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의 근간인 2차 바티칸 공의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2천 년의 모든 교회 역사상 획기적이며 새로운 교회관을 제시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들이 친교로 이루어진 그리스도의 신비체이며, 하느님 백성인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동참하여 각기 나름의 직분으로서 자신을 성화하고 세상을 성화하여 하느님께 봉헌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어느 시대에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그 시대 복음화 환경에 발맞추어 끊임없이 쇄신되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오늘 우리 교회의 구성원들 모두에게 심고, 뿌리내리는 일이 시노드가 지향하는 목표입니다.
우리 사회는 물론 현대 세계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회의 사목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는 모든 측면에서 교회가 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적응과 쇄신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새로운 사목 모델의 적용을 요구받고 있으며, 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사목의 주체로 참여하는 ‘함께 하는 사목’의 교회로 가자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교구 시노드는‘함께하는 사목’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의회와 시노드
보편교회 공의회와 교구 시노드는 둘 다 가톨릭교회의 특징과 역사를 잘 드러내는 교회 기구로서 그 기원과 근본정신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까지도 두 용어는 서로 구별없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13세기 이후 제도와 기구로서는 분명히 구별하여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곧 공의회는 결정할 수 있는 의결권을 행사하는 보편교회(세계교회) 회의를 지칭하는 반면, 교구 시노드는 공의회의 결정을 각 교구에서 구체화시키고 실천하는 교구 차원의 회의로 구분하였습니다. 공의회가 의결투표권을 행사하는 것과는 달리 시노드는 자문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노드는 크게 주교 시노드와 교구 시노드로 구분됩니다. 주교 시노드는 ‘보편교회’, 즉 세계교회 전체 차원에서 교황님이 전 세계 주교 대표자들(주교 대의원)을 소집해서 여는 회의입니다. 통상적으로 2년에 한번 주교 시노드가 열리고, 때로는 대륙별로도 열립니다. 교구 시노드는 ‘개별교회’, 즉 교구의 목자인 교구장 주교가 성직자와 수도자, 일반 신자 등 해당 교구 구성원들의 대표자(교구 대의원)를 소집해서 여는 회의입니다.
교구 시노드의 개최
교구 시노드는 옛 교회법에서는 10년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하였으나, 현 교회법은 교구장 주교가 사제 평의회의 의견을 듣고 개최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때에 개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교구장 주교는 그에게 맡겨진 지역교회의 사목적 요구나 교구 통치에 급선무인 것들을 고려하여 교구 시노드를 소집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면, 교구 사제단을 대표하고 그의 교구 통치를 도와주는 사제평의회의 의견을 물어서 개최하게 됩니다. 교구장 주교는 또한 시노드의 개최와 이를 통해서 검토할 문제들에 관하여 그들의 사려 깊은 조언을 듣도록 해야 합니다. 교구 시노드에 관한 교황청 훈령은 대의원회의를 소집할 만한 상황을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 교구의 종합적인 사목 계획의 필요성이 있을 때
- 지역 차원에서 규범이나 다른 지침들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을 때
- 사목적 해결을 요구하는 심각한 사목상의 문제들이 있을 때
- 더욱 강력한 교회 친교를 촉진할 필요성이 있을 때
시노드와 대의원회의
시노드를 우리말로 대의원회의라고 합니다. 그런데 굳이 우리말을 두고 ‘시노드’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대의원회의라는 말이 시노드가 담고 있는 고유한 의미와 정신, 역사성을 적절히 표현하기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시노드는 대표적으로 선발된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이 모여 함께 토의하고 결정하는 회의라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본회의 이전 단계에서 이를 위하여 준비하는 여러 과정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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