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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ME 사도직협의회 소식
‘사랑의 언어’ 프로그램에 다녀와서


함정호(요나)·이정숙(이레나)부부|왜관성당

남편의 이야기 : 흔히 우스갯 소리로 부부는 전생에서부터의 인연이 이어지는 것인데 대개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전생의 은인들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만난 인연, 둘째는 빚쟁이들이 빚을 받으러 온 인연이다. 그 인연이 모두 좋은 인연인 것은 아니다. 부부의 연이 어떻든 간에 모든 부부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인간관계는 말로 시작되고 말로 끝을 맺는다.

지난 7월 1일 우리 본당에서 실시한 부부간의 대화 프로그램인 ‘사랑의 언어’ 사도직 프로그램도 부부관계를 사랑과 용서의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함이 목적이며, 좀더 부부간의 대화를 잘 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 부부는 자연스럽게 ‘인정’이란 테마로 귀결되었다. 현재의 모든 상태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그 상태에서 새로이 부부생활을 시작한다면 더 없는 행복한 부부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부부는 완전히 다른 가정에서 20여 년을 살다가 합쳐진 가정으로 사랑이란 끈으로 엮어졌는데, 사랑 이외의 복합적 요소가 빌미가 되어 사랑의 언어를 매일 나누지 못하고, 전생의 무슨 원수가 만난 것 같은 때도 더러 있다. 특히 나를 비롯한 경상도 남자들은 사실 사랑의 언어에 익숙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좀더 부드럽게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고, 좀더 부드러운 말로 상대방을 대한다면 세상의 모든 부부들은 행복한 관계로 발전하리라 믿는다.

하루 종일 옆에서 진행하는 두 부부들의 지도에 따라 모처럼 하루를 온전히 배우자에게만, 우리 부부의 문제에만 전념한 것 그 자체로도 이번 사랑의 언어 사도직 프로그램은 우리 부부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생각조차 까마득하게 잊어버릴까 염려도 되지만…. 무엇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상대를 배려하는 대화법을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원수처럼 매일 싸우는 부부들이 있다면 이런 생각을 하면 어떨까. ‘아마 전생에 내가 저 사람에게 크게 빚진 일이 있는가 보다.’하고. 그러면 좀더 용서하게 될 것이고 한결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내의 이야기 : 이번 ‘사랑의 언어’라는 ME의 사도직 프로그램에 많은 기대를 안고 참여했다. 그것은 ME주말에서 받은 감동이 컸기 때문이었다. 눈 내리는 1월 중순 한티의 ME주말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이번에도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던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프로그램은 ME주말에서 배운 것들의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우리에게 제시하여 주었다. 우리 부부가 상대방에게 서로 느낀 것에 대해 ‘인정’해야겠다는 그 주제는 우리 부부에게 딱 어울리는 단어로 와 닿았다. 요즈음 흔히들 남편의 가장 치명적인 상처는 아내의 말로 자존심의 손상을 입는 것이라고 한다. 타인의 무시는 웬만하면 참을 수 있지만, 아내의 무시는 남편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일 것이다. 아내는 남편의 명예와 자존심을 최대한 지켜주어야 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남편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켜주고 내일의 변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옛날에는 아내가 남편의 ‘손의 구타’로 많이 가출했지만, 요사이는 남편이 아내의 ‘입의 구타’로 많이 가출한다고 들었다. 남편을 인정하지 않고 남편을 무시하면 언젠가 남편은 ‘남’의 ‘편’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아내는 못난 남편이라도 내 남편 귀한 줄 알고 최고로 대접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아내의 격려와 사랑과 인정을 먹으면서 남편은 점차 최고 남편으로 변화해 갈 것이다.

매일매일 사랑의 언어를 생활화면서 일상에서 부부가 행복의 카펫을 짜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사랑의 언어일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음식 맛도 보고, 상대를 행복하게 하는 말을 하라고 세 치 혀를 주신 것으로 안다. 말이 없으면 우리는 상대의 생각과 행동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 언어는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특히 부부간에는 사랑의 언어가 사랑의 가교 역할을 하기에 이번 사도직 프로그램은 특히 우리 부부에겐 그 의미가 더욱 컸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