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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대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이임감사미사 인사말
이 대주교님께 감사와 경하를 드리며


이종흥 몬시뇰

존경하올 이 대주교님,

무거운 책임에서 물러나시는 오늘, 저의 간단한 소감을 말씀드려 인사에 가름할까 합니다. 사람들은 정년이니 은퇴니 퇴임이니 하지만 저는 휴식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자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성서에는 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시고 이레째 되는 날 쉬셨다 했고, 예수님께서는 파견에서 돌아온 제자들에게 수고했으니 “이제는 좀 쉬어라.”하셨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도서의 저자는 “하늘 아래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수고했을 때는 쉴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주교님은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로 37세 약관의 나이에 주교직의 소명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14년이라는 예외적인 보좌주교의 경륜을 거쳐 교구장직에 올라 21년 동안 이 교구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역대 교구장님들의 공문서를 번역한 저로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35년이라는 가장 오랫동안 교구를 이끄신 분은 대주교님이고, 초대 안주교님이 27년 동안 마련하신 교구의 초석 위에 획기적인 발전과 그리고 많고 큰 업적들을 이 교구에 남기셨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역사적 사실 앞에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대주교님께도 감사와 경하를 드립니다.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측근에서 다년간 주교님을 보필했던 저의 마음이 그러하다면 주교님의 마음은 더욱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이제 마지막 표현을 한다면 사도 바오로와 같이 “나는 훌륭하게 싸울 것을 싸웠고, 달릴 것을 달렸다.(Bonum certamen certavi et cursum consummavi.)”

끝으로 주교님께서 보여주신 현명한 지도력과 남겨주신 인화와 협력의 전통이 이어지고 발전되기를 소망하고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제 심신이 지친 주교님의 모습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고가 너무 크셨습니다. 그러기에 이제부터 좀 쉬시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런가하면 저의 사제단은 허전하고, 아쉽고 서운합니다. 쉬시면서 이 공허감을 채워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간단히 인사에 대합니다.

2007년 4월 24일
이종흥 그리산도 몬시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