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고 사는 사람도 있겠나? 지나온 일들을 돌아보면, 왜 그때는 별것도 아닌 것을 그렇게 속 좁게, 남에게 마음 아프게, 결국은 나도 행복하지 못하게 행동했을까 후회스러운 대목이 많다.
인간의 행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한번 행한 것은 되돌릴 수가 없다. 엎질러진 물이다. 진정으로 원하지 않게 행해진 것이 차라리 없었던 일로 여기고 싶을 때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은 후회밖에 없다. 후회로 점철될 수밖에 없는 처참한 인간의 현실에 용서는 새로운 시작을 허락한다.
어떤 사람은 애써서 후회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한다. 당연히 후회해야 되는 일임에도 솔직하게 후회할 용기가 없는 것이다. 숨긴다고 후회스럽지 않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또 어떤 사람은 마냥 후회만 하기도 한다. 어떤 일을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 결국 후회할 준비만으로 가득 찬 삶을 산다. 이런 후회들은 그러나 나를 솔직히 들여다보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그 탓을 남에게 돌린다. 갈수록 내게서 사랑의 마음을 앗아가고, 악한 마음이, 적대의 원한만이 쌓여간다.
루카복음에서 한 부자의 후회를 본다.
“부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16, 19-31)
그는 후회해도 소용없을 때 후회하고 있다. 아니, 후회만 하고 있다. 무엇이 빠져 있나. 후회는 회개에로 나아가야 한다. “주님께서는 회개하는 자들이 당신께로 돌아올 길을 열어 놓으신다.”(집회 17, 24) 주님께서는 “돌아올 듯 돌아올 듯하면서도 기어이 돌아오지 않는” 회개하지 않는 백성을 보시고 슬퍼하신다.(예레 8, 5)
과연 왕년에 “넘어졌다가 일어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더냐? 떠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더냐?”(예레 8,4) “하느님의 뜻에 따라 겪는 슬픔은 회개를 자아내어 구원을 받게 하니 후회할 필요가 없습니다.”(2코린 7, 10) 후회하지 말고, 회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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