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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제8대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이임감사미사 현장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봉헌한 삶


글|김명숙·본지 편집실장, 사진|김선자·박지현·본지기자

교구민들의 화합과 일치된 사랑을 위해 한 생(生)을 오롯이 바쳐 봉사의 삶을 살아 온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8대 교구장 이문희(바울로) 대주교의 이임감사미사가 4월 24일(화) 오전 11시 남산동 대구가톨릭대학교 성김대건기념관에서 거행되었다.

이문희(바울로) 대주교의 주례로 이루어진 이날 미사에는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을 비롯하여 최창무(안드레아, 광주대교구장) 대주교, 최영수(요한, 대구대교구장) 대주교, 박정일(미카엘, 전 마산교구장) 주교, 이병호(빈첸시오, 전주교구장) 주교, 장익(십자가의 요한, 춘천교구장) 주교, 장봉훈(가브리엘, 청주교구장) 주교,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안동교구장) 주교, 조환길(타대오, 대구대교구) 보좌주교, 이형우(시몬 베드로,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아빠스 등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교구민 등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봉헌되었다.
1972년 37세의 젊은 나이로 보좌주교 서품을 받고 1986년에는 한국 천주교 최연소 교구장이 된 이문희 대주교는 35년의 재임기간 동안 교구 신자 수 43만 명, 본당 수 147개로 증가시키는 교세확장은 물론, 사회복지, 의료, 교육, 신학생양성, 세계 교회와의 교류, 해외선교와 지원 등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루었다. 또한 교구 시노드 개최, 소공동체 활성화와 복음나누기를 비롯하여 교구 편제를 5개 대리구 체제로 전환하여 주교대리를 임명하는 등 앞서가는 교회, 열린 교회로의 성장에 주력하였다. 아울러 2001년 사회복지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각 분야별로 개최하는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준비 교구대회는 교구민들로 하여금 공동체 의식과 하나 되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해 주고 있다.

이임감사미사와 감사예식, 감사연 순으로 이루어진 이날 미사에서 강론을 맡은 김수환 추기경은 “이 대주교님은 사제 7년, 보좌주교 14년, 교구장 21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당신의 모든 것을 바쳐 봉사하며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냈다.”고 말하며 “교구가 복음화 되고 세계 교구 안에서 자랑스러운 교구라 할 만큼 대구대교구를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김 추기경은 “이 대주교님은 단순히 대구대교구뿐만 아니라 한국 복음화, 아시아, 나아가 세계 복음화에 힘쓰며, 특히 중국교회와의 관계에도 관심을 갖고 사제를 파견하고 중국 교구의 신학생들을 초청하여 유학을 시키는 등 열린 교회로 발전하길 바랐다.”고 하였다.

또한 김 추기경은 10여 년 전부터 이문희 대주교에 의해 시작된 한·일 주교 교류모임의 예를 들면서 “한·일 주교들이 함께 모여 역사교과서를 만들자는 뜻에도 같이했다.”며 “한·일 주교 교류 모임이 의미 있게 발전한 것은 이 대주교님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김 추기경은 “언제나 믿음 하나로 우리와 함께 계실 이 대주교님께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길 바라며, 성인으로서의 여생을 사시길 빈다.”며 강론을 마쳤다.

시인의 따뜻한 감성과 한결같은 사랑의 마음으로 묵묵히 교구민들을 보살피고 사제들을 아끼며 교구를 이끌어온 이문희 대주교는 답사에서 “보좌주교로 서품될 때 ‘봉사하는 기쁨을 허락하신 것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드린 것이 서른다섯 해 전의 일.”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순진한 봉사를 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늘 기쁨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오늘 생각하면 그래도 봉사할 때 기쁨이 있었다고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며, 그러나 가끔은 이렇게 좋은 일만 주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서정덕 알렉산델 보좌주교의 장례를 주례하는 슬픔을 주셨고, 직접 서품을 준 사제를 제적하는 아픔도 주셨다.”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었다. 이어서 이문희 대주교는 “최근 교구 100년사를 준비하던 중 역대 교구장 주교님들의 사목을 생각하면서 교구장으로서 좀더 철저하게 우리 교구가 그리스도 예수님을 따라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다 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죄스럽다.”며 “그동안 제 불찰로 잘못된 모든 것에 대해서 너그러이 용서하시기를 청한다.”고 했다.

성찬의 전례에 이어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로 시작된 감사예식은 어린이들의 꽃다발 증정과 교구 사무처장 이용호 신부의 이문희 대주교 약력 및 업적 소개와 더불어 그간의 사목활동을 담은 영상물 관람 순으로 이어졌다. 뒤이어 사제단과 교구민 대표 영적예물 증정과 앨범 증정이 끝나자,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최영수 대주교, 사제대표, 평신도 대표, 수도자 대표 감사인사가 있었다.

한편 이문희 대주교의 답사가 있기 전 마련된 특별이벤트로, 미사에 참석한 4천여 명 교구민들의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은 오색 종이비행기를 이문희 대주교를 향해 날려 보내며 저마다 “대주교님, 사랑합니다!”를 외침으로써 기념관 안에는 색색의 종이비행기들과 사랑의 메시지로 넘실대는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