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3월이면 교회는 사순절을 지내고 그 때마다 우리는 회개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잘못을 범했기에 그리고 나의 삶이 얼마나 잘못되었기에 마치 죄인을 심문하듯이 내 죄를 밝혀내고 각각의 죄에 따라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청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회개란 말은 단순히 나의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 세상 속에서 신앙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세상의 가치관과 하느님의 가치관이라는 전투입니다. 때때로 우리는 그 전쟁에서 이길 때도 있고 또 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내가 한 번 이겼다거나 졌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근본적인 의도가 혹은 내 가치관의 근본적인 기반이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내가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내 가치관의 기반이 하느님에게 있어야 할 것이고, 하느님의 가르침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며, 하느님의 원의가 나에게도 가장 중요한 바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내 근거가 제대로 자리하고 있다면 설사 내가 작은 전투에서 패했다 하더라도 다시 그 근본으로 돌아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만약에 내가 신앙인으로서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비록 전투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내가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의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나를 위한 전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회개란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나의 근본, 내 신앙의 근본, 즉 내가 누구이며 나에게 하느님은 어떤 분이시며 그리고 그 하느님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분이신지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고 내 삶의 근본을 다시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하느님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임을 내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사실 회개란 사순절만을 위한 단어가 아니라 매일 매일의 우리의 삶을 위한 단어입니다.
성체를 영할 때 우리는 나의 근본을 생각합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합니다. 성체를 바라볼 때마다 그분께서 바로 내 삶의 중심임을 깨닫습니다. 성체는 나를 언제나 주님께로 인도하고, 나에게 회개해야 할 것을 가르치며, 내가 하느님의 사람임을 명심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이 사순시기 동안 성체를 통하여 우리 모두가 우리의 근본이신 하느님께 다시 돌아가도록 애쓰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