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인 게임돌이는 처음에는 컴퓨터로 숙제정도만 하다가 우연히 4학년 때 친구랑 PC방을 다녀온 뒤로 점차 컴퓨터를 이용하여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매일 3시간이상 게임을 하는 정도로 시간이 증가한 후부터는 늦게 자고 자는 척하다가 일어나서 게임을 하는 등 게임에만 몰두하게 되었다.
친구들과도 게임이야기만 하다가 최근에는 친구를 만난다는 핑계로 나갔다가 혼자 PC방에서 게임만 하기가 일쑤였다. 당연히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고 이런 일이 반복되니 학원도 조금씩 빠지게 되고 학교에서도 학습에 흥미가 없어지게 되었다. 수업시간에도 자판을 두드리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항상 게임만 생각하며, 친구들에게도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에 대한 자랑을 하면서 뿌듯해 하였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점차 나빠져서 칭찬을 받는 시간보다 혼나고 꾸중을 듣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고, 결국은 어머니 지갑에 손을 대게 되면서 어머니로부터의 신뢰마저 잃게 되었다. 항상 게임에 대한 생각 외에는 멍하니 있는 때가 많아지고 외모를 가꾸거나 씻는 일에도 무관심해지기 시작했다.
게임을 못하게 하는 부모님과 관계가 점차 악화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조건 모른다는 식의 태도를 자꾸 보이게 되었으며, 이제는 게임이 없이는 살지 못하겠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다 참지 못한 아버지가 컴퓨터를 치워버리고 혼내고 매를 들기 시작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고,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반응하였다.
어릴 때 엄마가 직장을 나가는 바람에 외할머니 밑에서 자라게 되었는데 항상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외할머니는 아이가 다치거나 잘못될 것을 두려워하여 한번도 밖을 나오지 않고 집안에서만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다 사주었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는데 이때 처음 컴퓨터를 접했지만 당시에는 다소 산만하고 충동적인 면은 보였지만 컴퓨터에 매달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상의 증례에서 게임돌이는 PC방 출입으로 어머니 지갑에 손을 대고 학업에 문제를 일으키며 가족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고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도 지켜지지가 않아서 통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어 게임중독으로 임상적 진단을 내렸다.
약물중독 환자에게서 보이는 약물내성과 같이 마약사용량이 늘 듯이 점차 게임에 빠져드는 시간이 증가하고, 약물을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금단증상과 같이 게임을 하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증상을 보였다.
심리 검사상에서 집중력 장애, 충동조절 장애 소견을 보였고 내면에 우울증상이 관찰되었고, 학교생활에서도 무단결석, 돈 훔치기, 친구들과 싸움 등을 보여 품행장애 진단을 포함해 게임중독증 주의력 결핍장애, 품행장애, 우울장애의 복합진단이 내려지게 되었다.
치료과정은 복합진단에 대한 추가적인 심리평가와 더불어 게임돌이와 갈등을 빚는 가정 내 분위기 해소를 위한 부모 교육상 면담, 주의력 결핍장애 치료를 위한 약물치료, 게임시간을 비롯한 구체적 일상행동을 다루는 행동치료가 종합적으로 시행되었다.
게임중독, PC중독에 대한 설명은 인터넷에 많이 기술되어 있으며, 이런 현상으로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소아청소년 정신과에 들러 정신과적 면담과 임상심리검사를 이용해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고, 중독이라고 인식이 되면 우선 정확한 컴퓨터 사용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이를 바탕으로 부모님과 아이가 같이 인지행동 수정 전략을 수립한다. 계획표를 짜고 자명종이나 타이머를 이용하여 행동을 조절하고 노력에 대한 보상계획도 세워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전생활로의 환원이다. 친구관계의 회복, 취미활동, 축구나 야구와 같은 운동을 격려하고 PC방에 같이 다니게 되는 친구와는 당분간 만남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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