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성령 강림 대축일, 대구가톨릭대학교 대강당이 아침부터 북적이고 있었다. 바로 ‘청년성서대회 및 파스카 30주년 돌잔치’가 열리는 날이다.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한다는 30년이라는 시간을 청년성서모임이 걸어온 것이다. 그래서 오늘, 그 시간의 흔적을 따라가 보기로 하였다. 행사 시작까지는 아직 두 시간 남짓 남았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마지막 준비에 여념이 없는 봉사자들, 그 너머로 보이는 사진을 통해 그동안의 청년성서모임을 한눈에 보고있을 무렵 김병수(루카) 신부가 도착하였다.
김신부는 “7~8개월 동안 매주 이어지는 회의와 봉사자들의 수고를 통하여 드디어 행사가 열리게 되었다.”며 그동안 봉사자들에 못다한 고마움을 비추었다. 청년성서모임이 걸어온 세월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해온 나경일(펠릭스) 신부에게는 오늘 행사에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기존의 봉사자들의 변화에 대한 거부감과 이해부족이 있었지만 ‘말씀’의 묘미를 서서히 제대로 맛보기 시작하면서 그 기쁨을 스스로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기쁨과 감동으로 오늘까지 걸어오게 되었다.”면서 나신부는 “‘복음’ 없이는 진정한 신앙인의 삶이 이루어질 수 없다. 아직까지 성서공부를 접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그 어떤 당부의 말보다 ‘봉사자들이 왜 그토록 열광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해보고 싶다.”고 하였다.
오전 10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는 주제로 돌잔치가 시작되었다. 파스카 청년성서모임 30년간의 발자취에 대한 동영상과 사례발표로 구성된 1부 순서에서는 청년성서모임에 대하여 간단하게 되돌아보고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대학사례로 대구가톨릭대학교의 발표와 사랑의 고리 수상자인 김영아(소화데레사) 씨의 발표, 본당사례의 월성성당 성서부의 발표 중에 46대 선배인 김영아(소화데레사) 씨는 “봉사자 활동을 결혼과 함께 소홀 할 수밖에 없어서 많이 아쉬웠는데 이제는 나보다 남편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여전히 ‘말씀’을 전하는 진정한 봉사자의 삶을 실천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돌잔치와 함께 이날에는 62대 말씀의 봉사자 파견 예식이 있었다. 양복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겉모습 만큼이나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말씀’을 전하겠다는 고운 마음을 가진 봉사자들은 파견 청원과 함께 성서, 배지 수여식 그리고 축복의 기도 안수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말씀의 봉사자로 거듭나게 되었다.
찬양부의 찬양메들리로 막을 연 2부 순서는 모두 한마음 되는 축제의 시간이었다. 힘찬 연주와 멋진 목소리로 이어지는 찬양은 모든 이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이어지는 1,4,5 대리구와 대학성서모임의 율동찬양 메들리. 연수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한두 가지씩은 알고 있는 율동찬은 강당 안을 가득 메운 사람들 누구하나 먼저랄 것도 없이 일어나 함께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말씀’ 안에서 하나가 된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열기가 채 식지도 않을 무렵, 2,3대리구에서 준비한 뮤지컬이 공연되었다. ‘We go together!’이라는 제목으로 짧은 성경 구절을 재치있게 표현해낸 그들의 무대는 연신 모든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렇게 그동안 갈고닦은 솜씨의 열정적인 무대가 마무리 된 후 서울대교구 가톨릭 청년성서모임 지도신부인 홍인식(마티아) 신부는 “‘성서모임’이란 세상을 이기는 진정한 믿음의 활력”이라며 “가톨릭성서모임은 말씀으로 함께 모인 젊은이의 교회”라고 하였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김수환 추기경은 영상메시지를 통하여 성서모임에 ‘사명의식’을 가지기를 당부하였다. 서울대교구 가톨릭 청년성서모임 찬양부의 열띤 공연이 또한번 지나간 후 마지막 순서로 성령 강림 대축일 장엄미사가 시작되었다.
이문희(바울로) 대주교와 최영수(요한) 대주교 그리고 40여명의 사제가 공동으로 집전한 미사에서 이문희 대주교는 “우리가 하느님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말씀’으로 사는 것이다. 둘 이상이 모인 가운데에는 항상 말씀이 있으므로 젊은이들은 하느님 말씀 안에서 그분의 사랑을 느끼고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널리 전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론하였다.
이어서 팀 봉사와 연수 봉사에 충실한 말씀의 봉사자들에게 반지와 목걸이를 수여하는 말씀의 고리, 사랑의 고리 수여식이 있었는데 자신의 생활에서부터 모범을 보여 다른 이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고자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참 사랑이 전해져왔다.
준비된 다양한 순서들이 모두 끝난 후 부산 청년성서모임 김선미(아가다) 수녀는 “말씀 안에서 젊은이들이 하나 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고, 젊은이들과 함께 너무 활기차고 생기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전하였다. 그리고 멋진 찬양을 보여준 서울 청년성서모임 대표 이경희(수산나) 씨는 “대구교구 청년성서모임의 젊은이들에게는 ‘열성’이 있는 것 같다. 파견 예식을 위하여 다들 한복을 갖추어 입고 오는 작은 모습에서조차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든다고 하였다.
그동안 참 많은 이들의 수고와 노력 속에 마무리 된 ‘파스카 30주년 돌잔치.’ 하루 동안의 축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행사를 계기로, 오늘 이 행사를 접하면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젊은이들이 ‘말씀’ 안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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