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김경훈(프란치스코) 신부는 대가연(대구가톨릭 대학생 연합회)을 지도하면서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언젠가, 어떤 곳이든, 어떠한 상황 안에서 살아가든지 항상 신앙인다운 자세로 살아가야 합니다. 지금 ‘대학생’이라는 것은 앞으로의 그런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그룹을 만들어서 하느님 안에서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며 2006년 교구장 사목지침인 청년 복음화를 위하여 “파스카 공부를 통해 자신의 삶을 좀더 구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신앙의 많은 부분들을 고민하고 나누며 느낀 바들을 각 동아리 안에서 좀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누고 기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또한 “앞으로 대가연, 본당, 젠, 선택, 성서 말씀이 모두 하나되어 우리 청년들이 그 안에서 나누면서 점차 무장되어 가기를 바란다.”고 전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