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여학생인 선미는 언제부터인가 잡생각이 자꾸 나서 공부를 제대로 못하고 이 생각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해서 병원을 방문하였다. 선미는 두 달 전부터 책상에 앉아 책을 보노라면 자꾸 머릿속에 ‘방귀를 뀌게 되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이 떠오르고 이후 ‘사람들이 이것을 알면 어떻게 하나?’ ‘더럽다’하는 걱정을 하면서 제대로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또 여러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피하더니 수학여행마저 가지 않게 되면서 선생님에게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고, 반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이 찍히게 되었다. 평소 활발하지는 않았지만 친구를 사귀는데 큰 문제가 없었는데, 어느 날부터 위의 생각들이 지속적으로 생기면서 전반적인 생활에 영향을 미치더니, 결국 학교조차 제대로 가지 않게 되었다. 이후 학교 선생님과 상담을 하였지만, 별 차도를 보이지 않아 정신과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중2 때도 수업 중에 지저분한 것이 떨어져 있으면 자꾸만 휴지통에 넣고 싶은 충동이 생겨 꾹 참다가 수업이 끝나면 휴지통으로 달려가곤 했다. 그렇게 휴지를 버리고 나면 한동안은 마음이 편안한데 곧 다시 더러운 것이 생각이 나서 힘들어했다. 얼마 전에도 친구들이 장난삼아 어깨나 머리를 툭 치고 가면 뭔가 더러운 것이 옮겨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런 행동과 생각으로 다른 친구들에게 완전히 따돌림 당하지 않을까 힘들어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현실적이고 비논리적인 생각이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강박증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은 별 어려움이 없었다. 소아청소년의 강박증인 경우 고민하는 내용이 다분히 성적이고 공격적 환상이 많다. 흔히 어떤 사람의 성격을 두고 ‘강박적’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이때 강박적이라는 의미는 성격이 지나치게 깔끔하고, 일 처리가 완벽하며, 시간관념이 철저하고 매사 준비성이 지나쳐 한치의 실수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성격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강박적인 성격 단계를 넘어 강박장애인 정신장애의 경우는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어떤 특정 생각이나 행동을 계속하게 됨으로써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이 정상범위를 넘어 개인에게 심한 고통을 주며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이런 증상들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거나 직업적인 기능, 사회활동 또는 대인관계에 있어서 심각한 장애가 초래될 때 강박장애라 한다.
소아청소년 시기 강박장애의 특징은 첫째, 손 씻기 확인하기와 정렬하기가 흔히 나타나고, 둘째, 일반적으로 소아청소년들은 도움을 청하지 않아 증상들이 자아 이질적이지 않기도 하며, 셋째, 집중력의 장애로 점차 학습능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 등이다.
강박장애의 원인이 아직 의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과거의 이론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통제나 규율로 인해 형성된 초자아의 비대로 인한 지나친 양심, 지나친 죄책감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실제 임상에서 환자에게 적용하기에는 불충분하다. 대부분의 강박장애 환자가 병전 성격이 강박적이지 않으며, 현재는 뇌 질환의 하나로 뇌기능 작동회로의 이상이라는 것이 일관되게 발표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매우 자기중심적이다. 아마도 세상이 자신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모두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청소년들은 마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약점을 확대하는 확대경으로 자신을 평가한다고 상상한다. 어떠한 작은 단점도 과장되는데 예를 들면, 콧등이 다소 올라갔다고 하거나, 앞니가 조금 벌어졌다거나, 그의 다리가 여위었다든지 하는 모든 것이 놀라게 되는 원인이 된다. 여기서 자기중심적이란 것은 외모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앉거나 움직이거나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방식도 변덕스럽고 자신감이 부족하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시기의 청소년을 놀린다든지 또는 친구 앞에서 그가 촌스럽다고 농담을 하는 등의 실수를 저지른다면 청소년들은 아마도 이후 남은 시간 내내 말하기를 거부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정신과적 면담을 통하여 불안을 경감하고 긴장이완요법을 실시하며, 만성적인 경우 약물치료 및 행동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행동치료에는 노출기법, 탈감작기법, 교환억제, 혐오요법 등이 있고 보조적으로 정신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약물에 대한 반응은 다른 소아 정신질환과는 달리 성인과 유사한 정도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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