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담 안 형제들의 복음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교도사목후원회(지도신부:박광훈 안드레아)의 많은 봉사자들. 그 가운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는 ‘장기수 무연고자 나눔회(이하 나눔회)’의 봉사자들은 교도소 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는 앉으나 서나 형제들 생각으로 하루가 다 지난다. 짧게는 4년, 길게는 15년에 이르도록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수시로 교도소를 찾는다는 나눔회 봉사자들에게 교도소는 이제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니다.
대구교도소 내 신자들에게 성경공부를 가르치고 있는 나눔회 봉사자들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이면 어김없이 교도소를 찾아 40여 분 동안 다함께 성경공부를 한 다음, 네 개의 조로 나뉘어 40여 분 가량 조별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각 조별 인원은 8명 남짓. 교도소 내 신자수의 절반 정도인 120여 명의 신자들이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보면 한 달에 한 번 성경공부 모임을 갖는 셈이다.
15년째 봉사를 하고 있다는 육정순(마리아,매천성당) 씨. 그녀는 교도소 안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교리강의(7년)를 시작으로, 그동안 15년 넘게 관련 시설에서 교리를 맡아 가르쳐왔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교도소 내 신자들에게 구약성경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하는 성경공부를 맡아 가르치고 있는데, 많은 준비를 해야 할 만큼 질문도 많다.”고 털어놓는다.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면회 한 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라던 어느 수인(囚人)의 얘기를 전하면서 연신 눈물을 글썽이는 서숙이(아녜스,월성성당) 봉사자. 그녀는 성경공부 봉사 이외에도 따로 최고수(사형수)들을 위해 애쓰는 이다. “언젠가 제가 돌봐주던 최고수 한 명이 하늘나라로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땐 정말 얼마나 많이 울었던지….”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한다. 같은 동네 최영자 봉사자의 권유로 4년째 봉사한다는 박정희(요안나,도원성당) 씨는 “성경구절을 묵상한 다음 나눔의 시간을 갖는데, 이때는 주로 그들의 내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듣는 편.”이라고 말한다. “나눔의 시간을 통해 개개인의 사연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라는 이정미(헬레나,대덕성당) 봉사자와 “부족하지만 그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인 것 같다.”고 말하는 최영자(요안나,도원성당) 봉사자까지, 이들 모두는 “교도소 봉사는 우리의 힘이 아닌 성령의 이끄심 덕분에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의 마음이 뒷받침 되어서일까. 봉사자들의 마음에는 항시 자식을 염려하는 어미의 마음이 깊이 배어 있다. 비록 한순간의 실수로 지금은 담 안에 머물고 있지만, 나눔회 봉사자들과 함께하는 성경공부를 통해 하느님을 알고 그 말씀을 살아가는 담 안 형제들의 마음에는 어느 덧 세상과 소통하는 하느님의 사랑이 서서히 물들어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