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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성 이윤일 요한 축일 행사
교구 제2주보, 이윤일 성인을 기리며...


이은영(데레사) 본지기자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많은 성인(聖人)을 모시고 있는 한국교회. 1984년 5월 6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103명의 한국 순교자가 성인으로 시성된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 103위 성인 가운데는 유일하게 대구에서 순교하신 단 한 분, 이윤일 요한 성인도 포함되어 있다. 이윤일 요한 성인은 충청도 홍주 출생으로 박해를 피해 경북 문경의 여우목에 정착하여 전교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병인박해(1886년) 때 체포되어 상주감영에서 사형언도를 받고, 1867년 1월 21일 대구 관덕정에서 순교하셨다. 시성된 후 1987년 1월 21일, 이문희 대주교는 성인의 유해를 미리내에서 대구로 이전, 봉안하면서 교구 제1주보인 루르드의 성모마리아에 이어 이윤일 요한 성인을 교구의 제2주보로 선포하였다. 현재 유해는 대구 관덕정 순교기념관(관장 : 박영일 바오로 신부) 지하성당에 모셔져 있다.

그 후로 우리 교구는 이윤일 요한 성인과 동료 순교자들의 순교정신을 현양하기 위해서 매년 성 이윤일 요한 축일행사(이하 윤일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윤일 성인의 축일인 1월 21일에 맞춰 기념행사를 가진 지가 올해로 14년째. 교구내 어른들과 청소년들이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한 그 현장을 찾아 가 보았다.

 

1월 11일(화)부터 윤일제 준비를 위한 9일 기도가 관덕정 순교기념관에서 시작되었다. 미사로 진행된 9일기도 동안 교구 내 원로 사제들이 초청되어 미사를 집전하고 특강별강론도 하였다. 특별강론은 이상호(베드로, 은퇴) 신부, 이판석(요셉, 범물성당 주임) 신부, 허연구(모이세, 월막 피정의집) 신부. 이홍근(바오로, 이곡성당 주임) 신부, 최봉도(F.하비에르, 은퇴) 신부, 최홍길(레오, 삼덕성당 주임) 신부, 이성우(아킬로, 3대리구 주교대리) 신부, 김경식(보니파시오, 1대리구 주교대리) 몬시뇰, 최시동(요한, 2대리구 주교대리) 신부가 차례로 맡았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윤일제 준비를 위한 9일 기도에는 교회사 연구에 헌신하고 있는 평신도들이 초청되어 교회사 강의를 해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교구 설정 100주년을 준비하는 의미에서 교구의 초창기 이야기들을 듣기 위해 원로사제들을 초청했다고 관계자는 전한다.

 

1월 21일(금), 이윤일(요한) 성인 축일이자 윤일제의 중심인 이 날 오전에는 3년 전부터 해오던 ‘떡 돌리기’ 행사가 있었다. 관덕정 순교기념관 인근 주민들은 벌써 “1년이 되었느냐?”며 떡을 반갑게 받았다. 떡 돌리기 행사 후 풍물패의 공연이 이어지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600여 명이 넘는 신자들로 북새통을 이룬 관덕정 순교기념관에는 성당을 비롯해 계단과 현관까지 발딛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 날 만난 한 신자는 “매년 윤일제 때 관덕정을 찾아 미사를 봉헌합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신자들이 찾고 있는 것 같다.”며 흐뭇해 했다. 또 한 신자는 “우리 지역에 성인이 한 분이라도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다른 동료 순교자들도 하루빨리 시복시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윤일제에 대한 교구민들의 관심이 뜨거움을 알 수 있었다. 이문희 대주교는 이 날 축일 미사 강론에서“이윤일 요한 성인은 죽어서 없어진 것이 아니라 제2의 탄생을 하셨다.”며 “하늘나라에서 다시 살기 시작함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동시에 영원한 삶을 살게 된 것을 기뻐하기 위해 우리는 큰 축제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윤일 성인의 삶을 닮기 위해 우리는 여기에 모였고 그 뒤를 따라 우리도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살 수 있도록 사랑하며 살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1월 30일(주일)에 마련된 청소년을 위한 윤일축제. 교구내 가톨릭 학생회(셀, cell)소속 학생들이 대신학원 대강당에 모여 열띤 성가경연대회를 가졌다. 대구 시내에 위치한 대륜고, 정화여고, 대건고, 효성여고 등을 비롯하여 경북에 있는 무학고, 하양여고, 성의고 등 12개교 6팀이 출전하여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와 춤솜씨를 뽐냈다. 특히 이번 청소년 윤일축제를 준비하면서 교구 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신앙수기를 공모한 것은 의미있는 일로 여겨진다. 우수작으로 뽑힌 하양여자고등학교 박지은(아나스타시아) 학생과 무학고등학교 김병수(안드레아) 학생의 신앙수기는 성가경연대회에 앞서 직접 낭독하였는데, 하느님께로 향한 순수한 마음과 신앙체험으로 윤일축제에 참석한 학생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날 성가경연대회의 우승은 대건고등학교 학생들에게로 돌아갔다. 관덕정 순교기념관 관장 박영일 신부는 이날 격려사에서 이윤일 요한 성인에 대한 소개를 한 뒤 “요즘 청소년들이 옛날에 비해 신앙심이 떨어지고 나태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윤일 요한 성인을 본받고 따르며 순교자다운 삶을 살자.”고 권유했다. 또한 “윤일축제를 통해 후손들에게 순교정신을 물려 줄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구 내 어른들과 청소년들이 한마음이 되어 준비한 성 이윤일 요한 축제. 이윤일 성인을 공경하고 닮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가 많은 사람들의 꾸준한 관심과 참여로 서서히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 의미있는 일이다.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진정으로 신앙선조들의 마음을 닮을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우리가 될 때, 이백 년 전 신앙선조들의 순교정신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받아들여지고 또 살아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 교구에는 20명의 순교자들을 시복시성 대상자로 정하고, 그분들의 시복시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며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